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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권희진 기자

에이즈 환자, 냉대에 20%가 자살

에이즈 환자, 냉대에 20%가 자살
입력 2007-12-01 22:54 | 수정 2007-12-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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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사람에게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게 있을까요? 하지만 AIDS 감염자들에게는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오늘 세계 AIDS의 날을 맞아 권희진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김 모씨는 7년 전 입사를 하면서, 자신이 에이즈 감염자란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사회적 편견을 깨고 싶었기 때문이었지만 그건 그만큼 편견을 절감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 김 모 씨 (에이즈 감염인) : "제가 피했던 거 같아요. 감염인이라고 하는 죄의식이라고 하나? 술자리라든지, 식사자리도 되도록이면 같은 감염인들끼리.."

    김씨는 그래도 운이 좋은 편입니다.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대부분 퇴직을 강요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아도 냉대를 받습니다.

    치과나 일반 병원은 물론이고 우울증이 심해져 정신병원을 찾아도, 등을 떠밀리기 일수입니다.

    ● 이 모 씨 (에이즈 감염인) : "감염인들은 정신병원에서 입원을 안 받아줘요. 다른 환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만으로. 전에 어떤 분은 그래서 자살하신 분도 계시거든요."

    이러다보니 에이즈 감염인의 자살률은 비감염자의 10배에 달합니다.

    에이즈 감염인 가운데 올해 9월까지의 사망자는 108명. 이 가운데, 2/3는 질병으로 사망했고, 나머지 1/3은 자살 등이 원인이 돼 숨졌습니다.

    ● 김민동 상담실장 (한국에이즈퇴치연맹) : "과일 깎다가도 이걸로 죽을까. 자기도 모르게 상황이 되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치료약의 발달로 이제는 에이즈 감염자라도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평균 수명이 35년 이상 늘어나 당뇨병 환자보다 오히려 높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의학계에선 에이즈가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 오명돈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 "에이즈도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약 잘먹으면 일상생활 잘 하다가 안 먹으면 면역 약해지는 건 똑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에이즈 감염자는 5천여명, 대부분 감염사실을 숨기느라 대인 접촉을 꺼리고 화장실에서 몰래 약을 먹는 등 극도로 폐쇄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에이즈 감염인들은 죽음보다 두려운 건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말합니다.

    질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환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셈입니다.

    MBC 뉴스 권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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