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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남형석 기자

'같은 혼혈아' 다른 삶…보호받는 자피노 "일본에 감사"

'같은 혼혈아' 다른 삶…보호받는 자피노 "일본에 감사"
입력 2013-11-01 20:33 | 수정 2013-11-0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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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C▶

    연속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대다수 코피노들은 가난 때문에 학교도 못 다니고 일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일본계 필리핀인 자피노들의 삶은 사뭇 다르다고 하는데요.

    남형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필리핀 세부의 빈민가.

    골목에 들어가니, 허름한 수상가옥이 빼곡합니다.

    이곳에서 만난 14살 종배 형제.

    아빠가 한국인인 종배 형제는 작년에 학교를 그만둬야했습니다.

    5살 때 한국으로 떠난 아빠가 9년 전부터 양육비 지원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SYN▶ 종배(14)
    "아빠는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아서 죽었을 것이다."

    한 살 터울의 형은 정육점에서 돈을 벌고, 한국인 사업가 도움도 받고 있지만, 앞 날은 여전히 캄캄합니다.

    ◀SYN▶ 아람배(15)
    "아빠가 원망스럽다. 우리만 아빠를 생각했지, 아빠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정배 형제와 비슷한 또래인 마리 양은 일본과 필리핀인 혼혈아인 자피노입니다.

    오전엔 세부에 있는 자피노 재단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재단 지원으로 일본어를 배우며 일본 회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SYN▶ 마리 오다(18)
    "언니도 이 재단에서 지난 7월 수업을 모두 마친 뒤, 일본(회사에 취업해)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4년전 6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피노에게도 일본 국적을 줄 수 있도록 법을 바꾼데 이어, 기업들도 자피노를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매년 수백명의 자피노들이 이렇게 일본 정부와 기업을 통해 일본으로 가거나 현지 일본 기업에 취직하고 있습니다.

    ◀SYN▶
    "떠난 아빠를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일본인)혼혈인 것에 감사한다."

    우리는 어떨까?

    다문화 가정 자녀 지원법이 있지만, 국내에 사는 혼혈아만 지원할 수 있고, 외교부도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 있다며 손을 놓고 있습니다.

    ◀INT▶ 이현숙 대표/탁틴내일(여성.청소년 단체)
    "해외 (혼혈)아동들을 어떻게 지원할지 대해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사실상 그런 지원을 현재의 다문화지원법과 국적법이 (오히려)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난 2006년 코피노 지원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됐지만 흐지부지됐고, 그렇게 7년이 지나는 사이 우리가 버리고 간, 우리와 꼭 닮은 아이들은 1 만명이 더 늘어났습니다.

    MBC뉴스 남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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