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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해야할 역사 친일파]김은호/심형구, 화가 친일 행적[윤능호]

[청산해야할 역사 친일파]김은호/심형구, 화가 친일 행적[윤능호]
입력 2002-03-11 | 수정 200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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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도 '황국보은']

    ● 앵커: 친일행적의 일그러진 모습은 우리 미술계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근현대 회화사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화가들 가운데 회화 봉공, 그림으로 일제에 봉사했던 인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윤능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섬세한 필치의 채색화 대가로 우리 근현대 미술사의 독보적 자리에 오른 이당 김은호.

    그렇지만 사진으로만 전해 오는 김은호의 이 그림 속에 결코 지울 수 없는 그의 과거가 담겨있습니다.

    김은호가 일본군 사령관에 바친 금채봉납도.

    친일단체 애국 금채회 여성들이 금비녀 등 금붙이를 모아 일제에 바치는 감격에 찬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그림을 계기로 김은호는 일약 조선미술계 실력자로 부상했고, 일제 패망까지 국방헌금 마련에 앞장섰습니다.

    도쿄 미술학부 출신 심형구는 그림을 통한 충성 이른바 황국보은의 길로 나섰습니다.

    그는 미술의 무기화를 부르짖으며 일제에 동조하는 삽화나 포스터제작에 몰두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는 초병의 뒷모습을 그린 흥아를 지키다에는 대동아전쟁의 승리를 염원하는 식민지 조선화가의 부끄러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조선미술가협회 이사를 지내며 조선 미술계를 황국의 앞잡이로 내몬 그는 해방 후 이화여대 미술 교수로 변신하면서 부끄러운 과거가 모두 잊혀집니다.

    ● 이태호 교수(전남대 미대): 친일 행적을 가졌던 화가들이 화단의 정치력과 특히 교육을 담당했든요.

    대학교육을 담당하면서 후진들을 폭넓게 양성하는 과정 속에서 존경하는 스승님으로 변신이 된 거죠.

    ● 기자: 그림으로 황국에 보은했던 조선의 화가들.

    하지만 이들의 친일 행적을 거론조차 못 하는 오늘날 우리 미술계의 현실이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우리의 역사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능호입니다.

    (윤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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