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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충남 청양 예산 산불 피해 지역 잿더미[안준철]

15일 충남 청양 예산 산불 피해 지역 잿더미[안준철]
입력 2002-04-20 | 수정 200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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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잿더미…한숨]

    ● 앵커: 지난 일요일 충남 청양에서 일어난 산불은 무속인이 부적을 태우다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불로 2,000ha가 넘는 산림과 수십 채의 가옥이 재로 변했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현장을 안준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산 전체가 온통 잿빛입니다.

    반나절 만에 2,000여 ha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축사 안에는 질식하거나 불에 탄 돼지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1,000여 마리의 소와 돼지를 잃었습니다.

    화마가 휩쓴 농가는 휑하니 벽만 남았습니다.

    모두 40여 채의 가옥이 소실됐습니다.

    ● 신정균(산불 이재민): 화장실 하나만 남았어요.

    저는, 다 타고…

    ● 기자: 폐허가 된 집터에서 타다 남은 곡식을 주워 담고 있습니다.

    땀 흘려 수확한 쌀이며 고추 같은 농작물들이 한순간 재로 변했습니다.

    ● 박인순(산불 이재민): 입고 있던 옷 빼고 아무것도 못 건졌어요.

    애들 책가방이고 뭐고…

    ● 기자: 농민들의 피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수족과 다름없는 농기계들이 모두 불에 타버려 앞으로 농사 지을 일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파종할 볍씨마저 검게 그을려 과연 올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 김영완(산불 이재민): 농기계 하나 없이, 연장 가락 하나 성한 게 없어요.

    ● 기자: 열매가 맺기도 전 배꽃들은 까맣게 말라비틀어졌고 뿌리까지 화기가 번져 이 일대 1,500평 배밭은 앞으로 몇 년간 수확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항일 독립운동가의 영령을 모신 사당도 주춧돌만 남은 채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번 불로 입은 재산 피해만 86억 원입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에 주민들의 한숨만 남아 있습니다.

    MBC뉴스 안준철입니다.

    (안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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