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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플러스] 택시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 왜 못 찾나 했더니

[뉴스플러스] 택시에 두고 내린 스마트폰, 왜 못 찾나 했더니
입력 2012-11-21 20:22 | 수정 2012-11-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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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스마트폰, 도입된 지 3년 정도 밖에 안 됐지만, 이미 사용자 수가 3천만 명을 넘어 생활 필수품이 됐습니다.

    게다가 워낙 값이 비싸다 보니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요.

    국제적인 밀거래 조직까지 있습니다.

    오늘 뉴스플러스에선 '스마트폰 범죄'가 판치는 이면을 파헤쳤습니다.

    먼저 곽승규 기자가 스마트폰의 불법 유통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VCR▶

    늦은 밤, 거리에서 한 남성이 휴대폰 화면을 켰다 껐다 하고 있습니다.

    화면을 밝히고 택시 사이를 서성거리기도 합니다.

    ◀SYN▶ 택시기사
    "(휴대폰 화면) 켜놓고 있다가 경찰차 지나가면 감추고 전화하는 것처럼 있다가 택시가 가면 또 켜놓고..."

    또다른 남성 두 명.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살짝 흔듭니다.

    택시 기사들에게 보내는 은밀한 신호입니다.

    장물업자들이 기사들에게 승객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이 있으면 팔라고 거래를 하는 현장입니다.

    ◀SYN▶ 택시기사, 장물업자
    (지금 갤럭시3 같은 건 얼마죠?)
    "27개요(27만원이요)"
    (갤럭시 노트2는?)
    "노트2는 한30개(30만원)까지 드려요."

    최신 스마트폰 한 대에 기사 하루 일당보다 두세배 높은 가격을 부르며 불법 거래의 공모자로 끌어들이고 있는 겁니다.

    ◀SYN▶ 장물업자
    "항상 여기 있는거 아시죠, 형님. 대리운전 (위장) 명함인데 대포폰이니까 전화하셔도 형님 전화 번호 바로 삭제돼요. 연락을 저한테 따로 한번 주세요."

    새벽이 되면, 이런 스마트폰 장물업자들이 밤거리에서 활개를 칩니다.

    ◀SYN▶ 택시기사
    "개들(장물업자) 앞에 서면 개들이 딱 와. 우리가 (스마트폰) 주는 줄알고. 서울시내만 해도 내가 본 것만 몇천명 될 것 같은데..."

    그럼, 장물업자들에게 넘어간 스마트폰은 어디로 가는 걸까?

    중국 광저우 시내의 한 전자상가.

    갤럭시S3 등 최신 스마트폰을 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건너온 밀수품이 상당수입니다.

    ◀SYN▶
    "갤럭시 S3 얼마에요?"

    2800 위안, 우리 돈으로 무려 50만원.

    그래도 없어서 못팔 지경입니다.

    ◀SYN▶ 장물 중개업자(조선족)
    "(중고 스마트폰) 들여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한국에서 (한 번에) 2~3백대 들어와요. 그건 되게 작은 거에요. 큰 건 그냥 박스에 쌓여 몇 천대씩 들어와요."

    또다른 매장.

    여기선, 번듯한 액정화면과 케이스만 따로 취급합니다.

    밀수품 가운데 낡은 스마트폰을 새 것처럼 둔갑시키는 곳입니다.

    ◀SYN▶ 장물 중개업자(조선족)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폰을 (액정 화면과) 케이스 바꾸고 다 바꿔가지고요."

    이곳 광저우는 인근 심천과 함께 스마트폰 밀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으로, 하루에만 최소 수백대의 스마트폰이 한국에서 이곳으로 건너오고 있습니다.

    국내 장물업자가 홍콩으로 보내면 이를 받아 다시 중국 내륙으로 유통시키는 겁니다.

    ◀SYN▶ 국내장물업자
    "다 소포하고 택배로 보내요. (홍콩) 도매상한테."

    ◀SYN▶ 해외장물업자
    "홍콩은 세관에서 별로 검사가 없어요. 몇십 박스 홍콩으로 보내가지고 홍콩에서 찾아서 (보따리상) 1명당 내륙 들어갈 때 몸에다 폰을 10개, 20개, 몇 십개씩 가지고..."

    인구 13억, 중국에 형성된 거대한 암시장에서 국산 스마트폰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SYN▶ 장물 중개업자(조선족)
    "오늘 한국에서 잃어버리면 내일은 중국에 있다고..."

    우리나라에서 잃어버리거나, 도난 당한 휴대폰은 올 상반기에만 60만대.

    96%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해외 암시장으로 불법 유통된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 기 자 ▶

    보신 것처럼, 이웃나라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암시장은 국내에서 스마트폰 절도가 기승을 부리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는 없는 걸까?

    ◀ 기 자 ▶

    도난이나 분실된 스마트폰은 일단 신고가 되면 국내에선 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허점이 있는데, 분실, 도난 스마트폰은 해외에서도 쓰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건 지 짚어 봤습니다.

    ◀VCR▶

    찜질방에서 하나씩 훔치더니, 아예 매장을 싹쓸이 하기도 합니다.

    전문 절도범은 물론, 10대 아이들부터 택시 기사까지.

    이렇게 도난 분실된 스마트폰은 국내 통신 3사가 정보를 공유해 국내에선 재개통이 차단됩니다.

    하지만 해외로 넘어가면, 가입자 정보가 들어 있는 유심칩만 갈아끼우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해외 통신사와는 분실, 도난 정보가 공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SYN▶ 홍진배/방송통신위원회 통신이용제도과장
    "외국과의 공조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주요 국가가 아직은 분실, 도난 단말기 유통을 차단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면서도 기기 자체는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재작년부터 국외 사용 제한 기능을 풀었습니다.

    ◀SYN▶ 제조업체 관계자
    "분실된 폰이 삼성이든 엘지든 아이폰이든 상관 없이 다른 국가에서 새롭게 가입되는 걸 현실적으로 막을 수 없거든요."

    이러다 보니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INT▶ 임종인/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분실폰이 되면 기능을 일시 정지시킨다고 하면 훔쳐가도 제대로 작동이 안되니까 돈이 안되거든요. 폰 제조사에서는 많이 팔 수 있으니까 방치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100만원을 넘기도 하는 최신형 스마트폰은 암시장이 존재하는 한 현금과 같습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80%인 상황에서 불법 유통을 근절할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을 노리는 무차별 범죄도 계속될 겁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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