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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못내 촛불 켜고 자다 그만‥조손가정 '참변'

전기료 못내 촛불 켜고 자다 그만‥조손가정 '참변'
입력 2012-11-21 20:30 | 수정 2012-11-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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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오늘 새벽 한 가정집에서 불이 나 할머니와 어린 외손자가 숨졌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조손가정이었는데 전기료를 못 내 촛불을 켜고 지내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VCR▶

    타다 남은 기둥은 앙상하게 뼈대만 남았고 천정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불이며 옷가지는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습니다.

    전남 고흥 63살 주모 할아버지 집에서 불이 난 건 오늘 새벽 3시 45분쯤.

    이번 화재로 불을 피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집주인 주씨의 아내와 손자가 숨졌습니다.

    ◀SYN▶ 김재학/고흥경찰서 강력팀장
    "촛불을 켜고 자다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머리 맡에 켜놓았는데 이게 아마 이불이나 어딘가에 붙어서..."

    숨진 62살 김모 할머니는 딸의 어려운 생활 형편을 고려해 6살 짜리 외손자를 남편 호적에 올리고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하던 김 할머니마저 건강이 나빠져 최근 다니던 식당을 그만두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 왔습니다.

    기초생활수급지원도 지난해부터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SYN▶ 고흥군청 관계자
    "젊은 사람들은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수급자를 만들어줘요, 정부에서. 그런데 이분이 일을 안하는 거예요. (본인이) 거부를 해서 (지원이) 중지가 된거죠."

    결국 6개월 동안 전기요금 15만 7천원을 내지 못했고, 지난달부터는 전류 제한조치를 받게 되자 밤에는 촛불을 켜고 생활해 왔습니다.

    ◀SYN▶ 한전 관계자
    "전기요금을 안 냈다니까요... 220와트까지만 쓸 수 있는 전류제한기를 부착한 거죠."

    경찰은 새벽에 외손자가 소변을 보고 싶어해 촛불을 켰다가 끄지 않은 것 같다는 주 할아버지의 말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나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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