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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장유진 기자

턱밑까지 찬 물속 동생 안고 까치발로 50분 '공포'

턱밑까지 찬 물속 동생 안고 까치발로 50분 '공포'
입력 2013-04-13 20:12 | 수정 2013-04-1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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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그제 저녁, 초등학생 남매가 8미터 깊이의 빗물펌프장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습니다.

    그 안에 갇혀 있던 암흑의 50여분 동안, 12살 누나는 추위와 공포 속에서도 까치발을 들어서 물에 잠긴 동생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생명을 구했습니다.

    장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소방관이 캄캄한 빗물펌프장으로 구조용 밧줄을 다급하게 내립니다.

    깊은 우물같은 펌프장 한켠, 턱밑까지 찬 물속에서 서로 안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 EFFECT ▶
    "두 명 같이 올려보내겠습니다."
    "빨리 올려요 빨리."

    12살 허민 양과 동생 허건 군 남매는 그제 저녁, 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다가 8미터 아래 지하 빗물 펌프장에 빠졌습니다.

    가로 2미터, 세로 60cm의 펌프장 덮개가 떨어지면서, 함께 추락한 겁니다.

    남매가 빠진 지하 펌프장입니다.

    깊이만 무려 8미터에 이르는 이곳에서 남매는 추락한 지 50분 만에 구조됐습니다.

    ◀INT▶ 김기성 소방대원/서울 성북소방서
    "누나가 동생을 안고, 무척 추워서 덜덜 떠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최근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당시 펌프장의 수심은 1.3미터.

    누나는 키가 140cm에 불과해 코가 물에 잠긴 동생을 안고 숨을 계속 쉴 수 있도록 50분 동안 까치발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INT▶ 허건/10세
    "무거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나 놓으라고, 괜찮다고 뛰면 된다고..."

    ◀INT▶ 허민/12세
    "동생을 놓으면 발이 안 닿아서 죽을 것 같아서요..."

    살려달라는 외침을 들은 중학생의 신고로 구조된 두 남매.

    차가운 물 속에서 동생을 안고 있느라, 누나는 어깨를 다쳤지만, 함께 살았다는 기쁨에 아픔을 잊었습니다.

    MBC뉴스 장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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