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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학습 부교재 채택을 둘러싼 비리, 유통구조[조헌모]

학습 부교재 채택을 둘러싼 비리, 유통구조[조헌모]
입력 1997-03-24 | 수정 199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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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 부교재 채택을 둘러싼 비리, 유통구조]

    ● 앵커: 교육개혁을 위한 기획보도, 오늘은 최근 불거져 나온 참고서 등 학습 부교재 채택을 둘러싼 비리와 그런 비리를 낳는 잘못된 유통구조를 파헤칩니다.

    ● 기자: 대형사건의 홍수 속에 묻혀질 뻔 했던 지난주 광주에서의 학습 부교재 채택비리, 50여명이나 되는 연루 교사들이 업자로부터 받은 돈은 수사 결과 몇 십만 원씩에 불과했습니다.

    이른바 총판이라고 불리는 구속된 중간 도매업자들은 오랜 관행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수사 검사의 인식은 달랐습니다.

    ● 곽규홍 검사(광주지검 특수부): 우리가 관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채택료라는 것이 결국은 따지고 보면 학습지나 참고서 가격이 부당하게 높게 책정돼가지고 부담이 결국은 학생들에게 전가된다는 거죠.

    ● 기자: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업자들이 건네준 돈, 그 액수의 산출방법이었습니다.

    ● 곽규홍 검사: 책값의 20%를 학생수의 80%를 곱한 액수가 바로 채택료가 되는 거죠.

    ● 기자: 학생들이 보는 참고서를 매개로 업자와 교사들 간의 돈이 관행처럼 오고가는 서글픈 현실의 이면에는 참고서업계의 잘못된 유통구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참고서 등 학습 부교재의 경우 일반적인 거래와 달리 출판사들이 자체 이익단가를 줄이는 총판과 학교의 파이를 더 주는 한편, 각 서점들에는 25%의 일반단행본보다 마진을 줄이도록 하는 영업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학습 부교재 채택 로비를 관련업계에서는 제도화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문제를 더하는 것은 현행법으로는 문제가 있는데도 이른바 가격파괴를 무기로 내걸고 나선 할인판매 서점들의 등장입니다.

    ● 형남열(강동지구 서점 연합회장): 불법유통을 해가지고 할인판매에 많은 물량이 들어가다 보니까 정가제를 우리가 고수해가지고 판매하는 업소는 거기에 대적할 수가 없으니까.

    ● 기자: 실제로 할인서점들은 놀라울 정도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 개포서적 백화점 종업원: 마진을 5%~ 10%의 마진을 내가 갖고 손님들을, 고객을 많이 유치를 하고 내가 노동을 많이 해서 벌어야지 당연한 거라고 보는데.

    ● 기자: 영세 서점 상들은 그러나 이들 할인서점들 중 일부는 분명 탈세를 목적으로 한 무자료 거래의 온상임을 입증해냈다고 주장합니다.

    ● 이창열(서점 연합회 서울 지부장): 번지확인을 하는 순간에 국세청 세무서 직원을, 거기에 집주인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하루에 장사가 잘될 때 개포서적 백과가 일 매출이 4천만 원에서 장사 안 될 때 천5백만 원 이 정도 됩니다.

    왜그러냐하면 그 루트가 대단한 조직적인 루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장 집주인 김 아무개라는 사람이 민주산악회 회원이라고 그래요.

    ● 기자: 이들은 국세청과 감사원 등 관계당국에 지난달중순 진정을 냈지만 아직 조사 중이라는 어정쩡한 대답만 받은 상태입니다.

    문제가 복잡하게 전개되자 당국은 아예 학습 참고서와 잡지류에 한해서는 정가가 아니라 권장 소비자 가격만 표시하게 하는 방법으로 서적의 할인판매를 조만간 허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교단까지를 먹이사슬로 끌어들이며 난마처럼 얽혀있는 참고서 유통구조, 당국이 직무유기를 하는 사이에 참고 서값은 지난해보다 평균 20~25%가 껑충 뛰었습니다.

    MBC 뉴스, 조헌모입니다.

    (조헌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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