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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고무줄' 약값…해외보다 비싸고 약국마다 제각각
[이브닝 이슈] '고무줄' 약값…해외보다 비싸고 약국마다 제각각
입력
2014-11-21 18:03
|
수정 2014-11-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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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이 시간에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거나 약국마다 천차만별인 약 가격에 대한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이브닝이슈에서는 들쭉날쭉한 약품 가격,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게 바꿀 방법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약 살 때 어떤 기준으로 사는지 시민들에게 물어본 결과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약품 선택 기준
◀ 장형곤 ▶
"약사가 일반인 상식보다는 더 아니까 좋은 걸 추천해주지 않을까?"
◀ 정영숙 ▶
"광고나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그런 약들을 주로 구입합니다."
◀ 정진수 ▶
"광고를 보고 구매하는 이유는 약국에서 자기 구입가가 싼 것, 이윤이 많이 발생하는 걸 권하는 것 같더라고요."
Q. 어떤 약국 이용?
◀ 손남수 ▶
"이런 대형약국은 좀 싸게 하니까 그런대로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 한정숙 ▶
"병원 옆에 있는 약국 그냥 사용하게 되는 거죠."
◀ 정영숙 ▶
"약이라는 것은 제가 몸에 병이 생겼을 때 아플 때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약값이 들쑥날쑥하면 아무래도 좀 안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Q. 수입영양제, 어디서 구매?
◀ 손남수 ▶
"영양제라든지 비타민 같은 건 해외가 더 싸고 그러기 때문에 나가게 되면 사오는 편입니다."
◀ 장은수 ▶
"(영양제를) 대만에서 샀는데 좀 더 싸고 성능도 좋은 것 같습니다."
◀ 앵커 ▶
사실 약의 성분과 가격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로서는 약을 살 때마다, 혹시 내가 비싸게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죠.
한 소비자 단체가, 다국적 제약회사가 만든 일반의약품의 해외 판매 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을 비교해서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조사 결과,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해주시죠.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6개 조사 품목 중 11개가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 가격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개 품목만 국내 가격이 더 싼 것으로 나왔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약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위장 보호제인 '개비스콘 더블엑스 현탁액'
4개짜리 한 상자가 우리나라에서는 4천7백 원인데, 호주에서는 우리 돈으로 천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제인 '센트룸 실버'는 100정짜리 한 통이 국내에서는 3만 5천 원인데요.
미국에선 3분의 1 수준인 1만 7백 원 정도였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선 4천6백 원 하는 변비약 '둘코락스 에스', 호주에서는 2천2백 원 정도였습니다.
모두 국내 가격과 해외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비교한 겁니다.
이런 식으로 다국적 제약회사가 만든 의약품의 해외 가격을 평균 낸 것과, 국내 가격을 비교해 봤더니, 해외 평균가격을 100으로 했을 때, 국내 가격이 특히 비싼 제품은. '옥시레킷벤키저' 사에서 만든 '개비스콘 더블엑스 현탁액'이었고, 그리고 진통제 종류인 화이자 제약의 '애드빌 정'이었습니다.
또 다한증 치료제인 '드리클로'와 영양제인 '센트룸 실버정', 코막힘 완화제인 '오리트빈 분무제'와 항진균 연고인 '카네스텐 크림', 또 변비약 '둘코락스 S' 등이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 가격에 비해 20% 이상 비쌌습니다.
◀ 앵커 ▶
들으신 이 자료만 놓고 보면, 다국적 제약회사가 보기에 한국 소비자들이 속된 말로 '봉'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더 싸게 팔리는 제품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먼저, 가격이 비슷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목이 아플 때 먹는 '스트렙실'과 진통제인 '애드빌 연질 캡슐', 또 피부 질환 치료제인 '비판텐 연고'는 국내 가격이 조금 비쌌는데, 가격 차이는 5% 이내였습니다.
국내가 더 싼 제품도 있었습니다.
알레르기약 '클라리틴 정'은 우리나라가 해외 평균 가격보다 절반 이상 저렴했고요,
무좀치료제인 '라미실 크림'과 알레르기 약인 '지르텍'도 절반 가까이 쌌습니다.
또 위염약인 '잔탁'도 해외보다 국내 가격이 15% 정도 더 저렴했습니다.
◀ 앵커 ▶
지금까지 일반의약품의 가격을 비교해 봤는데요, 그런데 비타민 같은 영양제의 경우, 같은 제품을 해외에서 훨씬 더 싸게 파는 게 많죠.
