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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오현석 기자

[뉴스플러스] 불나면 어쩌려고…숙박시설 완강기 규정 있으나마나

[뉴스플러스] 불나면 어쩌려고…숙박시설 완강기 규정 있으나마나
입력 2014-05-05 20:40 | 수정 2014-05-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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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완강기라는 비상탈출 장비 보신 적 있으십니까?

    불이 났을 때 이렇게 밧줄을 이용해서 창문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대중숙박업소처럼 베란다가 없거나 옥상을 쉽게 이용하지 못하는 3층 이상 건물에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완강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 오현석, 손령 두 기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숙박업소의 건물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창문을 통해 투숙객들이 빠져나오는 사이 다른 쪽에서는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살려주세요!"

    이날 투숙객 20여 명은 대피했지만, 5층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3명은 결국 숨졌습니다.

    비상계단이 유독 가스로 막혀 창문이 유일한 탈출구였지만 건물에는 완강기가 없었습니다.

    이런 완강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숙박업소의 3층 이상 객실들을 점검해봤습니다.

    서울 종로의 한 모텔은 완강기를 아예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인은 황당한 핑계를 늘어놓습니다.

    ◀숙박업소 주인 ▶
    (완강기가 왜 없어요?)
    "완강기가 뭐예요?"
    (불나면 타고 내려오는거)
    "있어요."
    (없던데)
    "필요하면 저희가 갖다드리는데"

    근처의 또 다른 업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숙박업소 주인 ▶
    "그런거 잘 몰랐어"
    (완강기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나는 그거 처음 듣는 소리예요"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서울의 한 관광호텔은 '우수 숙박업소'로 지정됐지만, 화재에 대비한 완강기는 없습니다.

    창문이 성인남성 몸통보다 작거나, 창문이 아예 막혀있어 완강기가 있어도 탈출조차 할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서울시내 열 군데 숙박업소를 점검해본 결과 완강기를 갖추고 있는 곳은 6곳뿐이었습니다.

    ◀ 앵커 ▶

    지금 보시는 이 완강기는 일반 숙박업소에서 가장 흔하게 설치된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 완강기는 1회용입니다.

    여러 명이 차례로 대피할 수 있는 '완강기'도 있지만 일회용 '간이 완강기'만 설치해도 문제 삼지 않는 게 현행법입니다.

    ◀ 리포트 ▶

    여러 명이 대피할 수 있는 일반 완강기를 이용해 창문 밖으로 대피해 봤습니다.

    한 사람이 벨트를 차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면 반대편 줄에 매달린 사람도 내려오는 '도로레 원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몇 명이든 차례로 대피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간이 완강기'는 말 그대로 일회용입니다.

    완강기를 이용할 때에는 벨트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벽에 부딪히지 않게 내려와야 합니다.

    하지만 숙박업소에 있는 완강기는 1회용이기 때문에 위에 있는 사람은 더이상 탈출할 수 없습니다.

    실제 지난 2011년에는 불을 피해 두 명 동시에 '간이 완강기'에 매달렸다 줄을 놓치면서 두 명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소방관계자 ▶소방당국
    "단지 숙박업소는 보조적으로 간이 완강기를 하도록 해놓은 거예요. 2차 적인 안전장치죠. 비용부담이 되니까 최소기준으로만"

    사고가 날 때마다 관련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관련법은 13년째 그대로입니다.

    ◀ 이창우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
    "숙박업소에 둘이 들어가는 게 기본이니까 최소한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완강기를 집어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해 숙박업소에서 난 화재는 346건, 이로 인해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64명에 달하지만 전국 숙박업소 5군데 가운데 한 곳은 완강기나 소화기 등의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손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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