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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발밑 안전사고' 잇따라…길 가던 행인, 정화조에 추락
[이브닝 이슈] '발밑 안전사고' 잇따라…길 가던 행인, 정화조에 추락
입력
2014-11-25 18:08
|
수정 2014-11-25 18:14
재생목록
◀ 앵커 ▶
한 40대 여성이 정화조 뚜껑 위에 발을 내디뎠다 추락했다는 보도 내용, 어제 저희가 전해드렸는데요.
정화조나 맨홀의 뚜껑이 제대로 닫혀 있지 않거나 열려 있어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판교에서 일어난 환기구 사고 이후, 이른바 '발밑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오늘 이브닝이슈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이번 사건의 간단한 개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서울 성동구의 한 공사장 주변 건물 뒤편을 지나던 46살 이 모 씨가 뚜껑과 함께 3.4m 깊이의 정화조 안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씨는 정화조를 가득 채우고 있던 오물에 빠져, 생명까지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주변을 지나던 소방관과 다른 시민들이 구조에 나서면서 이 씨는 무사히 정화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 공사의 영향으로 지면이 어긋나면서 정화조 뚜껑 주위가 헐거워진 상태였습니다.
사고 당시 정화조 위에는 고무로 된 뚜껑만 덮여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은 정화조 주변에 아무런 가림막이나 주의 문구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 앵커 ▶
이번에는 이번 사고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사고가 발생한 정화조 가 공사장 현장 식당 주변에 있어서 평소에도 그 위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다면서요?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사고가 났던 정화조는 공사장 근처에 있는 현장 식당 옆에서 족구장으로 내려가는 통로에 있었습니다.
정화조 뚜껑 3개가 이렇게 나란히 놓여져 있는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40대 여성인 이모씨는 식사를 한 뒤 족구장으로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앞사람을 따라 걸어가다 무심코 정화조 뚜껑을 디뎠는데, 순식간에 추락했습니다.
정화조 내부는 이렇게 긴 통 모양이고, 입구가 위쪽으로 3개 있는 구조였습니다.
통의 깊이는 2.5m, 입구부터 바닥까지 깊이는 3.5m 정도
됩니다.
이씨는 통 속에 빠진 뒤 얼굴만 내놓은 상태였는데,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는 중이었습니다.
시간을 조금만 더 지체한다면 오물에 머리까지 완전히 잠겨 익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거죠.
마침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서울 광진소방서의 소방관 김옥석 팀장이 이씨가 빠지는 걸 목격했고, 이씨를 구하기 위해 위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손을 내밀었습니다.
처음엔 이씨와 손이 잘 닿지 않았는데, 김 팀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한쪽 다리만 붙잡은 상태에서 더 깊이 내려달라고 해서 이 씨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김 팀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이씨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 이 모 씨 ▶
"앞에서 다 지나가셨으니까 저도 뒤따라서 가고 있는데 그냥 밑으로 푹 떨어지는 거에요. 꼬로록해서 한참을 내려가더라고요. '뭐지, 죽었구나.' (오물을) 꼴깍꼴깍 하고도 머리가 딱 올라왔어요. (소방관) 얼굴이 벌써 내려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분이 소리를 치더라고요. 바깥에 있는 사람들한테 '제 발목 좀 꽉 잡구요. 밑으로 쑥 넣으라고요.' 그러니까 쑥 내려 오더라고요. 거의 물구나무서기 하다시피…거꾸로 매달린 상태시지.
평상시에 운동하러 다니는 길이에요. 신경 안 썼죠, 전혀. 이제는 땅이 아닌 곳은 밟지를 말고 길이 아닌 곳은 가지를 말라고, 정말 조그만 뭔가가 있어도 돌아가야 될 것 같아요. 무서워."
◀ 앵커 ▶
죽을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이 씨가 소방방재청의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자신을 구해준 소방관 김 팀장을 소개하면서 묻혀질 뻔한 얘기가 알려지게 된 건데요,
이번 미담의 주인공, 서울 광진소방서의 김옥석 소방관과 전화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 김옥석 소방관/서울 광진소방서 ▶
"제가 제일 뒤에 따라가다 보니까 가운데 얘기하면서 가던 여자 분이 쑥 들어가버리는 거예요. 얼른 가서 보니까 뚜껑하고 사람하고 같이 다 내려가 버린 거예요. 저도 구조생활 많이 했으니까 잘 알죠. 3~4초 지나가고 한 번 퐁당 하고 올라갔다 내려가면 이제 안 올라오거든. 그게 늪 같아서 천천히 들어가버려. 그래서 얼른 옆에 지나가는 사람한테 다리 발 좀 잡아달라 해서 다이빙해서 들어갔죠. 밑으로. 손잡으라고 고함질렀죠. 안 잡으면 죽는다고.