그래서 해외여행 갔을 때 영양제를 대량으로 사 온다거나,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분도 있으신데요,
관련 보도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수입 비타민 C 제품 가격 거품 논란]
건강식품 매장에서 미국산 비타민 C 가격을 물었습니다.
◀ 매장 직원 ▶
"6만 4천5백 원."
"(6만 4천5백 원?)"
"이거 천연이라 알레르기 유발 안 하거든요."
하지만 인터넷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면 배송비 4달러를 더해도 4만 4천 원대로 2만 원가량 더 저렴합니다.
◀ 김지영 ▶
"구매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직거래를 자주 이용합니다."
소비자단체가 수입 비타민 C 제품들의 국내 판매 가격을 조사했더니, 이 미국산 제품의 경우 현지 매장 가격은 1백 그램 당 1만 9백 원인데, 국내 매장에서는 7만 7천 원대로 7배 넘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산 비타민 C 제품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 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조사한 8개 제품 가운데 6개는 대형마트가 가장 비쌌고, 백화점이 백 그램당 4천 원, 약국이 2만 원 이상 비싼 제품도 있었습니다.
◀ 김순복 사무처장/대한주부클럽연합회 ▶
"백화점이라든지 대형마트 등 최종 유통업체의 유통마진율이 약 30% 수준이라고 합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왜 같은 약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처럼 더 비싸게 팔리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이번 조사를 진행한 소비자단체와 현재 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 분의 얘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한국에서만 비싼 이유는?
◀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연맹 ▶
"그 약품이 얼마나 유명한가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제약회사들도 각국마다 다른 가격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들별로도 가격정책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오지지널 약 선호, 왜?
◀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연맹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의료계에 계시는 분들이나 소비자들이 오리지널에 대한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높게 (생각하고), 그거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더 높은 걸로 저희
는 알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제네릭(복제약)이 있으면 가격이 많이 내려가는 걸로 저희가 판단이 되고요."
Q. 약국에서 비싸게 파는 건 아닌가?
◀ 약국 운영 약사 ▶
"수입사에서 약국에 고가로 내놓고, 예를 들면 개비스콘이라든가 풀케어 이런 게 다 수입을 해오면서 요새는 방송에다 광고를 하면 그걸로 끝나고 약국은 마진을 안 줘요."
Q. 비싼 '오리지널 약' 선호 때문?
◀ 약국 운영 약사 ▶
"요새는 제네릭(복제약)이라고 해서 개비스콘하고 제재는 똑같은 게 나오는 게 있어요. 그거는 가격이 월등히 싸요. 저희가 손님한테도 어차피 똑같은 제재고, 이게 싸니까 이걸로 구매를 하십시오 해도 선전 때문에 원하시는 거 사가시는 분도 있고…"
Q. 다국적 제약사의 경쟁력이 월등한가?
◀ 약국 운영 약사 ▶
"한국이 감기약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어서 이걸 전부 수입해서 가격을 전부 광고비에 때려 붓고, 약국은 마진을 적게 하고 정말 슬픈 현상이에요, 저희 입장에서는…"
◀ 앵커 ▶
이번 조사를 진행했던 소비자단체는 국내와 해외 약값뿐만 아니라 국내 약국들 간의 판매가격도 비교했습니다.
똑같은 약인데, 어디는 훨씬 더 비싸거나 싸게 판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이 가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약국에서만 판매되는 일반의약품 16개와 의약외품 2개의 판매가격을 약국 유형별로 조사를 해봤는데요.
먼저 동네약국에서 파는 어떤 약의 가격을 100원이라고 했을 때, 대형병원이나 종합병원 바로 앞에 있는 소위 '문전 약국'이 96원 정도였고요, 대형병원 주변에 있지는 않지만 규모가 큰 '대형약국'은 85원 정도였습니다.
그럼, 의약품이 아닌 렌즈세정제나 구강 용품, 또 몸에 바르는 크림 같은 의약 '외품'의 경우엔 어떨까요?
가장 비싼 곳이 편의점인데요,
편의점 가격을 100으로 놓고 본다면 현재 화장품과 외약외품, 또 식품 등을 함께 파는 매장이죠, 이른바 '드러그 스토어'와 약국이 80원 정도, 그리고 대형마트가 74원, 온라인 쇼핑몰이 63원 정도였습니다.
보시면 가격 차가 꽤 있는데요, 이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약이 아닌 일반 상품처럼 동네슈퍼와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가격이 다 다른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약값 자체가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음 자료를 보면서 무슨 얘기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유통구조는 제약회사가 도매업체에게 약품을 공급하고, 일반 병원이나 약국 등은, 이 도매업체를 통해서 받은 약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죠.
