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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계엄사령부, 5.18 당시 언론보도 봉쇄[박성제]

계엄사령부, 5.18 당시 언론보도 봉쇄[박성제]
입력 1995-11-28 | 수정 199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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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사령부, 5.18 당시 언론보도 봉쇄]

    ● 앵커: 우리가 지금 문제 삼고 있는 지난 80년 5월, 국민들의 눈과 귀는 철저히 막혀있었습니다.

    계엄사령부의 보도통제로 국내의 모든 언론들이 광주의 진실을 하나도 알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심지어는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신문과 잡지들조차 광주관련 기사는 남김없이 잘려나갔습니다.

    박성제 기자입니다.

    ● 기자: 1980년 6월 2일자 타임과 뉴스위크지입니다.

    두 잡지 모두 한국의 광주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을 커버스토리로 다뤘습니다.

    5.18 광주항쟁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이를 총칼로 무참히 짓밟은 계엄군의 만행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고발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의 언론들도 긴급 뉴스를 통해 한국의 긴박한 정치상황과 광주의 참극을 비중 있게 보도 했습니다.

    ● 심재훈(당시 뉴욕타임스 서울 특파원): 필름을 가지고 나가려면 공항에서 그 당시에 전부다 체크를 했습니다.

    통과가 안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 핸드백에 넣고 가기도 하고 그랬죠.

    ● 기자: 그러나 정작 우리 국민들의 눈과 귀는 철저히 막혀있었습니다.

    계엄사령부가 모든 외국 간행물의 한국판을 일일이 검열했기 때문입니다.

    국회 도서관에는 지난 20여 년 간의 주요 외국신문과 잡지들이 보관돼 있지만 80년 5월 전후의 한국 관련 기사들은 모조리 잘려나가거나 페이지 째 삭제돼 있습니다.

    당시 국내 언론들은 계엄당국의 일방적인 발표만 되풀이 했습니다.

    모든 방송과 신문은 광주를 무장한 폭도들이 날뛰는 무법천지로 묘사했고 혼란을 틈탄 북한의 도발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광주항쟁은 무자비한 학살극으로 막을 내렸고, 진실은 외면당했습니다.

    권력에 굴복했던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MBC뉴스 박성제입니다.

    (박성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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