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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울산의 한 초등학교 계단 압사사고 개학날 참변[박치현]

울산의 한 초등학교 계단 압사사고 개학날 참변[박치현]
입력 1997-03-03 | 수정 1997-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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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한 초등학교 계단 압사사고 개학날 참변]

    ● 앵커: 새 학기 첫날인 오늘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개학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교실을 나와 계단을 뛰어 내려가던 어린이들이 서로 밀치면서 굴러 떨어져 한명이 죽고 열명이 다쳤습니다.

    어린이들의 안전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는 일선 교육현장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사고였습니다.

    ● 기자: 오늘 오전 9시 반쯤 경남 울산 남부 초등학교 교실, 신학기의 첫날을 맞아 어린이들은 새 교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조례가 곧 시작되니 빨리 운동장으로 모이라는 교내 방송이세차례 울려 퍼졌습니다.

    2,3층 교실에 있던 2백여 명의 어린이들은 서로 먼저 나가려고 한꺼번에 비좁은 계단으로 뛰어내리다 그중 30명이 떠밀려 계단으로 굴러 서로 뒤엉키고 밟히는 과정에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 김치훈(2학년): 밀어서 넘어져서 밟혔어요.

    ● 류동훈 (5학년): 한명이 미끄러져서 다 밟혔어요.

    ● 기자: 이 사고로 3학년 10살 김영록 양이 무참히 밟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또 치료를 받고 있는 열명 가운데 2학년 홍현섭군 3명은 머리를 크게 다쳐 중태입니다.

    오늘 사고는 학교의 안전소홀에서 비롯됐습니다.

    사고가 난 복도 계단입니다.

    평소에도 이 곳에서 학생들이 자주 굴러 떨어졌으나 학교 측에서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 학교 계단은 폭이 1.3미터로 비좁은데다 경사가 30도로 가파라 어른들도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지기 십상이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가파른 바닥이 인조석으로 매우 미끄럽기 때문에 평소에도 학생들이 넘어져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자주 있어왔지만 학교 측은 팔짱만 끼고 있었습니다.

    ● 김갑진(울산남부초등학교 교감): 그 조치를 아침에, 오늘 첫날이 되어서 취하지 못한 것이 저희들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 특히 학교 측은 각 교실마다 인솔교사도배치하지 않은 채 어린이들을 빨리빨리 나오라고만 재촉해 이런 참사를 부추겼습니다.

    시설도 문제였지만 평소 어린이들에게 질서교육을 등한시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교육부는 학교 계단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95년 기존건물을 개보수할 때 계단을 없애고 경사로를 설치하도록 하고 신축교사는 의무적으로 경사로 개설을 설치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일선 교육청은 안전개발을 설치할 경우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교육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있어 계단 압사사고는 전국 학교에서 늘 예고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치현입니다.

    (박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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