제약회사가 병원이나 약국과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처럼 도매업체를 거치는 경우가 80%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매업체를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을 거친다면 단계가 늘면서 붙게 되는 이른바 '유통마진'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 마진은 15.7%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낸 약값이 100원이라면 16원 정도가 마진이라는 뜻이죠.
미국의 경우, 약값에서 유통마진은 3%에 불과했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 도매상들이 2천 개 넘게 난립하고 있는 것도 마진이 높은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앵커 ▶
약품의 판매처를 다양하게 해서 경쟁을 통해 약값을 내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었습니다.
또 약국이 문을 닫을 때도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재작년부터는 감기약과 소화제 등 가정상비 약 13가지는 지정된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게 됐는데요.
그 후 값이 내렸는지 또 문제는 없는지 이브닝뉴스 취재팀이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가정상비약을 팔고 있는 한 편의점.
특정 감기약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 편의점 판매원 ▶
"(감기약 찾고 있는데요.)"
"판피린 있어요."
"(제가 먹는 게 따로 있어가지고요.)"
"약국에 있어요. 우리는 없어요."
또 다른 편의점.
◀ 편의점 판매원 ▶
"(약 종류가 네 개 밖에 없네요.)"
"여기 사장이 그렇게 파는 거지. 안 팔리는데 열 세 개 다 갖다 놓으면 뭐 할 거예요?"
똑같은 약은 한 번에 한 상자씩만 팔 수 있지만, 이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 편의점 판매원 ▶
"(두 개 살 수 있어요?)"
"두번 찍으면 돼. 한 번에는 못 줘요."
◀ 편의점 판매원 ▶
"(이거 혹시 많이 살 수 있나요?)"
"두 개 이상은 절대 못 팔아요. 영수증을 따로따로 끊어드릴 수는 있는데 따로 계산하셔야 돼요."
"(한 개씩 결제해서 대량으로?)"
"그렇게 해가지고 네 다섯 개씩 가져가시는 분도 있는데…"
◀ 앵커 ▶
일반 상품이 아니라 의약품이다 보니 유통구조와 가격 문제의 해법을 찾기가 더 어렵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믿을 수 있는 가격 정책이 필요하겠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제약업계, 약사들 모두,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거나 약국마다 천차만별인 약 가격에 대한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이브닝이슈에서는 들쭉날쭉한 약품 가격,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게 바꿀 방법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약 살 때 어떤 기준으로 사는지 시민들에게 물어본 결과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약품 선택 기준
◀ 장형곤 ▶
"약사가 일반인 상식보다는 더 아니까 좋은 걸 추천해주지 않을까?"
◀ 정영숙 ▶
"광고나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그런 약들을 주로 구입합니다."
◀ 정진수 ▶
"광고를 보고 구매하는 이유는 약국에서 자기 구입가가 싼 것, 이윤이 많이 발생하는 걸 권하는 것 같더라고요."
Q. 어떤 약국 이용?
◀ 손남수 ▶
"이런 대형약국은 좀 싸게 하니까 그런대로 주로 이용하는 편입니다."
◀ 한정숙 ▶
"병원 옆에 있는 약국 그냥 사용하게 되는 거죠."
◀ 정영숙 ▶
"약이라는 것은 제가 몸에 병이 생겼을 때 아플 때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약값이 들쑥날쑥하면 아무래도 좀 안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Q. 수입영양제, 어디서 구매?
◀ 손남수 ▶
"영양제라든지 비타민 같은 건 해외가 더 싸고 그러기 때문에 나가게 되면 사오는 편입니다."
◀ 장은수 ▶
"(영양제를) 대만에서 샀는데 좀 더 싸고 성능도 좋은 것 같습니다."
◀ 앵커 ▶
사실 약의 성분과 가격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로서는 약을 살 때마다, 혹시 내가 비싸게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죠.
한 소비자 단체가, 다국적 제약회사가 만든 일반의약품의 해외 판매 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을 비교해서 발표한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대호 아나운서, 조사 결과,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해주시죠.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6개 조사 품목 중 11개가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 가격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개 품목만 국내 가격이 더 싼 것으로 나왔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약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위장 보호제인 '개비스콘 더블엑스 현탁액'
4개짜리 한 상자가 우리나라에서는 4천7백 원인데, 호주에서는 우리 돈으로 천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제인 '센트룸 실버'는 100정짜리 한 통이 국내에서는 3만 5천 원인데요.
