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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태평양 함대 민스크호, 4만톤 고철로 변해[심원택]

러시아 태평양 함대 민스크호, 4만톤 고철로 변해[심원택]
입력 1997-03-24 | 수정 199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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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태평양 함대 민스크호, 4만톤 고철로 변해]

    ● 앵커: 러시아 태평양 함대 민스크호는 구소련의 막강한 태평양 해군력의 상징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 고철로 팔려왔는데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 민스크호에 심원택 기자가 올라가봤습니다.

    ● 기자: 진해 해군기지에 묶여있는 4만 톤의 거대한 고철덩어리, 민스크호는 과거의 위용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1년 넘게 그 자리에서 있습니다.

    민스크호는 한때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주력함으로 미국의 엔터프라이즈 그리고 미드웨이호 등과 맞서는 구소련의 자존심이었습니다.

    이 배가 동해에 나타날 때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 전홍수 대령(해군 작전 사령부): 민스크는 소련 태평양 함대의 중심세력이었고 한때 세계 최대의 위용을 자랑했던 항공모함이었습니다.

    ● 기자: 고철이 된 민스크호에서 옛날의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동력이 끊긴 사령실과 선실은 칠흑같이 깜깜했고 선체 곳곳에는 부서진 각종 장비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함교 사령탑은 용접으로 철저히 봉쇄됐습니다.

    축구장 3개 크기의 광활한 갑판, 63빌딩을 옆으로 뉘여도 3,40미터는 더 여유가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장치는 내부가 텅 비었고 한포의 포신도 여러 갈래로 찢어졌습니다.

    러시아는 항공모함의 첨단기술이 한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를 철저히 파괴한 후 고철 상태로 인도했습니다.

    민스크호가 퇴역한건 지난94년, 15억 달러를 들여 건조한 배를 불과 15년 만에 폐선 처리한 것은 연간1억5천만 달러가 드는 유지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국방력은 그야말로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민스크호는 우리에게 교훈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원택입니다.

    (심원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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