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대선자금 한나라당 의원, 부인도 사용[이상호]

[국세청 대선자금 한나라당 의원, 부인도 사용]

●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국세청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돈의 일부가 한나라당 의원 6명에게 흘러들어가고, 이 돈이 다시 의원 부인들에게 나눠져 쓰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한나라당 의원 6명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오늘 확인된 돈의 규모는 2억원 정도입니다.

6명의 의원들은 돈을 다시 부인과 친인척에게 나눠줬고, 수표 추적 결과 돈을 쓴 의원 부인들이 검찰의 수사망에 포착됐습니다.

이에 비춰 국세청이 기업을 협박해 거둔 돈의 일부를 의원 부인들이 개인 용도로 썼을 개연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우선, 의원 부인들에게 돈의 출처를 물은 뒤 필요하면 남편들도 부르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의원들에게 건네진 돈이 단순 활동비 명목으로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조만간 해당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검찰이 추정하는 불법 모금액 중 지금까지 확인된 돈은 53억원입니다.

먼저, 임채주 前 국세청장이 거둔 돈 38억원은 모두 현금으로 한나라당에 전달돼 자금 추적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석희 前 국세청 차장의 15억원 가운데 4억원이 서상목 의원의 계좌로 들어갔고, 이 돈 전액이 100만원 짜리 수표로 인출돼 한나라당 의원 6명에게 지급된 사실이 오늘 확인됐습니다.

또, 나머지 11억원 중 4억원은 한나라당 前 재정국장의 통장으로 들어가 한나라당에 공식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7억원에 대해서는 수표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이회창(어제 MBC 뉴스데스크 회견 총재): 저나 저희 당은 국세청에 대해서 어떤 압력을 가하거나 요구한 일이 전혀 없다 이런 사실을 분명하게 국민 앞에 밝힌 것입니다.

● 기자: 이 총재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서 국세청으로, 다시 한나라당으로 향하는 거대한 돈의 흐름을 잡은 검찰은 수사의 예봉을 이 총재의 모금 지시 여부에까지 겨누고 있습니다.

서상목 의원은 이 수사에서 판도라 상자의 열쇠를 쥔 주인공입니다.

검찰은 오늘도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은 서 의원에게 네 번째 대답 없는 소환장을 보낼 지, 국회 체포 동의안을 넘길 지 뛰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상호입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