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음주 급증…한 두잔은 괜찮다? 태아엔 '독'

◀ 앵커 ▶

임신 중에 술을 마시면 태아에게 독이다 이건 상식 중에 상식입니다.

그런데도 임신 중에 술을 마시는 여성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임산부에게 술 한 잔이 얼마나 해로운지, 의학전문 나윤숙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임신한 여성 스무명 정도가 모여있는 모유수유 교실을 찾아 질문을 해봤습니다.

"'임신 중 술 한 잔은 괜찮다' 이런 말 들어보신 분, 손 한 번 들어봐 주세요."

전체의 1/4 정도가 손을 듭니다.

◀ 임신 8개월 여성 ▶
"와인 같은 경우는 그냥 한 모금 정도? 크게 무리는 없다고 해서, 한 두 모금은 몇 번 종종 마셨던 것 (같아요.)"

◀ 임신 6개월 여성 ▶
"(회식 때) 권유를 해주시는 경우가 있어서, 괜찮다고 하니까 마시기는 했거든요."

이런 잘못된 인식 때문인지 임신 중 술을 마시는 여성은 점점 늘어 2년 만에 19% 증가했습니다.

임신을 하고 한 번 이상 술을 마셨다는 여성이 42%, 한 번에 다섯잔 이상 술을 마셨다는 여성도 전체의 27%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임신 중 술을 마시면 자연 유산율이 3배 이상 늘어날 뿐 아니라, 아이에게는 지능저하와 성장장애, 안면기형이 동시에 나타나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학교에 들어가면서 학습장애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엄마가 마신 술이 태아에게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술의 대사물질이 태아에게 쌓이면서 지능과 신경발달에 장애가 생기는 겁니다.

◀ 한정열/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
"알코올은 신경독성물질이예요. 그래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양이 전혀 없어요. (임신 중에는) 한 잔도 마시면 안됩니다."

많은 임산부들은 임신한 줄 몰랐던 초기에 술을 먹게 됩니다.

때문에 술은 임신을 계획할 때부터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MBC뉴스 나윤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