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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하다 전과자 전락…'수상한 알바' 살펴보니

아르바이트하다 전과자 전락…'수상한 알바' 살펴보니
입력 2013-12-05 18:22 | 수정 2013-12-0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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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이제 수능도 끝났고요, 학생들의 겨울방학도 시작되면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려다가 전과자가 돼버린 청년들 많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먼저 영상 함께 보겠습니다.

    ◀VCR▶

    새벽녘 서울의 한 도로.

    한 남자가 달려오는 택시를 향해 휴대전화 불빛을 흔들고 있습니다.

    승객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을 택시기사로부터 사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

    이 남자는 승객들이 놓고 내린 휴대폰을 사들이는 이른바 장물 매매업자들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SYN▶휴대전화 매입 아르바이트생
    "아르바이트 모집하는 사이트 있잖아요. 휴대전화 매입직이라고 나와요. 진짜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처럼 올라와요."

    한 달 200만 원까지 준다는 말에 대학원 학비에 보태려고 시작했는데, 장물을 취급하던 조직이 검거되면서 일순간 전과자가 돼버렸습니다.

    현금지급기에서 한 남성이 돈을 뽑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돈을 인출하거나 중국으로 송금하는 이른바 '인출책'입니다.

    이 남성 역시 하루 30만 원을 준다는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공범으로 체포됐습니다.

    ◀SYN▶ 현금 인출 아르바이트생
    "처음에는 돈을 받는다는 생각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고, 나중에 뭔가 이상하다는 걸 직감했어요."

    아르바이트를 찾던 대학생들이 보험사기에 동원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김 모 씨 등 대학생 4명은 교통사고를 내는 요령을 교육받은 뒤 실제로 사고를 내서 보험금을 타냈습니다.

    ◀SYN▶ 김 모 씨/여대생
    "직진이 우선이니까 끼어들이 차량 비켜주지 말라고... 학생이라고 하면 (보험금이) 적게 나온다나, 저녁에 일한다고 하래요. 유흥업소라든지 그런 것들이죠."

    '괜찮은 알바'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보니, 이 보험 사기를 위한 아르바이트에 100명 가까운 청년들이 몰렸습니다.

    ◀ANC▶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하다가 범법자까지 되고 참 보면서도 안타까운데요. 이번에 이 내용을 취재한 이준범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범법자가 된 구직자들, 특히 청년들이 많은데 어떤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다가 이렇게까지 된 건가요?

    ◀ 기 자 ▶

    몇 가지가 있는데요.

    앞서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요즘 가장 대표적인 게 승객들이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택시 기사들로부터 사들이는 일입니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보낸 돈을 인출기로 찾아서 중국에 송금하는 일인데요.

    범죄 조직들은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서 이런 알바생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최대 200에서 300만 원까지 벌 수 있다, 어렵지 않은 간단한 일이다 라는 식으로 글을 올려서 구직자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범죄행위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ANC▶

    그런데 이준범 기자, 이게 범죄인 줄 알고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떤 꼬임이 그럴 듯한 꼬임이 있으니까 건가요?

    ◀ 기 자 ▶

    범죄에 이용됐던 사람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처음에는 몰랐다고 말합니다.

    그냥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서 훨씬 돈도 많이 주고, 상대적으로 일도 힘들지 않으니까 하게 된다는 거죠.

    그러다가 일을 하다 보면 그때 가서 조금 이상한 걸 느끼는데, 나중엔 이게 범죄라는 걸 알게 된 뒤에도 돈 때문에 계속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돈 때문에 시작했고, 돈 때문에 그만두지 못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요즘 중·장년층까지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나서면서 '괜찮은 알바'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도 있고요.

    이렇다 보니 다소 미심쩍어도 돈 많이 준다는 아르바이트 광고에 더 쉽게 빠져들게 되는 겁니다.

    ◀ANC▶

    그러니까 지금 이준범 기자 얘기는 좀 수상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도, 그래도 괜찮은 알바 자리 구하기 참 어려운데 그래도 낫지 않을까.

    아무래도 어려운 근로 조건하고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 기 자 ▶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고도 못 찾았거나, 보이스피싱에 당해서 돈을 날린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아르바이트생들이 정말 잘못을 저지른 건 맞는 일입니다.

    또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다른 대다수 아르바이트생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고요.

    그렇지만, 말씀하신 대로 '범죄의 유혹'을 외면하지 못하는 건 아르바이트생들의 열악한 처지와 관계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르바이트생들의 평균 시급이 5,433원 정도가 됩니다.

    최저임금인 4,860원보다는 높지만, 한 달을 꼬박 일해도 100만 원이 손에 들어오지 않는 정돕니다.

    또, 커피숍과 빵집, 편의점같이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쓰는 국내 11개 대형프랜차이즈업체들의 노동관계법 위반율이 86.4%나 된다는 노동부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고, 최저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열악하다 보니까 돈 많이 주고, 짧은 시간만 일하면 된다는 아르바이트 광고들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라고도 볼 수 있겠죠.

    ◀ANC▶

    이게 아무 돈이 궁하다고 그래도 적발되면 공범으로 처벌받는다.

    아까 내용도 나오던데 애시당초에 발을 안 들여놓는 게 중요하죠. 주의해야 될 점들 어떤 게 있겠습니까?

    ◀ 기 자 ▶

    보면 이유 없으니까 호의나 친절은 없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별로 힘들지도 않은 일을 시키면서 다른 일보다 훨씬 많은 시급을 줄 이유는 사실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구직자 스스로 지나치게 높은 보수를 준다거나 업무를 명확하게 소개하지 않는 광고, 또 연락했을 때 일단 만나자고 제안하는 아르바이트는 반드시 의심해 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적정한 임금과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안전한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관리감독도 필요해 보입니다.

    ◀ANC▶

    그렇군요.

    ◀ANC▶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ANC▶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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