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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부모 이혼으로 고아원,보육원에 버려진 아이들[박재훈]

[밀착취재]부모 이혼으로 고아원,보육원에 버려진 아이들[박재훈]
입력 2002-05-05 | 수정 200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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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착취재][부모 이혼으로 고아원,보육원에 버려진 아이들]

    ● 앵커: 요즘 아이들은 매일이 어린이날이라 할 만큼 확실히 그 어느 때보다 부족한 것 없이 자라지만 다 부모를 잘 만난 아이들 얘기입니다.

    가정불화나 부모의 이혼 때문에 보육원나 고아원으로 내몰리고 있는 아이들을 박재훈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 기자: 서울 남부지방법원의 합의이혼 대기실입니다.

    목소리를 높이는 부부들이 보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는 못 맡겠다며 서로 책임을 떠밉니다.

    ● 인터뷰: 엄만 못 키워요.

    엄마 봤잖아요.

    아빠 다 알면서 그래.

    ● 기자: 한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판사실을 나옵니다.

    이혼 판결은 났지만 아빠와 엄마, 그 누구도 아이를 데려가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또다른 부부, 한 아이의 엄마가 먼저 법원을 빠져 나갑니다.

    멀찍이 떨어져 아빠도 걸어갑니다.

    아이야 뒤따라 오든 말든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아빠, 엄마와 헤어지기 싫다며 울먹이는 아이들도 여기저기 보입니다.

    ● 인터뷰: 엄마 간대.

    엄마...

    엄마...

    ● 기자: 서울의 한 보육원.

    72명 가운데 52명은 부모가 있는 아이들입니다.

    잠깐만 맡기겠다던 아이들을 몇 년이 지나도록 다시 찾지 않습니다.

    ● 이미혜-미자자매(가명): 아빠가요.

    공부 열심히 하고요.

    또 동생이랑 사이좋게 지내고요.

    선생님이랑 이모 말씀 잘 들으면 오신다고 하셨어요.

    아빠, 사랑해요.

    ● 기자: 처음 얼마 동안은 날마다 엄마,아빠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부모에 대해 쌓이는 감정은 아이답지 않은 증오뿐입니다.

    ● 박민성-민정 남매(가명): 엄마 나빠요.

    나빠요.

    죽었으면 좋겠어요.

    진짜 죽었으면 좋겠어요.

    엄마 같지 않아요.

    괴물 같아요.

    ● 기자: 아빠, 엄마가 어떻게 싸웠는지, 왜 헤어졌는지도 고스란히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 정혜영(가명, 11살): 아빠 헤어질 때는요.

    하루에 한번씩 막 전화해서요.

    어디냐구 하구요.

    어떤 사람한테 우리 아빠 때리라구(청부폭력) 막 시켰어요.

    ● 최성진(가명, 8살): 엄마 나한테 거짓말쳤어요.

    딱 새벽에 일어났더니 엄마가 짐 싸고 있어요.

    내 옷을 챙기는 거래요.

    가서 또 자래요.

    잤는데 아침에 집 나갔어요.

    ● 기자: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걸 또렷이 기억하는 아이들은 성격이 난폭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 부청하(상록보육원 원장): 빨리 부모한테 갔으면 하지만...

    ● 기자: 어떻게든 참고 자식을 키워냈던 전통적 부모상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 남매 위탁 아버지: (애들 엄마가) 애들한테 이렇게 연락도 않고 끊을 때는 나도 굉장히 섭섭한 면이 있더라구요.

    자기도 자식을 낳았는데, 어린 것들을 그렇게 떼놓고...

    ● 기자: 2002년 한국의 고아원은 더 이상 고아들만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MBC뉴스 박재훈입니다.

    (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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