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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계동 주공아파트, 수돗물 벌레 소동 원인 못찾아[도인태]

서울 월계동 주공아파트, 수돗물 벌레 소동 원인 못찾아[도인태]
입력 1995-06-19 | 수정 199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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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월계동 주공아파트, 수돗물 벌레 소동 원인 못찾아]

    ● 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수돗물에 벌레가 나왔습니다.

    관할 수도사업소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며칠째 벌레가 나온 출처를 찾느라 소동을 벌이고 있지만 닷새가 지나도록 원인을 몰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도인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서울 월계동 주공아파트 2층에 사는 한 주민은 수돗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벌레가 꾸물대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소리를 지르면서 나오길래 이상해 갖고 와봤더니 여기가 새카맣게 덩어리가 이만큼 뭉쳐갖고 한 4-50마리씩 뭉쳐갖고 있더라고"

    세면대에서 뜬 수돗물 속에 수십 마리의 벌레들이 꿈틀댑니다.

    그리고 이틀 뒤 이번엔 6층에 있는 아파트에서 다시 흰 벌레가 꿈틀거리는 수돗물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관할 수도사업소에선 급히 급수차를 보냈지만 사태는 더 악화됐습니다.

    "그 급수차에서 모래가 엄청나게 나온다고 모래가 "

    수돗물 자체에 이상이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수도사업소측은 수돗물에는 염소성분 때문에 아예 벌레가 살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문선길(서울북부 상수도 사업소 공무과장): 염소 자체는 모든 미생물의 조직을 파괴하는 분해력이 있습니다.

    ● 기자: 수도사업소측은 혹시 하수도가 상수도에 잘못 연결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이 펄쩍 뛰었습니다.

    ● 김원중(아파트관리소 소장): 관리 잘못해 가지고 벌레가 나왔다 이렇게 뒤집어씌우려고 처음부터 몰아세웠어요.

    ● 기자: 표를 의식한 시의원 후보까지 이 소동에 끼어들었습니다.

    아파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수도사업소측은 15층에 있는 가구 욕조에 파란색소를 탄 물을 흘러내려 아래층 수도꼭지에서 색소물이 나오는가를 실험하기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수도사업소는 욕조 밑 틈새에 서식하고 있던 벌레들이 수도꼭지를 통해 들어갔다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왔습니다.

    주민들과 아파트관리소 측은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합니다.

    취재팀이 확인해본 결과 문제의 벌레는 주로 오염된 물에서 서식하는 나방파리라는 곤충의 유충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이 벌레는 염소와 같은 소독성분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원지에서 부터가정의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경로를 조사해 봐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 배연재(서울여대 생물학과 교수): 서식처를 파악해서 서식처로 부터 다양한 유입경로를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기자: 수돗물에서 벌레가 나온지 닷새가 지났지만 서울시는 시원스런 답을 찾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은 수돗물 벌레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도인태입니다.

    (도인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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