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자 아들 김해광, 도피 생활 중 MBC에 보낸 편지 내용]
오늘 귀순한 김영진씨의 작은아들 김해광군은 놀랍게도 작년 10월에 도피생활을 하던 중국에서 문화방송에 편지를 보낸 바로 그 사람 이였습니다.
이 편지에는 북한을 탈출하기까지의 심경과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나는 애어린 아이, 하지만 살 길을 찾아 노정을 떠난다고 해광군은 편지에 썼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숨가쁜 도피생활을 하던 지난 10월 해광이는 우연히 선이 닿은 한국 인사를 통해 이 편지를MBC에 전달했습니다.
정든 고향과 친구들과 이별하고 떠난 날은3월19일, 차를 타고 함경북도 무산군으로 향했습니다.
식량을 구하러 가는 사람들로 빼곡한 열차에서 어린 해광이는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청년을 목격했습니다.
그 청년이 숨을 거두기까지 아무도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참상을 해광이는 잊을 수 없었습니다.
식량을 구하러간 함경북도 무산의 할머니집도 풀뿌리로 끼니를 때우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3월23일, 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결심을 가족들 앞에서 밝혔습니다.
남한으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만 삶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아버지의 호소에 가족들은 그날 밤 10시, 두만강에 다다랐습니다.
그날은 음력 2월6일, 조각달은 지고 캄캄한 야밤, 새벽2시까지 은밀히 정찰을 하면서 백포로 위장한 이들은 두만강은 건넜습니다.
새벽 3시30분, 중국 땅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배불리 먹었고 무엇보다 마음대로 학교에 갈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해광이는 이 편지를 보내며 한국에서 하루빨리 배움의 날개를 활짝 꽃피우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MBC뉴스 김현경입니다.
(김현경 기자)
뉴스데스크
귀순자 아들 김해광, 도피생활중 MBC에 보낸 편지 내용[김현경]
귀순자 아들 김해광, 도피생활중 MBC에 보낸 편지 내용[김현경]
입력 1997-01-22 |
수정 199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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