잡고 손목을 당겨 올려가지고, 다른 사람도 도와달라 하니까 누군가 지나가는 사람이 줄을 내려주더라고. 그 여자 분 손을 감으라 하고 꽉 잡고 오른손 잡고 팔은 줄을 감아서 같이 당겨 달라고. 하나 둘 하나 둘 같이 당겨 올렸어요."
◀ 앵커 ▶
이번 사고는 정화조 주변에서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났고 이 때문에 정화조 뚜껑이 제대로 덮혀 있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그런데 불과 일주일 전에도 또 다른 정화조 추락사고가 있었다면서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지난 19일 저녁, 경기도 시흥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정화조 공사 중 뚜껑을 임시로 덮어놓았는데, 여기에 50대 남성이 빠졌습니다.
다행히 이 남성도 소방관이 구조했는데요.
이 남성은 정화조 오물에 완전히 빠지기 전에 헤엄쳐 정화조 경계턱에 몸을 지탱하고 있다가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가 정화조에 빠져 목숨을 잃은 사고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충남 보령시에서 발생한 일인데요, 한 교회의 정화조에서 6살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 당시 철제로 된 정화조 뚜껑은 낡고 부식된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정화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정화조는 현재 하수도법에 설치기준이 있는데요,
땅 위에 노출이 돼 있는 정화조 뚜껑은, 두께가 1cm 이상 돼야 하고, 잠금장치 등 안전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뚜껑의 재질이나 위치 등에 대한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정화조는 기본적으로 건물의 소유주가 관리하는 개인 시설물로 분류돼 있는데요.
건물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 자치구에서 정화조 설치가 적법하게 됐는지 살펴보기는 하지만, 그 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청소가 제대로 됐는지 살펴보는 게 전부라고 합니다.
기초 자치단체에서 정화조 중에서 500명 이상 사업장 건물의 정화조만 따로 안전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화조가 서울에만 현재 60만 개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길을 가다가 이처럼 순식간에 빠질 수 있는 곳, 정화조 뿐만이 아니죠. 보통 건물 경내에 설치돼 있는 정화조보 다 더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게 바로 맨홀 뚜껑인데요.
맨홀에 빠져서 행인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의 팔달구 인계동 왕복 10차로 횡단보도에서 42살 정 모 씨가 공동구 연결통로에 빠져
추락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 당시 공동구 연결통로는 철판 덮게 3개로 덮어 놨었는데, 이 가운데 한 개가 4.6m 깊이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정씨는 목과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부산 강서구에서는 이면도로 위를 걷던 55세 이모씨가 깊이 1.5m의 뚜껑 없는 맨홀에 빠져 다리를 다쳤습니다.
경찰은 이씨가 사고를 당한 맨홀을 중심으로 반경 5km 안에 맨홀 20여 개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CCTV를 분석해 맨홀 뚜껑을 훔쳐 간 34살 김모씨를 붙잡아 입건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사실 길을 걷다가 맨홀뚜껑 같은 게 나오면 일일이 피해 다니는 사람 별로 없죠.
별다른 생각없이 그 위를 그냥 걸어가는 게 대부분의 경우인데요.
맨홀이 많을 뿐만 아니라 관리하는 주체도 제각각 다르다고 합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맨홀뚜껑, 일단 얼마나 많은 건가요?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마다 도로에 대한 안전 관리 차원에서 맨홀 뚜껑에 대한 점검을 실시합니다.
지난 달 현재, 서울시의 경우, 57만여 개의 맨홀 뚜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맨홀 종류도 상하수도와 통신, 전기와 도시가스, 또 지역난방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렇게 용도가 다 다르다 보니 관리하는 주체도 여러 곳입니다.
상하수도는 지자체가, 전기는 한전에서, 가스는 지역 도시가스 사업자가, 그리고 통신은 해당 통신사업자가 관리합니다.
문제는 부식되거나 낡은 맨홀 뚜껑인데요.
지자체와 관리 주체가 보수를 하긴 하지만, 도로에는 여전히 설치된 지 3,40년이 지난 오래된 맨홀 뚜껑이 많습니다.
또 고철로 팔아 돈을 챙길 요량으로 맨홀 뚜껑을 훔쳐가는 절도 행위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데요.
상하수도의 경우, 맨홀 뚜껑을 허가 없이 그냥 열었다가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 전기나 통신 시설이 매설된 공동구 뚜껑이 열릴 경우에는 군이나 경찰이 출동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 앵커 ▶
보행자들도 내가 어디를 디디는지 발밑을 잘 보고 다녀야 되겠지만 무엇보다 설치와 유지, 또 보수 등에 대해서 감독 기관과 지자체가 좀더 엄격하게 관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 40대 여성이 정화조 뚜껑 위에 발을 내디뎠다 추락했다는 보도 내용, 어제 저희가 전해드렸는데요.
