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30대 남자, 이유 없이 길가던 노인 때려 숨지게 해]
● 앵커: 우울증 환자인 20대 남자가 흉기로 이웃을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어제 발생한 데 이어서 오늘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30대 남자가 길 가던 70대 노파를 아무런 이유 없이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정신 질환자 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김연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부모가 이혼한 뒤부터 심한 우울증을 앓아온 서울 구의동 28살 김주한씨는 어젯밤 9시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 말리던 이웃 54살 신모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김씨는 이어 집 앞에서 택시를 훔쳐 1시간반 동안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도심을 질주하며 7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낸 뒤 붙잡혔습니다.
● 택시 운전사: 손님이 뒤에 열고 탔는데 느닷없이 문이 열리더라구요.
그러더니 식칼을 딱 들이대고 목을 잡고..
● 기자: 또 오늘 오후 2시쯤 서울강북구 번3동 주공아파트 앞길에서 정신 착란증을 앓아오던 30살 황재성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길을 가던 76살 이 모 할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습니다.
황씨는 지난 94년 모친이 사고로 숨진 뒤 정신 착란증을 보여 치료를 받아 왔지만 오늘 갑자기 증세가 심해져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기던 중이었습니다.
이들과 같은 중증 정신 질환자만 해도 11만5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추산하고 있습니다.
● 김이영(한양대병원 신경정신과 의사): 알고 있더라도 어떤 수치심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서 병원에 데려 오지 않은 경우 이런 경우도 꽤 많이 있습니다.
● 기자: 그마나 부족한 요양 시설도 치료보다는 수용에 급급할 정도로 낙후돼 있습니다.
● 함웅(계요병원 원장): 보조가 좀 적고 환자들이 주로 경제수준이 낮은 환자들이 주로 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아주 열악합니다.
● 기자: 정신 질환자들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치료가능한 요양 시설을 하루빨리 늘리고 가족들도 감추기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권유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합니다.
MBC 뉴스, 김연석입니다.
(김연석 기자)
뉴스데스크
정신질환 30대 남자, 이유없이 길가던 노인 때려 숨지게 해[김연석]
정신질환 30대 남자, 이유없이 길가던 노인 때려 숨지게 해[김연석]
입력 1997-04-17 |
수정 1997-04-1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