미국에선 3분의 1 수준인 1만 7백 원 정도였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선 4천6백 원 하는 변비약 '둘코락스 에스', 호주에서는 2천2백 원 정도였습니다.
모두 국내 가격과 해외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비교한 겁니다.
이런 식으로 다국적 제약회사가 만든 의약품의 해외 가격을 평균 낸 것과, 국내 가격을 비교해 봤더니, 해외 평균가격을 100으로 했을 때, 국내 가격이 특히 비싼 제품은. '옥시레킷벤키저' 사에서 만든 '개비스콘 더블엑스 현탁액'이었고, 그리고 진통제 종류인 화이자 제약의 '애드빌 정'이었습니다.
또 다한증 치료제인 '드리클로'와 영양제인 '센트룸 실버정', 코막힘 완화제인 '오리트빈 분무제'와 항진균 연고인 '카네스텐 크림', 또 변비약 '둘코락스 S' 등이 국내 가격이 해외 평균 가격에 비해 20% 이상 비쌌습니다.
◀ 앵커 ▶
들으신 이 자료만 놓고 보면, 다국적 제약회사가 보기에 한국 소비자들이 속된 말로 '봉'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김대호 아나운서,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더 싸게 팔리는 제품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먼저, 가격이 비슷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목이 아플 때 먹는 '스트렙실'과 진통제인 '애드빌 연질 캡슐', 또 피부 질환 치료제인 '비판텐 연고'는 국내 가격이 조금 비쌌는데, 가격 차이는 5% 이내였습니다.
국내가 더 싼 제품도 있었습니다.
알레르기약 '클라리틴 정'은 우리나라가 해외 평균 가격보다 절반 이상 저렴했고요,
무좀치료제인 '라미실 크림'과 알레르기 약인 '지르텍'도 절반 가까이 쌌습니다.
또 위염약인 '잔탁'도 해외보다 국내 가격이 15% 정도 더 저렴했습니다.
◀ 앵커 ▶
지금까지 일반의약품의 가격을 비교해 봤는데요, 그런데 비타민 같은 영양제의 경우, 같은 제품을 해외에서 훨씬 더 싸게 파는 게 많죠.
그래서 해외여행 갔을 때 영양제를 대량으로 사 온다거나,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분도 있으신데요,
관련 보도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수입 비타민 C 제품 가격 거품 논란]
건강식품 매장에서 미국산 비타민 C 가격을 물었습니다.
◀ 매장 직원 ▶
"6만 4천5백 원."
"(6만 4천5백 원?)"
"이거 천연이라 알레르기 유발 안 하거든요."
하지만 인터넷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면 배송비 4달러를 더해도 4만 4천 원대로 2만 원가량 더 저렴합니다.
◀ 김지영 ▶
"구매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직거래를 자주 이용합니다."
소비자단체가 수입 비타민 C 제품들의 국내 판매 가격을 조사했더니, 이 미국산 제품의 경우 현지 매장 가격은 1백 그램 당 1만 9백 원인데, 국내 매장에서는 7만 7천 원대로 7배 넘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산 비타민 C 제품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 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조사한 8개 제품 가운데 6개는 대형마트가 가장 비쌌고, 백화점이 백 그램당 4천 원, 약국이 2만 원 이상 비싼 제품도 있었습니다.
◀ 김순복 사무처장/대한주부클럽연합회 ▶
"백화점이라든지 대형마트 등 최종 유통업체의 유통마진율이 약 30% 수준이라고 합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왜 같은 약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처럼 더 비싸게 팔리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이번 조사를 진행한 소비자단체와 현재 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 분의 얘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한국에서만 비싼 이유는?
◀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연맹 ▶
"그 약품이 얼마나 유명한가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제약회사들도 각국마다 다른 가격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들별로도 가격정책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오지지널 약 선호, 왜?
◀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연맹 ▶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의료계에 계시는 분들이나 소비자들이 오리지널에 대한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높게 (생각하고), 그거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더 높은 걸로 저희
는 알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제네릭(복제약)이 있으면 가격이 많이 내려가는 걸로 저희가 판단이 되고요."
Q. 약국에서 비싸게 파는 건 아닌가?
◀ 약국 운영 약사 ▶
"수입사에서 약국에 고가로 내놓고, 예를 들면 개비스콘이라든가 풀케어 이런 게 다 수입을 해오면서 요새는 방송에다 광고를 하면 그걸로 끝나고 약국은 마진을 안 줘요."
