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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지하철 교각 아래, 잔혹스런 개싸움 주말마다 벌어져[김은혜]

대림동 지하철 교각 아래, 잔혹스런 개싸움 주말마다 벌어져[김은혜]
입력 1995-03-27 | 수정 199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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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동 지하철 교각 아래, 잔혹스런 개싸움 주말마다 벌어져]

    ● 앵커: 다음 뉴스입니다.

    수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잔혹스런 개싸움이 주말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피투성이가 되는 이 투견시합을 꼬마아이들도 지켜보고 있고, 또 그 뒤편에서는 투견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회문화팀 김은혜 기자가 취재를 했습니다.

    ● 기자: 서울 대림동 지하철 교각 아래.

    주말 아침이면 야릇한 눈빛을 띤 관객들이 하나 둘 이곳에 집결합니다.

    사람들과 함께 갖가지 사나운 개들이 등장합니다.

    진돗개도 보이고, 도사견도 꼬리를 내리는 악명 높은 미국산 피플테리어도 눈에 띕니다.

    곧 격렬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뜯고 뜯기는 개들의 살벌한 야성이 터져 나옵니다.

    그리고 몇 분 후 개들은 어느새 몸이 붉게 물든 채로 뒤엉켜 헐떡입니다.

    잔혹스런 이 광경을 꼬마 아이들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 개 주인은 이 행사가 20년째 계속돼 왔으며 모두 투견 동호인이라고 말합니다.

    ● 애견 동호회원: 우리는 서로 취미가 맞고 즐거워서 해요.

    개 때문에 운동하고 사람도 운동하면 몸에 좋잖아요.

    ● 기자: 또 여느 투견 판과 달라서 도박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 동호회원: 돈이요?

    여기는 그런 것 없어요.

    ● 기자: 그러나 한 곳에서는 정체불명의 쪽지가 연신 건네집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돈을 세는 모습도 보입니다.

    ● 김동기 군(고1): 싸움 제일 잘하는 개를 붙이고, 의정부에서 붙이는 걸 봤어요.

    개 싸움하는 걸 돈을 똑똑히 들었거든요.

    50만 원을요.

    개싸움 끝나고요.

    ● 기자: 경찰관 모습이 보이면 성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말로는 개들을 사랑한다지만, 이 자리에 남는 것은 처참한 자국뿐입니다.

    투견도박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버젓이 도심 한복판에서 잔인한 게임은 20년째 자행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리라고 누구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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