정화조나 맨홀의 뚜껑이 제대로 닫혀 있지 않거나 열려 있어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판교에서 일어난 환기구 사고 이후, 이른바 '발밑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오늘 이브닝이슈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이번 사건의 간단한 개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서울 성동구의 한 공사장 주변 건물 뒤편을 지나던 46살 이 모 씨가 뚜껑과 함께 3.4m 깊이의 정화조 안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씨는 정화조를 가득 채우고 있던 오물에 빠져, 생명까지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주변을 지나던 소방관과 다른 시민들이 구조에 나서면서 이 씨는 무사히 정화조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사고가 난 곳은 재개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 공사의 영향으로 지면이 어긋나면서 정화조 뚜껑 주위가 헐거워진 상태였습니다.
사고 당시 정화조 위에는 고무로 된 뚜껑만 덮여 있었습니다.
목격자들은 정화조 주변에 아무런 가림막이나 주의 문구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 앵커 ▶
이번에는 이번 사고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사고가 발생한 정화조 가 공사장 현장 식당 주변에 있어서 평소에도 그 위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다면서요?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사고가 났던 정화조는 공사장 근처에 있는 현장 식당 옆에서 족구장으로 내려가는 통로에 있었습니다.
정화조 뚜껑 3개가 이렇게 나란히 놓여져 있는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40대 여성인 이모씨는 식사를 한 뒤 족구장으로 내려가던 중이었습니다.
앞사람을 따라 걸어가다 무심코 정화조 뚜껑을 디뎠는데, 순식간에 추락했습니다.
정화조 내부는 이렇게 긴 통 모양이고, 입구가 위쪽으로 3개 있는 구조였습니다.
통의 깊이는 2.5m, 입구부터 바닥까지 깊이는 3.5m 정도
됩니다.
이씨는 통 속에 빠진 뒤 얼굴만 내놓은 상태였는데,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는 중이었습니다.
시간을 조금만 더 지체한다면 오물에 머리까지 완전히 잠겨 익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거죠.
마침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서울 광진소방서의 소방관 김옥석 팀장이 이씨가 빠지는 걸 목격했고, 이씨를 구하기 위해 위에서 거꾸로 매달린 채 손을 내밀었습니다.
처음엔 이씨와 손이 잘 닿지 않았는데, 김 팀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한쪽 다리만 붙잡은 상태에서 더 깊이 내려달라고 해서 이 씨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김 팀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이씨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 이 모 씨 ▶
"앞에서 다 지나가셨으니까 저도 뒤따라서 가고 있는데 그냥 밑으로 푹 떨어지는 거에요. 꼬로록해서 한참을 내려가더라고요. '뭐지, 죽었구나.' (오물을) 꼴깍꼴깍 하고도 머리가 딱 올라왔어요. (소방관) 얼굴이 벌써 내려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분이 소리를 치더라고요. 바깥에 있는 사람들한테 '제 발목 좀 꽉 잡구요. 밑으로 쑥 넣으라고요.' 그러니까 쑥 내려 오더라고요. 거의 물구나무서기 하다시피…거꾸로 매달린 상태시지.
평상시에 운동하러 다니는 길이에요. 신경 안 썼죠, 전혀. 이제는 땅이 아닌 곳은 밟지를 말고 길이 아닌 곳은 가지를 말라고, 정말 조그만 뭔가가 있어도 돌아가야 될 것 같아요. 무서워."
◀ 앵커 ▶
죽을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이 씨가 소방방재청의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자신을 구해준 소방관 김 팀장을 소개하면서 묻혀질 뻔한 얘기가 알려지게 된 건데요,
이번 미담의 주인공, 서울 광진소방서의 김옥석 소방관과 전화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 김옥석 소방관/서울 광진소방서 ▶
"제가 제일 뒤에 따라가다 보니까 가운데 얘기하면서 가던 여자 분이 쑥 들어가버리는 거예요. 얼른 가서 보니까 뚜껑하고 사람하고 같이 다 내려가 버린 거예요. 저도 구조생활 많이 했으니까 잘 알죠. 3~4초 지나가고 한 번 퐁당 하고 올라갔다 내려가면 이제 안 올라오거든. 그게 늪 같아서 천천히 들어가버려. 그래서 얼른 옆에 지나가는 사람한테 다리 발 좀 잡아달라 해서 다이빙해서 들어갔죠. 밑으로. 손잡으라고 고함질렀죠. 안 잡으면 죽는다고.
