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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행로 비교[정일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행로 비교[정일윤]
입력 1995-10-27 | 수정 199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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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행로 비교]

    ● 앵커: 꼭 7년 전 그러니깐 지난 88년 11월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도 오늘 노태우 전 대통령과 비슷한 대국민 사과성명을 내고 백담사로 유배의 길을 떠났었습니다.

    두 전직대통령의 비슷한 행로를 보면서 국민들은 더욱 착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오늘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정일윤 기자입니다.

    ● 기자: 오늘 노태우씨의 대국민 성명은 7년 전 전두환씨의 경우와 여러 가지 점에서 닮아있습니다.

    똑같이 연희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방송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참담한 심정이라는 말로 모두를 삼은 점에서 같습니다.

    ● 전두환 전 대통령: 저는 지금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 노태우 전 대통령: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말로는 다 할 수 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 기자: 모든 잘못이 자신의 책임이라면서도 잘못의 원인을 시대상황이나 정치관행으로 돌리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입니다.

    ● 전두환 전 대통령: 그러나 정치자금 문제는 뜻 대로만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노태우 전 대통령: 통치자금은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 기자: 다른 점도 있습니다.

    전두환씨의 사과성명이 노태우 정권이 들어선지 아홉 달 만에 나온 반면에 노태우씨의 사과가 나오기까지는 김영삼 정권 출범 후 2년 8개월이 걸렸습니다.

    남은 정치자금을 한쪽은 국가에 헌납하겠다고 했고 한 쪽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전두환 전 대통령: 연희동 집 이 안채와 두 아들이 결혼해서 살고 있는 바깥채 서초동에 땅 2백평 이 재산은 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 처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노태우 전 대통령: 필요하다면 당국에 출석하여 조사도 받겠습니다.

    ● 기자: 한 쪽은 여소야대 정국에 벼랑에 몰려 사과성명을 냈지만 다른 한쪽 성명은 정부 여당 쪽 압박으로 이뤄져 여전히 타협의 소지가 있다고 보는 때문인 듯 합니다.

    전두환 씨는 당시 국가에 헌납하겠다던 연희동 집의 백담사 유배 후에 그대로 눌러 살고 있습니다.

    역시 국가에 바치기로 한 서초동 땅도 두 아들에게 물려주었고 국가에 헌납한 돈 139억원 가운데 55억원은 노태우씨 쪽에서 대신 물어줬다는 게 정설입니다.

    전두환씨는 성명발표 후 백담사로 유배의 길을 떠났지만 노태우씨는 어쩌면 감옥으로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두 전직대통령의 비슷한 사과성명은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MBC뉴스 정일윤입니다.

    (정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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