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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 급증…미혼모 지원 문제 없나?

'베이비 박스'에 버려지는 아기 급증…미혼모 지원 문제 없나?
입력 2013-12-31 18:19 | 수정 2013-12-3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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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미혼모들이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받고 아기를 넘기는 모습도 충격적이지만 입양된 아기들이 학대를 당하는 사례까지 정말 보면서도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그런데 아기를 불법 거래하는 사례뿐만 아니라 그냥 아기를 거리에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어린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서 한 교회에서 이른바 베이비박스를 만들었는데 최근 이곳에 아기를 놓고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실태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VCR▶

    늦은 밤, 서울 신림동의 한 교회.

    아이가 버려집니다.

    담벼락에 설치된 가로, 세로 1미터 남짓의 상자, '베이비박스'에서 눈도 못 뜬 아기가 나옵니다.

    ◀SYN▶
    "구순열이 있어. 구순열 수술한거야."

    교회 밖 골목을 떠나지 못하는 그림자는 손주를 버리러 온 할머니.

    미혼인 부모 모두 장애가 있는, 어려운 형편 때문이라 말합니다.

    ◀INT▶아이 할머니
    "(남편이) 조금만 젊고 몸만 안 아프면 어떻게든 키우겠는데 나도 병이 들어서.

    내가 죄짓고 내가 그 벌 다 받을게 하고 제가 데려왔어요."

    깊은 밤, 또다시 아이가 버려졌습니다.

    쓰던 젖병 하나와 '미혼모라 키울 수 없다'는 쪽지가 함께 남겨졌습니다.

    ◀INT▶ 윤미희/자원봉사자
    " 태어난 날짜만 종이에 써서 가방에 넣어가지고. 뭐라고 불러야 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때로는."

    이 주에만 벌써 여섯 명째.

    아이들이 임시로 가는 지자체 보호시설마저 포화상태가 돼버렸습니다.

    ◀INT▶ 이효란 보육사/서울아동복지센터
    "다른 시설도 여기에 가서 인원들 차서 못 봐주니까…"

    ◀김대호 아나운서▶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기들의 모습, 지금 보셨는데요.

    이처럼 유기되는 만 1살이 안되는 영아의 수,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69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급증해서, 올해는 11월 현재 20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3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같은 기간,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기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3년 전 1명에서 올해는 150명에 가깝습니다.

    전체 버려진 아기들의 69%가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겁니다.

    그래서 한 편에서는 베이비박스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오히려 영아 유기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부터 입양특례법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친부모의 동의와 출생신고를 입양의 전제 조건으로 하다 보니 신분 노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입양특례법이 제정된 뒤 오히려 정식 입양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겼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럼 아기 엄마가 직접 남긴 쪽지엔 어떤 이유들이 적혀 있었을까요?

    이유조차 남기지 않고 아기만 남기고 사라진 경우가 절반 정도였는데요,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과 출생 신고의 부담이 아기를 버리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혼모 지원 제도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미혼모가 아기를 직접 키우면 소득 기준이 맞을 때만 월 7만원을 받는데, 입양한 가정은 소득과 상관없이 15만원, 보호시설은 한명당 1백만원 안팎을 받습니다.

    미혼모가 스스로 아기를 키우기 어려운 여건인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SYN▶ 미혼모
    "그냥 기를까. 이 생각이 한 70% 정도 됐었던 적이 있었어요.

    돈 좀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걔(아이 아빠)가 한번도 대준 적은 없으니까.

    친부 동의 없으면 입양이 안 된다, 이런 말 들으면 막막하고 하니까, (개인 입양을) 찾게 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또 공부 같은 것은 좀 제대로 시켜주고 싶은데, 나한테 있으면 내가 못 시켜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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