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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노, 아빠는 어디에? '자피노' 지원책 비교 분석

코피노, 아빠는 어디에? '자피노' 지원책 비교 분석
입력 2013-11-04 17:50 | 수정 2013-11-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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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김대호 아나운서, 필리핀 여성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굉장히 많은 고통 또 비용도 따를 텐데 또 한부모 가정이라는 낙인도 사회적 낙인도 있을 것 같고요.

    이 아이 아빠들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방법 없는 건가요?

    ◀ANC▶

    쉽지 않습니다. MBC 취재진이 한국인 아빠를 찾으려고 시도해 봤는데요.

    김솔비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18살 코피노 소녀의 경우입니다.

    솔비 남매를 낳은 한국인 아빠는 10년 전 오빠만 데리고 한국으로 간 뒤,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먼저 솔비 아빠의 혼인신고서에 적힌 국내 주소지에 찾아갔습니다.

    ◀SYN▶ 주민센터
    "(해당 주소가) 지금은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 번지수가 없어진 건가요?)
    "폐쇄된 토지대장이라고 나오는데요."

    필리핀에 남겨진 주소 하나만으로는 도저히 행방을 찾을 수 없습니다.

    ◀SYN▶ 주민센터
    (이 사람의 현 주소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없다고 보셔야죠."

    어렵게 연락이 되더라도 자신이 아버지라는 사실을 안정하지 않는 남성들이 많습니다.

    ◀SYN▶ 코피노 아빠
    "이메일 주고 받다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해서 날짜를 계산해봤더니 이 기간이 안 맞았어요. 뭐야 이거, 그리고 그냥 끊은 거예요. 한 한 달 정도 오차가 생겨요."

    그나마 주소가 남아있으면 다행입니다.

    결혼을 해도 혼인신고서에 가짜 주소를 적거나 연락처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YN▶ 윤지현/세부 코피노 어린이 재단
    "A4 용지를 곱게 접은 걸 저한테 주는 거예요. 한국 이게 자기 남편 주소니까 이것 좀 찾아줄 수 있겠냐고 펼쳐봤는데 너무 깜짝 놀란 거예요. 그거는 주소가 아니라 한국 욕이었던 거예요. 그걸 보고 너무 제가 창피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 코피노 엄마한테, 미안하다. 우리 한국에 지진이 나서 이 도시가 없어졌다..."

    ◀ANC▶

    코피노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현지에서 취재한 기자와 함께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남형석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필리핀에서 많은 코피노 가족들을 만났다고 들었어요.

    아빠없이 버려진 아이들이 2만명이나 된다고 하니,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 기 자 ▶

    네, 필리핀에서 코피노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코피노' 하면, '성매매 관광'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아버지가 관광객이 아니라 한국인 유학생이나 현지 파견된 근로자들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들이 필리핀 여성과 몇달 혹은 몇년 동안 동거를 하면서 아이를 낳는 건데요.

    법적으로 혼인신고까지 해놓고 함께 살다가 한국으로 몰래 떠나버리는 아버지들도 많았습니다.

    이들로 인해 현지에서는 반한감정이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이 아이들이 다 자랄 경우 이런 한국에 대한 이러한 악감정들이 훨씬 보편화될 수 있겠죠.

    ◀ANC▶

    2000년대 초부터 이런 코피노 문제가 등장하기 시작했죠.

    그동안 보도도 많이 나왔고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는데, 딱히 해결책이 나온 건 없는 건 같은데 이젠 기다리다 못한 필리핀 엄마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있다고요?

    ◀ 기 자 ▶

    네, 지난 10여년간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송을 할 돈이나 지식이 부족했던 탓이었는데, 이제는 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코피노가 늘면서 필리핀 현지에서 무책임한 한국인 아빠를 놔둘 수 없다는 여론이 힘을 얻었고요.

    엑팟 필리핀이라는 현지 여성단체가 아버지 찾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우리나라 여성단체와 법무법인도 지원에 나섰습니다.

    현재는 한국 남성들의 신상을 확보하는 단계 정도지만, 곧 대규모 국제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ANC▶

    코피노 문제, 이미 개인차원의 일을 넘어선 것 같은데.

    지금 우리 정부 차원에서 이 아이들을 지원하는 일이 혹시 있나요?

    ◀ 기 자 ▶

    아닙니다. 지원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우선 코피노는 혼혈아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우리나라 다문화가족지원법은 한국 국적을 가졌거나, 국내에 거주하는 혼혈 아동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아버지가 다 도망가버린 코피노들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렇다면 국적 취득을 조금 완화시켜주는 방법이 있을텐데, 현재 우리나라 국적법 역시 한국인 부모의 친자관계 확인을 거쳐야 국적 취득이 가능하게 돼 있어서 코피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지난 2006년에 이런 국적법 규정을 완화하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흐지부지 되고 말았습니다.

    민간 부문의 지원도 한국국제협력단, 즉 코이카의 후원으로 재단 하나가 설립되긴 했는데, 규모가 작아서 50명 정도의 코피노만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ANC▶

    일본과 필리핀의 혼혈을 '자피노'라고 하지요.

    자피노는 코피노보다 수도 많고, 이 아이들을 어떻게 지원할지에 대한 고민도 더 빨리 시작됐는데,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 기 자 ▶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에선 혼혈 아동 문제가 이미 오래 전에 사회 문제가 됐습니다.

    아버지 찾기 운동도 20여년 전에 시작됐는데요, 그 결과 많은 대책들이 나왔습니다.

    우선 출입국 관리법을 개정해서 자피노를 비롯한 해외 혼혈아에게 취업비자를 주는 관문을 낮췄고요.

    4년 전에는 엄마와 아빠 중 한 명의 확인으로 일본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국적법도 개정을 했습니다.

    민간 부문도 우리와 비교가 되는데요.

    현재 1천 명 이상의 자피노들이 필리핀에 있는 7곳의 관련 재단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무료로 배우고 있습니다.

    이 수업을 받으면, 취업 비자를 받아 일본으로 가거나 필리핀에 있는 일본 기업에 우선 채용되는데요.

    우리와 비교해보면, 자국 국민의 피가 섞인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ANC▶

    그런데 여기서 이제 한 가지 제가 짚고 싶은 것은 자피노, 코피노 얘기를 하는데 이 코비노들 어쨌든 그릇된 성관계의 산물이다 이렇게 인식하는 것 때문에 더 사태가 어려워질 수 있거든요.

    사실 필리핀 문화라고 하는 건 가톨릭문화 아니겠습니까?

    일단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중절이 불가합니다. 가톨릭 문화도 있고 또 필리핀 여성들이 외국인이나 또 돈이 많은 남성과 결혼해서 사회적 신분을 상승시키겠다 이런 욕구가 많거든요.

    그래서 코피노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면에서도 지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그릇된 면만 부각시키지 말고 엄연한 대한민국의 피가 섞인 2세다 하는 그런 부분들의 인식을 확고하게 갖는 게 문제해결의 어떤 선결조건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ANC▶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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