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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통화기록에 나타난 허둥지둥

숭례문 통화기록에 나타난 허둥지둥
입력 2008-02-18 21:36 | 수정 2008-02-1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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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진 앵커 : 숭례문 화재는 역시 결단력 없이 우왕좌왕한 관계당국의 잘못이 컸습니다.

    화재당시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의 통화내역이 공개됐습니다.

    이호찬 기자입니다.




    숭례문에서 불이 난 지 약 50분이 지났을 때 문화재청 사무관은 소방본부에 숭례문이 국보 1호인 점을 감안해 진압에 신중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하지만 1분 뒤 문화재청 담당 과장은 "숭례문이 손상돼도 상관없으니 불만 꺼 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곧바로 담당 국장은 "불이 번지지 않으면 파괴하지 말고, 번질 것 같으면 그 때 파괴하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판단을 소방본부에 전달합니다.

    ● 서울 소방재난 본부 관계자 : "어떤 분은 깨라 하고, 어떤 분은 신중을 기해 달라 하니까. 문화재이고 하니까. 처음부터 파괴 소방으로 못 간 거죠."

    ●문화재청 담당 국장 :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전문가들이니까 판단을 그쪽에서 해달라는 소리예요. 소방관들에게 책임을, 전권을 넘긴다는 그런 생각이었죠."

    결국 소방 본부는 불이 난지 2시간 40분이 다 돼서야 지붕을 깨고 불을 끌 것을 지시했고 9분 뒤에 문화재청도 중장비로 지붕을 깰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지붕은 이미 얼어붙어 올라갈 수 없게 변해 있었고, 문화재청은 그때서야 1층이라도 건질 수 있게 해 달라며 누각 2층을 완전히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 통화기록을 분석한 경찰은 당시 관련기관 직원들에 대해 과실 혐의를 적용하기는 힘들지만 소방당국에 모든 권한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결단력이 있었으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C 뉴스 이호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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