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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감사받는 '한식 세계화'‥성과 없이 혈세만 펑펑

[뉴스+] 감사받는 '한식 세계화'‥성과 없이 혈세만 펑펑
입력 2013-02-14 20:43 | 수정 2013-02-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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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이른바 영부인 사업으로 불리며 현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한식 세계화 사업이 감사원 감사를 받을 지경에 처했습니다.

    ◀ANC▶

    성과도 없이 혈세 수 백억원을 소모했다는 지적이 많은데, 지난 5년간 대체 어떻게 운영됐던 걸까요.

    뉴스플러스에서 짚어봤습니다.

    ◀ 기 자 ▶

    "한식을 2017년까지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

    2008년 말 대통령의 말이 나온 뒤, 정부 다섯 개 부처가 망라된 매머드급 추진단이 출범했고, 김윤옥 여사가 명예회장을 맡았습니다.

    한식재단까지 설립돼 집행을 맡으면서 눈덩이처럼 예산이 불어 4년 동안 총 769억원이 쓰였습니다.

    먼저 해외에 비친 한식세계화 사업을 뉴욕과 파리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VCR▶

    재작년 뉴욕에서 열린 한식재단의 홍보행사.

    미국 언론인들에게 설 한식을 소개하는 행사였는데 50여명 참석자 대부분이 한국인이고 외국인은 5명 남짓.

    정운천 당시 한식재단 이사장의 영어 인삿말이 머쓱할 정도였습니다.

    ◀SYN▶ 정운천 전 한식재단 이사장
    "행사를 주관하게 돼서 매우 영광입니다."

    이 해엔 미국 여배우 '브룩 쉴즈'의 사진이 국내에 화제가 됐습니다.

    "브룩 쉴즈가 사실은 한식 마니아였다" 사진과 함께 실린, 이 미국 주간지 기사를 국내언론에 알려준 곳은 농수산부와 한식재단.

    "뉴요커들 사이에 한식이 트렌드가 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을 곁들였지만, 사실은 3억 5천만원을 들여 연출한 홍보성 기획중 하나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표적인 문제 사례는 50억원을 들여 뉴욕에 최고급 한식당을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사업이 비현실적이어서 공동 투자할 민간업자가 나서지 않았고 결국 무산됐습니다.

    ◀SYN▶ 박진배 교수/뉴욕 FIT대학
    "정부가 한식당을 하나의 식당을 지원해서 만들어서 그게 성공한 그런 예는 없습니다."

    한식재단은 예산 50억원 대부분을 연구용역을 무더기로 발주하는데 써버렸는데 이같은 전용은 불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도인태입니다.

    ◀VCR▶

    재 작년, 파리의 5성급 포시즌스 호텔에서 출판기념회가 화려하게 진행됐습니다.

    런던에서도 최고급 테이터모던 갤러리에서 같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현지 언론인에게 서유럽의 한식당을 소개하는 가이드북 홍보 행사였습니다.

    당시 발간된 한식당 가이드북입니다.

    서유럽의 주요 한식당 주소와 메뉴가 단순히 나열된 수준입니다.

    한식재단은 이 서유럽 가이드북 5권, 총 20만권을 만드는 데 11억원, 5곳 출판기념회에는 5억원을 썼습니다.

    파리의 한국문화원 1년 전체 예산 15억원을 넘는 돈입니다.

    이 가이드북은 어디에 배포 됐을까요?

    당초 설명대로 파리 관광안내소나 호텔 등을 돌아봤습니다.

    ◀INT▶ 파리 관광안내소 직원
    "한국 식당 가이드북요? 없어요. 다른 식당은 있지만 한국 식당은 없어요."

    현지 한식당에도 없습니다 .

    당시 한식재단에서 보내준 가이드북은 박스째 식당 창고안에 그대로 쌓여있습니다.

    ◀INT▶ 한국식당 주인
    "식당에서 이걸 배포한다는 게 의아했었죠."
    (요청하신 적은 없어요?)
    "아휴 없죠."

    파리에서 한식은 인지도를 높혀가고 있지만 전시성 행사가 기여한 부분은 없다는 게 현지의 싸늘한 평가입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박상권입니다.

    ◀ 기 자 ▶

    의원들은 사업을 총괄하는 한식재단 예산의 46%가 마케팅과 홍보에 쓰였다고 밝혔습니다.

    한식을 홍보한 게 아니라 한식 세계화 사업 자체를 홍보했다는 비난이 나왔는 데, 한식재단은 또다른 대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양윤경 기자입니다.

    ◀VCR▶

    한식재단이 세우겠다는 '한식랜드마크', 국고 283억원을 지원받아 건물을 짓고 민자 50억원을 유치해 내부를 채운다는 계획입니다.

    한식을 세계화시킨다면서 이번엔 국내에 대형 한식 테마 건물을 세운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2009년 시작된 떡볶이 페스티벌도 마찬가집니다.

    한식세계화 4대 주력상품으로 선정돼 미국 LA 등에서 70억원짜리 국제 '떡볶이 페스티벌'을 시작했지만, 세계화할 식품으로 적절하냐는 논란 끝에 쌀 소비를 촉진하는 국내 행사로 변질됐습니다.

    ◀INT▶ 김재원 의원(새누리당)
    "영부인 사업이라고 시작해서 예산 다 끌어다가 공무원들 자리 만들고 이벤트성 행사만 벌인 전형적인 국고낭비 사업입니다."

    연구예산 씀씀이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블루베리가 들어간 보라색煎을 개발했다는 이 연구 보고서 한 권 내는 데 2억 원.

    한식 세계화를 위한 거로 보기엔 아리송한 제목들의 1,2억짜리 연구용역은 더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중 2008년 전북대학교에 발주됐던 연구 주제와 거의 같은 주제가, 2010년 7월 다시 전북대에 발주돼 용역비 9억 원이 지급됩니다.

    한 번은 '정운천 농림부 장관'일 때, 또 한 번은 '정운천 한식재단 이사장'일 때입니다.

    그리고 다섯 달뒤인 2010년 12월, 정운천 이사장은 전북대 석좌교수에 임명됐습니다.

    한식재단은 사업 초기 인적 물적 여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사업 결과를 자체 평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양윤경입니다.

    ◀ 기 자 ▶

    한식 세계화 필요는 한 일이죠.

    하지만 윗사람만 쳐다보며 표내고 광내가며 속도전을 벌이듯 일 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음식은 문화라고 하죠.

    문화를 심는 일이라면 안목과 긴 호흡 그래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MBC뉴스 허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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