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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김세진 기자

몽골, 맨홀 속 아이들

몽골, 맨홀 속 아이들
입력 2009-12-07 21:58 | 수정 2009-12-0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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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몽골.

    그만큼 양극화도 심해지면서 도시의 맨홀 뚜껑 아래에서 이 추운 겨울을 버티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내민 도움의 손길 중에 한국의 젊은이가 있습니다.

    김세진 기자가 만났습니다.

    ◀VCR▶

    유럽을 정복했던 칭기즈칸의 나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트로는
    요즘 희뿌연 스모그에 쌓여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내 중심가는
    하루가 다르게 빌딩과 차량들이 늘어가지만,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서울의 6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달동네 같은 빈민가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가난의 그늘은
    시내 중심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맨홀 아래,
    아이들이 빼곡히 모여 있습니다.

    땅 밑을 지나는 온수 파이프에 기대
    겨울 밤 추위를 견디는 겁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좁은 공간에는
    쓰레기와 악취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없으면
    끼니를 때우기도 힘든 이 아이들은
    영하 30도를 웃도는 거리에서
    혹한의 밤을 보내야 합니다.

    ◀SYN▶ 맨홀 청소년
    "돈이 있으면 밥을 사먹고 없으면
    구걸하거나 병을 주워서 팔고 있어요."

    살을 에는 추위를 피해 맨홀 밑으로
    들어오지만, 이렇게 사방이 밀폐돼 있어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온수 파이프가 터져 화상을 입기도 하고
    가스레인지 쓰다가 질식하기도 합니다.

    인근의 또 다른 맨홀.

    한 아이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경계합니다.

    거리의 아이들에게
    배고픔과 추위보다 더 무서운 건
    아이들을 괴롭히는 어른 노숙자들입니다.

    ◀SYN▶ 바트모흐(17)
    "[맨홀 아래 있으면 뭐가 제일 무서워요?]
    술 취한 아저씨들이 들어와서...(괴롭혀요)"

    이처럼 맨홀에서 생활하다
    단속에 적발된 아이들은
    국제 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시설로 갑니다.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24살의 대학생 김이나 씨.

    아이들을 친동생처럼 돌보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나 씨를
    아이들은 친언니처럼 따릅니다.

    ◀SYN▶ 울찌(16)
    "(언니와) 함께 있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덕분에 목표도 생겼어요."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탓인지
    이곳의 아이들은 한국에 관심이 많습니다.

    ◀INT▶ 어퉁자르가(18)
    "학교를 졸업하고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몽골에 온 지 7개월째.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한층 성숙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INT▶ 김이나/월드비전 해외봉사자
    "아이들이 사랑이 많이 필요했고,
    또 저한테 주는 것도 많아서
    이제 제가 더 받고 있는 느낌이에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몽골에 준
    해외 원조는 5천5백만 달러.

    일본의 1/13에 지나지 않지만,
    마음으로 다가가는 우정어린 관심은
    경제적 지원을 넘어
    몽골에 또 다른 한류를 만들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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