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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은 구룡마을 주민들, 지자체 싸움에 이재민 신세

집 잃은 구룡마을 주민들, 지자체 싸움에 이재민 신세
입력 2014-11-10 20:51 | 수정 2014-11-1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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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강남 하면 부자 동네로 생각되지만 무허가 판잣집들이 몰려 있는 구룡마을은 처지가 많이 다릅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만 벌써 2차례나 큰 불이 나는 등 주민들 오갈 곳이 자꾸 없어져서 겨울 걱정이 한짐입니다.

    남형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판자촌.

    강남의 무허가촌, 구룡마을에서 난 불은 판잣집 63채를 집어삼켰습니다.

    주민 1명이 숨졌고, 139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남루한 삶의 터전은 잿더미로 바뀌었습니다.

    대부분 나무와 비닐로 지은 집들.

    게다가, 이른바 '떡솜'이라 불리는, 천 재질의 단열재가 지붕들을 이어놓고 있어서, 불이 나면 순식간에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 서울 강남소방서 관계자 ▶
    "부탄가스가 50개쯤 폭발했습니다. 세대 간 방화구역이 전혀 돼 있지 않습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

    소방차는커녕 사람조차 오가기 힘든 통로.

    온통, 화재 위험투성인 탓에 올해만 두 차례, 지난 5년간 12차례나 화마가 휩쓸고 갔습니다.

    ◀ 주민 김모 씨(72살) ▶
    "불이 붙으면 끌 수가 없어요. 다 이런 재질로 돼 있기 때문에…"

    방화시설을 갖추기 위해 무허가 건물을 개조할 수는 없다는 게 구청의 입장입니다.

    ◀ 강남구청 담당자 ▶
    "빨리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돼서 그분들이 안전한 주거지로 옮기고 생활할 수 있게 하는 방법뿐이 없어요."

    구룡마을은 개발 방식을 놓고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2년째 줄다리기 중입니다.

    주민들은 개발을 떠나, 불이라도 피해 안전하게 살게 해달라고 호소합니다.

    ◀ 유귀범/구룡마을 주민자치회장 ▶
    "생명과 직결된 것이니까, 그것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강남구청에)보낸 거죠, 공문을. 개발은 두 번째 문제예요."

    이곳에 닥친 재해로 집을 잃은 주민은 올 들어 160여 명에 이릅니다.

    MBC뉴스 남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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