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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거주 칠순 할머니,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고려장[안준영]

서울 거주 칠순 할머니,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고려장[안준영]
입력 1997-07-22 | 수정 1997-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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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거주 칠순 할머니,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고려장]

    ● 앵커: 서울에 살던 칠순 할머니가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아서 멀리 부산의 바닷가에 버려졌습니다.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해야 할 지 부산에서 안준영 기자가 전해 왔습니다.

    ● 기자: 서울에서 홀로된 50대 며느리와 고등학교 3학년 손자 그리고 중학교 3학년손녀와 함께 살던 79살 박종순 할머니.

    할머니는 피서 가자는 가족을 따라 며느리가 운전하던 승용차를 타고 지난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그 뒤 할머니는 가족들과 헤어져 해운대 백사장을 외롭게 떠돌다 다음날 밤 피서객들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유람선 표를 사 오겠다며 떠난 가족들이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이정국(해운대 경찰서 경장): 할머니가 처음 우리에게 왔을 적에 며느리가 배 태워 준다고 하면서 가서는 오지 않았다고 우리한테 얘기했습니다.

    ● 기자: 할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 해수욕장 일대를 24시간 동안 가족들을 애타게 찾아 헤맸습니다.

    가족들이 남기고 간 것은 현금 16만원과 옷가지가 전부였습니다.

    할머니는 경찰과 구청에 의해 양로원으로 옮겨졌으나, 평소 기관지 천식을 앓아 와 몸이 좋지 않았던 할머니는 쉽사리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순자(황전 양로원 원장):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오늘 아침에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왔습니다.

    ● 기자: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도덕과 가족 윤리는 이미 무너지고 없습니다.

    ● 박종순 할머니: 알리지 마.

    나 안 갈래, 여기서 살래.

    ● 기자: MBC뉴스 안준영입니다.

    (안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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