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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출동] 환경미화원들의 목숨 건 도로청소[김성환]

[카메라 출동] 환경미화원들의 목숨 건 도로청소[김성환]
입력 1997-11-21 | 수정 199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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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출동] 환경미화원들의 목숨 건 도로청소]

    ● 앵커: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의 환경 미화원들이 새벽에 도로를 청소하다가 과속 차량에 치여서 잇따라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광등이 달린 헬멧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고안됐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별무 효과입니다.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새벽 청소의 현장, 김성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낙동강 강변도로, 부산의 대표적인 과속 도로입니다.

    차량이 줄어 든 새벽, 속도는 더욱 빨라집니다.

    과속 굉음과 함께 느껴지는 대형 차량들의 속도감, 위협적입니다.

    어두컴컴한 새벽 5시, 도로 청소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청소 준비가 이색적입니다.

    공사장에서 얻어 온 헬멧이 경광등이 달려 있습니다.

    어깨에는 X자 띠를 두릅니다.

    허리엔 2kg이 넘는 오토바이용 배터리를 매답니다.

    ● 김영수(환경 미화원): 군대로 말하면 최전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위험한데 이 경광등은 저희 생명입니다.

    ● 기자: 또 다른 환경 미화원, 어깨에 쓰레받기를 걸치고 있습니다.

    불빛이 깜빡이는 경찰용 안전봉을 매달았습니다.

    역시 나름대로 고안한 안전 표시.

    ● 환경 미화원: 먼데서 보기도 반짝반짝 하니까 기사들 눈에 잘 띄고 상당히 필요합니다.

    ● 기자: 이들의 어려움을 보고 구청에서 X자 발광 어깨띠를 고안했습니다.

    이 띠는 다음 달부터 지급됩니다.

    이런 안전 표시들이 얼마나 잘 보이는가?

    달리는 차안에서 실험해 봤습니다.

    먼저 어두운 색의 작업복, 가까이 접근해도 발견하기 힘듭니다.

    형광색의 작업복, 발광 물질로 만든 X자 어깨띠, 헬멧에 매단 경광등, 모두 가까이 접근해야 눈에 띄일 정도입니다.

    과속 차량으로부터 생명을 보호 받기엔 너무나 미약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부산에서 올해 환경 미화원 9명이 도로 청소 중 차에 치어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환경 미화원이 있습니다.

    이달 초, 도로 청소중 트럭에 치인 올해 60살의 김 노인입니다.

    그러나 갈비와 골반뼈 골절로 몸을 골병이 들어서 특수 촬영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 김영기(환경 미화원): 운이 있으면 사는 거고 운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거지요.

    과속으로 빨리 오면은 인도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지요.

    ● 기자: 서울도 이런 위험도 마찬가지, 올림픽 대로 등의 차량속도는 120-30km가 넘어서 살인적인 속도입니다.

    지난 3년 동안 모두 210건의 사고로 22명의 환경 미화원이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청소 미화원들의 희생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자동차 전용도로의 청소 방식을 대형 안전표시 차량을 동원한 차량 청소로 바꾸었습니다.

    작업 구간을 알리는 대형 안전표시 차량이 서 있습니다.

    그 앞에서 진공 먼지 흡입 차량이 환경 미화원들을 대신해서 도로를 청소하고 있습니다.

    멀리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로 청소 방법은 서울 대형 도로에서 지난 7월에야 시작됐을 뿐입니다.

    전국 도로에서 환경 미화원들의 목숨을 건 새벽 청소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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