Q. 비싼 '오리지널 약' 선호 때문?
◀ 약국 운영 약사 ▶
"요새는 제네릭(복제약)이라고 해서 개비스콘하고 제재는 똑같은 게 나오는 게 있어요. 그거는 가격이 월등히 싸요. 저희가 손님한테도 어차피 똑같은 제재고, 이게 싸니까 이걸로 구매를 하십시오 해도 선전 때문에 원하시는 거 사가시는 분도 있고…"
Q. 다국적 제약사의 경쟁력이 월등한가?
◀ 약국 운영 약사 ▶
"한국이 감기약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어서 이걸 전부 수입해서 가격을 전부 광고비에 때려 붓고, 약국은 마진을 적게 하고 정말 슬픈 현상이에요, 저희 입장에서는…"
◀ 앵커 ▶
이번 조사를 진행했던 소비자단체는 국내와 해외 약값뿐만 아니라 국내 약국들 간의 판매가격도 비교했습니다.
똑같은 약인데, 어디는 훨씬 더 비싸거나 싸게 판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이 가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약국에서만 판매되는 일반의약품 16개와 의약외품 2개의 판매가격을 약국 유형별로 조사를 해봤는데요.
먼저 동네약국에서 파는 어떤 약의 가격을 100원이라고 했을 때, 대형병원이나 종합병원 바로 앞에 있는 소위 '문전 약국'이 96원 정도였고요, 대형병원 주변에 있지는 않지만 규모가 큰 '대형약국'은 85원 정도였습니다.
그럼, 의약품이 아닌 렌즈세정제나 구강 용품, 또 몸에 바르는 크림 같은 의약 '외품'의 경우엔 어떨까요?
가장 비싼 곳이 편의점인데요,
편의점 가격을 100으로 놓고 본다면 현재 화장품과 외약외품, 또 식품 등을 함께 파는 매장이죠, 이른바 '드러그 스토어'와 약국이 80원 정도, 그리고 대형마트가 74원, 온라인 쇼핑몰이 63원 정도였습니다.
보시면 가격 차가 꽤 있는데요, 이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약이 아닌 일반 상품처럼 동네슈퍼와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가격이 다 다른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약값 자체가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음 자료를 보면서 무슨 얘기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유통구조는 제약회사가 도매업체에게 약품을 공급하고, 일반 병원이나 약국 등은, 이 도매업체를 통해서 받은 약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죠.
제약회사가 병원이나 약국과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처럼 도매업체를 거치는 경우가 80%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매업체를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을 거친다면 단계가 늘면서 붙게 되는 이른바 '유통마진'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 마진은 15.7%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낸 약값이 100원이라면 16원 정도가 마진이라는 뜻이죠.
미국의 경우, 약값에서 유통마진은 3%에 불과했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 도매상들이 2천 개 넘게 난립하고 있는 것도 마진이 높은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앵커 ▶
약품의 판매처를 다양하게 해서 경쟁을 통해 약값을 내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었습니다.
또 약국이 문을 닫을 때도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재작년부터는 감기약과 소화제 등 가정상비 약 13가지는 지정된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게 됐는데요.
그 후 값이 내렸는지 또 문제는 없는지 이브닝뉴스 취재팀이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가정상비약을 팔고 있는 한 편의점.
특정 감기약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 편의점 판매원 ▶
"(감기약 찾고 있는데요.)"
"판피린 있어요."
"(제가 먹는 게 따로 있어가지고요.)"
"약국에 있어요. 우리는 없어요."
또 다른 편의점.
◀ 편의점 판매원 ▶
"(약 종류가 네 개 밖에 없네요.)"
"여기 사장이 그렇게 파는 거지. 안 팔리는데 열 세 개 다 갖다 놓으면 뭐 할 거예요?"
똑같은 약은 한 번에 한 상자씩만 팔 수 있지만, 이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 편의점 판매원 ▶
"(두 개 살 수 있어요?)"
"두번 찍으면 돼. 한 번에는 못 줘요."
◀ 편의점 판매원 ▶
"(이거 혹시 많이 살 수 있나요?)"
"두 개 이상은 절대 못 팔아요. 영수증을 따로따로 끊어드릴 수는 있는데 따로 계산하셔야 돼요."
"(한 개씩 결제해서 대량으로?)"
"그렇게 해가지고 네 다섯 개씩 가져가시는 분도 있는데…"
◀ 앵커 ▶
일반 상품이 아니라 의약품이다 보니 유통구조와 가격 문제의 해법을 찾기가 더 어렵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믿을 수 있는 가격 정책이 필요하겠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제약업계, 약사들 모두,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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