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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출동]일본 유학 허와 실[이진호]

[카메라출동]일본 유학 허와 실[이진호]
입력 1997-12-21 | 수정 1997-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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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출동][일본 유학 허와 실]

    ● 앵커: 오늘 카메라 출동은 고발이라기 보다는 우리 다 같이 냉정하게 한번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그 대상은 해외 유학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동경을 하고 또, 해외유학 다녀와서 성공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잘 보면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진호 기자가 일본에 가서 유학생들의 장미빛 환상이 어떻게 깨지고 있는지 그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도쿄 외곽에 위치한 동양대학교, 23명의 한국인 유학생이 있습니다.

    이곳 동양대학교의 한국인 유학생 대부분은 학비를 벌기위해 동경시내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합니다.

    아르바이트 일이 있는 동경시내까지 오가는 데만 하루 4시간을 소비해야 합니다.

    일본 신주쿠의 한국인 식당.

    좁은 계단으로 올라간 3층 다락방 한구석에는 지친 표정의 남학생 하나가 정신없이 골아 떨어져 있습니다.

    올해 28살의 백일인 씨 하지만 이제서야 일본 동양대학교 신입생이 된 한국 유학생입니다.

    휴식도 잠시, 다시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 밤새워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야 됩니다.

    ● 백일인씨(일본 유학생): 아르바이트하면서 칼질하면서도 눈을 감고 칼질한 적도 있고

    ● 기자: 한국에서 대학입시에 실패한 뒤 일본으로 건너온 지 3년째.

    고되고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 외곽의 한 선반 공장.

    한국인 1명이 밤늦게까지 선박 작법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 외국어 대학교에 다니는 올해 27살의 김덕현 씨.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위해 이곳에서 일한 지 벌써 5년째입니다.

    ● 김덕현씨(일본대학생,교토 외국어대): 책을 읽어야 되고 발표도 해야 되고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이 겹치고 시간을 쫓기고, 그럴 때는 무엇인가 한 가지를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 기자: 우리나라의 해외 유학생 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 92년에 8만5천여 명에서 지난해에는 13만3천여 명으로까지 늘었습니다.

    이중 일본 유학생은 만3천여 명 일본 유학에 드는 비용은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해 1년에 280만 엔 정도.

    한국 돈으로 계산하면 2,800만 원 정도의 비용입니다.

    유학생들이 구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기껏해야 식당일정도, 시간당 1500엔 정도 되는 수당으로는 학비와 생활비에는 턱도 없이 모자라고 몸은 몸대로 녹초가 됩니다.

    이렇다보니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전락하는 여학생들도 종종 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 조은지씨(일본유학생, 교토외국어대): 유흥업소라든가 그런데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시급이 높아요.

    그런데서 일을 한번 하게 되면 다른데서 일하는 것보다 그런데서 조금 일하는 게 공부할 시간이 있다는 게 점점 사고방식이 조금씩 가치관이 흐트러지게 되거든요.

    ● 기자: 또 중간에 포기하는 유학생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장래 진로가 불투명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불경기로 인해 지난해 일본의 대졸자 취업률은 65.9%로 사상 최악.

    외국인 현지 취업은 말할 것도 없이 더 어렵습니다.

    국내도 마찬가지.

    해외에서 학위를 받아와도 좋은 직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 유학원 관계자: 우리 동생이 일본에서 대학원 나왔는데 강사 월급 해봤자 60만 원 받더라고

    ● 기자: 유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장미빛 현상에서 벗어나 유학의 진정한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볼 시점입니다.

    - 포기하는 사람 많습니다.

    카메라 출동입니다.

    (이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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