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태국 여성 노동자 8명, 세척제로 작업하다가 하반신 마비 증세[노재필]

태국 여성 노동자 8명, 세척제로 작업하다가 하반신 마비 증세[노재필]
입력 2005-01-13 | 수정 2005-01-13
재생목록
    [태국 여성 노동자 8명, 세척제로 작업하다가 하반신 마비 증세]

    ● 앵커: 태국 여성 노동자 8명이 독성물질이 든 세척제로 작업을 하다가 집단중독이 돼서 이른바 앉은뱅이 병으로 불리는 하반신 마비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월 70만 원 남짓한 월급에 보호 장비도 없이 일을 하다가 이 병에 걸린 것입니다.

    노재필 기자입니다.

    ● 기자: 경기도 화성의 반도체부품 공장입니다.

    이 공장에서 세척작업을 하던 태국인 왈란 폴 씨는 두 달째 병상에 누워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제품 세척에 사용한 노말 헥산에 장기간 노출돼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노말 헥산은 냄새와 색깔은 없지만 독성이 있는 유기용제로 신체에 직접 노출될 경우 신경장애를 일으킵니다.

    ● 왈란 폴(33세): 다리가 아프고 무겁다.

    감각이 없고 걸을 수가 없다.

    ● 기자: 동료 태국여성 7명도 같은 병에 걸려 4명은 함께 치료받고 있지만 3명은 치료도 받지 못하고 귀국했습니다.

    이들이 걸린 병은 이른바 앉은뱅이 병으로 불리는 다발성 신경장애입니다.

    ● 조해룡(주치의): 하반신이 마비돼 있는 상태이며 대개 입원 기간은 저희들이 예상하기는 1년 정도로 잡고 있고요, 완치 기간은 2년 정도까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 기자: 이들은 밀폐된 검사실에서 하루 평균 12시간씩 보호 장비 없이 70만 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일해 왔습니다.

    ● 왈란 폴(33세): 작업장은 통풍이 안 됐고, 세척과정에서 기름 냄새가 대단히 심했다.

    ● 기자: 노말 헥산은 위험성 때문에 직접 노출을 막기 위해 장갑과 안경, 방독마스크를 쓰도록 규정돼 있지만 회사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 기자: 헥산이 그렇게 위험한 것 모르셨어요?

    ● 회사 관계자: 네, 묻었을 때 비누로 세척하라 이런 정도였지.

    ● 기자: 국내의 외국인 노동자는 35만여 명.

    대부분 열악한 3D업종에 일하다 보니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데다 막상 사고가 나도 산재처리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 박천응(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 목사): 비자가 없는 사람들은 추방의 위험이 있고 또 기업 같은 경우는 벌금을 받기 때문에 산재 신청을 기피하고요, 그러다보니까 외국인 노동자들은 병을 키우게 되고.

    ● 기자: 노동부는 집단중독 사태가 발생하자 노말 헥산을 사용하는 전국의 사업장 367곳에 대해 특별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노재필입니다.

    (노재필 기자)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