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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아웃렛의 눈속임 판매…"백화점 이월 제품 맞아?"

[이브닝 이슈] 아웃렛의 눈속임 판매…"백화점 이월 제품 맞아?"
입력 2015-01-12 18:03 | 수정 2015-01-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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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통업체들이 수도권 외곽에 잇따라 초대형 아웃렛을 개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시즌이 지난, 그렇지만 품질 좋은 고가의 백화점 상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장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아웃렛을 찾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처럼 우후죽순 늘고 있는 전국의 아웃렛 매장을 채울 만큼 백화점의 재고가 많은 걸까요?

    먼저 보도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아웃렛 쇼핑몰.

    추위가 한풀 꺾인데다 주말을 맞아 쇼핑객들로 붐빕니다.

    ◀ 정문덕 ▶
    "진짜 나들이 나오는 기분도 많이 나고, 쇼핑 안 하더라도 자주 와요."

    아웃렛 시장 규모가 10조 원대로 확대되면서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운영 중인 아웃렛만 17곳, 10곳 이상이 새롭게 문을 열 계획입니다.

    상설할인매장의 의미를 갖는 아웃렛, 그런데 백화점들과 같은 물건을 싸게 팔고 있을까?

    판매제품 상당수가 아웃렛 전용상품으로 채워지고 있는 건 유통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 아웃렛 관계자 ▶
    "백화점에는 없어요. 저희가 공장이 중국에도 있고 인도네시아도 있고 대량으로 뽑은 거…"

    20만 원짜리 가격의 의류에 5-60만 원의 가격표를 붙여 놓고 할인을 해주는 척하는 이른바 '업택' 상품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 의류납품업체 관계자 ▶
    "신제품 비슷한 것을 만들어요. 실제 재고 제품이 아니고 가격을 조금 그렇게 하는 경향이 (있죠.)"

    ◀ 앵커 ▶

    아웃렛은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한 구입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호황을 이루는 몇 안 되는 업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백화점 상품인 줄 알았던 옷이 사실은 백화점에는 없는, 아웃렛매장 전용 상품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유선경 아나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 유선경 아나운서 ▶

    '아웃렛'에선 백화점에서 팔고 남은 철 지난 제품이나 재고품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죠.

    실제로 아웃렛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백화점의 고가 제품을 싸게 산 소비자도 많이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를 없앨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가의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일석 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대형 아웃렛 매장이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백화점의 재고 상품만으로는 아웃렛 매장을 다 채울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 백화점 판매 상품이 아닌, 원가가 훨씬 저렴한 '아웃렛 전용' 기획상품을 따로 만들어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의류업계의 설명입니다.

    ◀ 앵커 ▶

    백화점에서 팔았던 제품이 아니라 저가의 아웃렛용 상품을 따로 만든다는 얘기인데요,

    그럼 백화점 이월상품과 아웃렛용 기획상품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라고 해도 옷 안에 들어 있는 제품 설명 라벨을 살펴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료를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동일한 브랜드의 비슷한 형태의 옷을 각각 비교해 보겠습니다.

    왼편에는 백화점 재고 상품의 라벨인데요.

    여기 보시면 제조국이 한국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의 '아웃렛 기획상품'을 보면 제조국이 '베트남'이나 '중국', 또는 '인도네시아' 등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원가를 낮춰야 하니, 당연히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서 대량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또 제품번호도 서로 다른데요, 왼쪽에 있는 백화점 이월상품은 숫자 '0'으로 시작하는 반면에, 오른쪽의 아웃렛 기획상품은 숫자 '9'로 시작하는 등 백화점에서 파는 제품과 아웃렛용 제품이서로 이렇게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아웃렛 전용' 기획상품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소재로 해외에서 대량 생산을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저가의 제품에도 백화점 제품인 것처럼 높은 가격을 붙인 뒤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 자료를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미리 비싼 가격표를 붙여놓고 대폭 할인해 주는 것처럼 판매하는 걸 업계에서는 '업-택'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웃렛 매장 기획상품으로 중국에서 저렴하게 만든 남성용 패딩 점퍼인데요,

    이 제품을 의류업체는 10만 원에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아웃렛에서는 정상적인 백화점 이월상품인 것처럼 소비자 가격을 원래 가격의 5배나 되는 50만 원을 가격표로 붙였는데요,

    그리고는 50% 할인을 내세우면서 25만 원에 판매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웃렛은 유통마진으로 150%를 남기게 되는 거죠.

    소비자는 고급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샀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저가 제품을 브랜드만 믿고, 훨씬 더 비싸게 산 셈입니다.

    ◀ 앵커 ▶

    그런가 하면 이런 대형 아웃렛 매장에서 위조 명품, 이른바 '짝퉁'을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관련 뉴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경기도의 유명 아웃렛 매장.

    지난 겨울 인기를 끈 몽클레르를 비롯해 다양한 해외 유명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 수입매장 직원 ▶
    "(정품이죠?) 예. 병행수입이에요. 월말까지만 추가 세일 들어가는 거예요."

