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김수진 기자

31살 연극배우의 꿈

31살 연극배우의 꿈
입력 2009-09-13 21:46 | 수정 2009-09-13 22:06
재생목록
    ◀ANC▶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들어보는 연속기획 '하루'입니다.

    오늘은 낮에는 연극배우로 생활하고, 밤에는 세차일을 하며 꿈을 키워가는 31살 가장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VCR▶

    연극이 끝나고, 관객의 박수 소리에
    배우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집니다.

    그런데 오늘 연기가
    마음에 안든 걸까요.

    맨 끝에 서있는 배우의 표정이
    어쩐지 서운해 보입니다.

    31살 손대방 씨.

    연극배우,
    일곱 달 된 딸의 아빠,
    그리고 자동차 세차원.

    하루를 이틀처럼 사는 청년입니다.

    오전 11시 반,
    손대방 씨는 잠에 빠져있습니다.

    ◀SYN▶ 우진식/손대방 씨 부인
    "안 깨우고 싶죠.
    잠 좀 푹 자게하고 싶고..."

    아내가 조심조심 식사를 준비하는데,
    그 소리에 깨어났습니다.

    아침에 퇴근한 손대방 씨의 수면시간은
    두 시간 정도.

    늦은 아침을 서둘러 먹고,
    딸의 재롱을 볼 시간도 없습니다.

    이제 나가야 합니다.

    출연하는 연극을 더 알리기 위해서,
    대방 씨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포스터를 붙이고, 전단을 돌리고.

    잠깐 허기를 달래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공연 네 시간 전에
    연극의 마지막 대사가
    조금 수정됐습니다.

    더 연습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공연이 끝나면
    여러 가지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겠죠.

    대방 씨는 연극에서 뿐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경험하는 어려움도
    연습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SYN▶ 손대방/연극배우
    "연습 앞에 장사 없다는
    그런 얘기가 있잖아요.
    연습이 최고인 것 같더라고요."

    밤 11시, 동료들이 집에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이 잠 들 때,
    그의 두 번째 하루가 시작됩니다.

    어린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세차 일을 시작했습니다.

    밤새 닦아야 할 자동차는
    대략 50대 정도.

    낮에 비가 와서
    오늘은 더 힘이 듭니다.

    수천만 원이 훌쩍 넘는
    고급 승용차를 닦으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SYN▶
    "차 닦으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생활해야 될까.
    다른 길이 없을까.
    연극만 아니어도 이런 일 안하고...
    그런데 아직까지 못 놓겠어요."

    어느덧 새벽 네 시가 넘었습니다.

    피곤해도 웃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던
    대방 씨의 얼굴은 밤새 땀에 젖어,
    이제는 많이 피곤해 보입니다.

    ◀SYN▶
    "(남들의 이틀을 하루에 다 사세요.
    그렇게 보낸 하루, 어떠셨나요?)
    지금 심정은 조금 뿌듯해요.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 해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긍정적일 수가 있는 걸까요?

    연극을 향한 꿈,
    딸아이에 대한 사랑.

    그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MBC 뉴스 김수진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