잡고 손목을 당겨 올려가지고, 다른 사람도 도와달라 하니까 누군가 지나가는 사람이 줄을 내려주더라고. 그 여자 분 손을 감으라 하고 꽉 잡고 오른손 잡고 팔은 줄을 감아서 같이 당겨 달라고. 하나 둘 하나 둘 같이 당겨 올렸어요."
◀ 앵커 ▶
이번 사고는 정화조 주변에서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났고 이 때문에 정화조 뚜껑이 제대로 덮혀 있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그런데 불과 일주일 전에도 또 다른 정화조 추락사고가 있었다면서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지난 19일 저녁, 경기도 시흥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정화조 공사 중 뚜껑을 임시로 덮어놓았는데, 여기에 50대 남성이 빠졌습니다.
다행히 이 남성도 소방관이 구조했는데요.
이 남성은 정화조 오물에 완전히 빠지기 전에 헤엄쳐 정화조 경계턱에 몸을 지탱하고 있다가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가 정화조에 빠져 목숨을 잃은 사고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충남 보령시에서 발생한 일인데요, 한 교회의 정화조에서 6살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 당시 철제로 된 정화조 뚜껑은 낡고 부식된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정화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정화조는 현재 하수도법에 설치기준이 있는데요,
땅 위에 노출이 돼 있는 정화조 뚜껑은, 두께가 1cm 이상 돼야 하고, 잠금장치 등 안전시설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뚜껑의 재질이나 위치 등에 대한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정화조는 기본적으로 건물의 소유주가 관리하는 개인 시설물로 분류돼 있는데요.
건물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 자치구에서 정화조 설치가 적법하게 됐는지 살펴보기는 하지만, 그 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청소가 제대로 됐는지 살펴보는 게 전부라고 합니다.
기초 자치단체에서 정화조 중에서 500명 이상 사업장 건물의 정화조만 따로 안전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화조가 서울에만 현재 60만 개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길을 가다가 이처럼 순식간에 빠질 수 있는 곳, 정화조 뿐만이 아니죠. 보통 건물 경내에 설치돼 있는 정화조보 다 더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게 바로 맨홀 뚜껑인데요.
맨홀에 빠져서 행인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5일, 경기도 수원시의 팔달구 인계동 왕복 10차로 횡단보도에서 42살 정 모 씨가 공동구 연결통로에 빠져
추락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 당시 공동구 연결통로는 철판 덮게 3개로 덮어 놨었는데, 이 가운데 한 개가 4.6m 깊이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정씨는 목과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부산 강서구에서는 이면도로 위를 걷던 55세 이모씨가 깊이 1.5m의 뚜껑 없는 맨홀에 빠져 다리를 다쳤습니다.
경찰은 이씨가 사고를 당한 맨홀을 중심으로 반경 5km 안에 맨홀 20여 개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CCTV를 분석해 맨홀 뚜껑을 훔쳐 간 34살 김모씨를 붙잡아 입건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사실 길을 걷다가 맨홀뚜껑 같은 게 나오면 일일이 피해 다니는 사람 별로 없죠.
별다른 생각없이 그 위를 그냥 걸어가는 게 대부분의 경우인데요.
맨홀이 많을 뿐만 아니라 관리하는 주체도 제각각 다르다고 합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맨홀뚜껑, 일단 얼마나 많은 건가요?
◀ 유선경 아나운서 ▶
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마다 도로에 대한 안전 관리 차원에서 맨홀 뚜껑에 대한 점검을 실시합니다.
지난 달 현재, 서울시의 경우, 57만여 개의 맨홀 뚜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맨홀 종류도 상하수도와 통신, 전기와 도시가스, 또 지역난방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렇게 용도가 다 다르다 보니 관리하는 주체도 여러 곳입니다.
상하수도는 지자체가, 전기는 한전에서, 가스는 지역 도시가스 사업자가, 그리고 통신은 해당 통신사업자가 관리합니다.
문제는 부식되거나 낡은 맨홀 뚜껑인데요.
지자체와 관리 주체가 보수를 하긴 하지만, 도로에는 여전히 설치된 지 3,40년이 지난 오래된 맨홀 뚜껑이 많습니다.
또 고철로 팔아 돈을 챙길 요량으로 맨홀 뚜껑을 훔쳐가는 절도 행위도 종종 일어나고 있는데요.
상하수도의 경우, 맨홀 뚜껑을 허가 없이 그냥 열었다가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 전기나 통신 시설이 매설된 공동구 뚜껑이 열릴 경우에는 군이나 경찰이 출동하도록 돼 있다고 합니다.
◀ 앵커 ▶
보행자들도 내가 어디를 디디는지 발밑을 잘 보고 다녀야 되겠지만 무엇보다 설치와 유지, 또 보수 등에 대해서 감독 기관과 지자체가 좀더 엄격하게 관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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