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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기지촌마다 필리핀 '쥬시걸'‥"가수될 줄 알았는데"

[현장르포] 기지촌마다 필리핀 '쥬시걸'‥"가수될 줄 알았는데"
입력 2012-12-11 20:31 | 수정 2012-12-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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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우리 현대사의 아픈 부분 중 하나죠.

    미군 기지주변 윤락가 기지촌의 현재를 오늘부터 연속 기획으로 보도해드립니다.

    첫 순서로, 꿈을 찾아 한국에 왔다가 기지촌에 정착하게 된 필리핀 여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합니다.

    고은상 기자입니다.

    ◀VCR▶

    미군 주둔 68년. 부대 주변엔 어김없이 기지촌이 자리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여성 접대부, 속칭 '양공주'가 있었습니다.

    2012년 겨울. 평택 미군기지 부근의 외국인 전용 클럽.

    같은 옷차림의 여성 접대부들. 미군들을 상대하던 중이었습니다.

    모두 금발로 염색을 했지만, 서양인도, 그렇다고 한국인도 아닙니다.

    출입국관리소의 단속에 피할 곳을 찾는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 EFFECT ▶
    "라이트 끄라고!"

    단속 1주일 전.

    미군이 클럽에 들어서자 여성 접대부가 따라갑니다.

    미군이 3만원짜리 음료수, 이른바 '쥬스'를 사주면 그 대가로 춤을 추고, 말 상대를 해줍니다.

    또 다른 클럽. 그들만의 약속인양, '쥬스' 한 잔에 미군에게 술 접대를 해주는 건 똑같습니다.

    ◀SYN▶
    (직업을 뭐라고 부르죠?)
    "쥬시 걸(Juicy Girl)"

    서툰 영어. 대부분 필리핀 여성들입니다.

    ◀SYN▶
    (어디서 왔어요?)
    "필리핀. 필리핀."

    속칭 '양공주'로 손가락질 받던 그 자리를, 필리핀 여성들이 대신하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의 한 보건소.

    기지촌 필리핀 여성들이 검진을 받습니다.

    성병 검사.

    ◀SYN▶
    "일반적인 검사를 받았는데요."
    (한달에 한 번씩?)
    "아니 두달에 한번, 아니 세달에 한번씩이요."

    이들이 갖고 있는 비자는 E-6, 연예인 비자입니다.

    ◀SYN▶
    "한국에 가면, 가수가 될 수 있다" 해서, 한국에 왔는데, 기지촌 접대부가 됐습니다."

    ◀SYN▶
    "한국에 가면 직업이 가수인 줄 알았어요. 거짓말쟁이, 사장은 거짓말쟁이에요."

    성매매를 강요 당한 기지촌 여성.

    ◀SYN▶
    "(성매매) 싫다고 하면, 사장이 소리지르고 나쁜 말을. 00 새끼야. 나가, 나가. 돈벌기 싫어?"

    ◀SYN▶
    "대학교 때까지 늘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했어요. 클럽에서 한달에 4, 6번 성매매를 했어요."

    이런데도, 침묵해야 합니다.

    강제 추방이 두려운 탓입니다.

    ◀SYN▶
    "필리핀에 있는 아이가 보고 싶어요. 매일 울고 있어요. 매달 돈을 보내줘야 해요."

    가수를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접대부 생활에, 한국 정부의 성병 관리를 받는 기지촌 필리핀 여성은 3천명에 이릅니다.

    MBC뉴스 고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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