    한 여성은 이곳에서 100여만 원을 주고 몽클레르 패딩 한 벌을 샀습니다.

    그런데 옷이 별로 따뜻하지도 않고, 매무새도 엉성해 위조품인지 의심하게 됐습니다.

    취재진은 이 옷을 몽클레르 밀라노 본사로 보내 감정을 맡겼고, 다섯 달 만에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몽클레르 본사는 우선 위조된 상품, 이른바 '짝퉁'이 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옷에 적힌 제품번호가 해당 모델의 고유번호와 다르고, 라벨과 장식도 진품보다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명 아웃렛 매장에서 판 명품이 짝퉁으로 판명이 난 겁니다.

    ◀ 병행수입업체 대표 ▶
    "가품은 아니에요. 판매하는데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판매한 것이고…"

    ◀ 앵커 ▶

    해당 아웃렛에서는 개별 매장에서 파는 제품을 일일이 다 확인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의 이름을 내건 아웃렛 브랜드를 믿고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이정민 한보람 ▶
    "광고를 할 때도 이월상품이다 재고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판매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따로 제작됐다는 걸 고지 안 하고 판매했기 때문에 그건 잘못된 것 같아요. 기만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 황미경 ▶
    "백화점 상품이니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속은 것 같죠. 기분 나쁘죠."

    ◀ 강수경 ▶
    "그래도 일단 아울렛을 이용할 것 같긴 해요. 왜냐면 어쨌든 그 브랜드 태그도 그대로 붙어있는 거고. 아울렛 상품을 따로 만든다는 걸 제대로 명시를 해주면 좋을 것 같고…"

    ◀ 이상이 ▶
    "그건 소비자들을 속이는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울렛 제품이라는 것을 명시를 한 다음에 아울렛 매장에다 내놓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백화점 제품하고 완전히 차이가 나긴 하더라고요, 품질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 앵커 ▶

    모든 아웃렛 매장의 제품이 저가의 기획상품인 건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가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따져보고 구입하게 만들 게 아니라, 처음부터 백화점 이월 상품인지 아니면 아웃렛 기획상품인지 구별해서 판매하는 게 상도의에 맞는 일이겠죠.

    유선경 아나운서, 그런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이른바 '프리미엄 아웃렛'이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현재 대기업의 대형 아웃렛은 서울 2곳, 경기도 6곳, 충남과 충북에 각 한 곳씩, 그리고 경북과 경남, 전남에 2곳씩 모두 16곳입니다.

    이 가운데 롯데 아웃렛이 12곳으로 가장 많고요,

    신세계 계열 아웃렛이 3곳, 현대백화점 아웃렛이 1곳입니다.

    대기업 아웃렛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을 살펴볼까요?

    먼저 '롯데 아웃렛'은 경기도 파주와 고양, 이천, 광명, 그리고 서울까지 모두 5곳이고요,

    '신세계 아웃렛'이 파주와 여주 2곳, '현대백화점 아웃렛'이 서울에 1곳으로 모두 8곳입니다.

    그런데 이들 유통 빅3는 앞으로 수도권에만 7곳을 더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롯데'는 경기도 구리와 양주에, '신세계'는 시흥과 의정부에, '현대백화점'은 서울과 김포, 송도에 대형 프리미엄 아웃렛을 추가 오픈할 계획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이처럼 초대형 아웃렛들이 주변 상권을 장악하면서, 그 여파로 근처 중소 규모의 아웃렛들이 폐업을 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 도심 교통체증도 큰 문제인데요, 보도 내용,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몇 해 전만 해도 100여 개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인기를 끌던 경기도 파주의 아웃렛 단지.

    텅 빈 매장 주변에 집기류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그나마 문을 연 매장 직원들도 짐을 싸느라 분주합니다.

    ◀ 조규능/상인 ▶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어요. 지금은 2천 넘기기가 힘들어요."

    인근의 다른 아웃렛도 마찬가지. 바로 옆에 대형 유통업체 아웃렛이 생기면서 부터입니다.

    ◀ 소형 아웃렛 관계자 ▶
    "주요 브랜드들이 중간 중간 빠져나가고, 못 견딘 거죠 여기서. 그러면서 상가가 많이 주저앉고…"

    ◀ 조철현/상인연합회 회장 ▶
    "상권이 고사위기입니다. 매출이 거의 40~50% 꺾여있고, 정말 원통하고 정말 분한…"

    주말이면 교통체증에 주변 도로가 마비되기 일쑤고, 기존 상권과 충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 이부영/중소상인 ▶
    "대기업 하나가 (아웃렛을) 함으로 인해서 저희 중소 상인들 수백명, 수천명이 문을 닫아야 된다는 거죠."

    아웃렛의 빠른 확장과 그로 인한 논란이 커지면서, 국회에서도 아웃렛 관련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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