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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김정인 기자

도토리 씨를 말리는 거위벌레…산짐승 굶주린다

도토리 씨를 말리는 거위벌레…산짐승 굶주린다
입력 2013-09-02 20:58 | 수정 2013-09-0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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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다람쥐나 멧돼지, 반달곰 같은 산짐승들의 가을철 주식이 바로 도토리인데요.

    그런데 도토리 거위벌레라는 해충이 최근 급증을 해서 산짐승들의 가을나기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김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야생동물의 주식이 되는 도토리.

    그런데 최근 이 도토리가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멧돼지들이 도심까지 내려오고 반달곰의 동면이 한 달 빨라진 데엔, 줄어든 도토리가 한 몫하고 있습니다.

    그 많던 도토리는 어디 갔을까.

    서울의 한 참나무 길, 도토리가 가지째 잘라져 널려 있습니다.

    손톱만 한 크기에 거위 부리를 빼닮은 주둥이.

    '도토리 거위벌레' 짓입니다.

    도토리에 알을 낳은 뒤 톱날 같은 주둥이로 가지를 자른 건데, 애벌레들이 도토리를 먹은 뒤 바로 땅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SYN▶ 고상현 박사/산림과학원
    "자식을 위한 생존 전략이 아주 독특한 곤충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해발 8백 미터 아래서만 살던 이 벌레가 최근엔 3백m 더 올라가 1,100m 고도까지 서식 범위를 넓히고, 먹어치우는 도토리 비율도 5년 전엔 10개 중 4개 정도였는데 작년엔 6개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INT▶ 유영한 교수/공주대학교
    "(벌레가 느는)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지구 온난화입니다. 애벌레가 땅 속에 살기 때문에 겨울철 온도가 높아지면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여기에 올 초, 이상 한파와 최근 참나무 시들음병의 영향으로 도토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산림과학원은 야생동물의 가을 나기를 위해 산행객들의 무분별한 도토리 채취만이라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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