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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급제동에 돌진 "보복운전은 살인미수"

[이브닝 이슈] 급제동에 돌진 "보복운전은 살인미수"
입력 2015-11-20 17:38 | 수정 2015-11-2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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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영 앵커 ▶

    평소에는 괜찮다가 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 분들이 있죠.

    도로에서 이른바 '헐크'로 변하는 이런 분들 때문에 '보복 운전'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보복운전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살인미수죄가 적용된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체 어떤 사건이었는지 먼저 관련 영상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도로에서의 시비 끝에 SUV 차량 운전자가 갓길에 차를 대고 내립니다.

    그러나 따라 내리지 않는 상대 차량 운전자, 항의하러 다가오는 SUV 운전자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전 속력으로 돌진합니다.

    유리창이 부서질 만큼 심하게 충돌한 운전자는 몇 미터를 튕겨져 나가 나뒹굴었습니다.

    차량으로 사람을 친 35살 이 모 씨는 SUV 운전자가 함부로 끼어들어 시비가 붙었고, 화가 나 상대 운전자를 치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에게 통상 보복운전에 적용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 씨의 행위는 단순히 위협하거나 다치게 하려 했던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살해할 의도였다고 본 겁니다.

    [의정부지방검찰청]
    "계속 액셀을 밟아서 (상대 운전자를 향해) 진행을 한 것이나..'욱하는 심정으로 한 거긴 하지만, 사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라고 이렇게 진술을..."

    ◀ 박선영 앵커 ▶

    앞서 보신 사건과 관련해 경기 의정부지법은 35살 이 모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이 기소단계에서 보복운전 사건에 처음으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한 건데요.

    보복운전은 운전중 고의로 급정거를 하는 등 다른 운전자를 위협하거나 공포심을 주려는 행위입니다.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법'상의 폭력행위로 구분돼 처벌받을수 있는데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형이 선고되는 등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 박선영 앵커 ▶

    자동차는 운전자에 따라 자칫 흉기로도 돌변할 수 있는데요.

    순간의 화를 다스리지 못해 일어나는 보복운전,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유선경 아나운서와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경찰청이 그간 단속결과를 통해 보복 운전의 유형을 분석해봤는데요.

    '고의 급제동' 그러니까, 도로를 질주하다 뒤따라오는 차량 앞에서 갑자기 멈춰서는 수법이 절반이 넘는 5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차량을 가까이 붙여서 미는 유형의 보복운전이 17%로 많았는데요.

    관련 사건들을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승객 13명을 태우고 달리던 고속버스.

    차선을 바꾸려는 순간, 뒤에서 승용차 한 대가 튀어나오더니 바로 앞에서 급정거합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아예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멈춰버립니다.

    1차선을 달리던 택시가 승용차가 끼어들려 하자 속도를 높이며 비켜주지 않습니다.

    잠시 뒤, 이 승용차는 1km를 달려와 택시 옆으로 다가오더니 갓길로 밀어붙입니다.

    2차선을 달리던 택시가 차선을 변경하려 하자 뒤따라 오던 승용차가 추월하더니 지그재그로 급제동을 해 멈춰 섭니다.

    택시가 승용차를 피해 앞으로 나가자 이번엔 범퍼를 들이받으며 멈춰 세웁니다.

    [조 모 씨/피해 운전자 ]
    "옆에 오더니 '왜 가는 길을 막느냐'라며 고함을 치더라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 다음으로 많은 보복 운전 유형은 진로방해(9%)입니다.

    차량의 오른쪽, 왼쪽으로 계속 따라 붙어서 제대로 운전하기 어렵게 위협하는 행동이죠.

    또, 분을 참지 못하고 보복운전을 하다 결국 보복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6%, 운전자에게 욕설을 하는 경우도 5%를 차지했습니다.

    이번엔 이 같은 실제 사례를 담은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승용차가 상향등을 비추며 앞서 가는 차량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차선을 바꾸면 곧바로 뒤따라가고,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며 뒤쫓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경주IC 부근에서 시작된 추격전은 울산 청량IC까지 30km가량 이어졌습니다.

    편도 2차로를 달리다 옆에 가던 차 앞으로 끼어들기를 했는데 뒤에서 상향등을 깜빡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차량 블랙박스 녹취]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뒤에서 깜빡이, 쌍라이트 켜는데!"

    피해 차량에는 아내와 생후 5개월 된 아이가 타고 있었습니다.

    30대 여성 운전자의 차량을 파란색 승용차가 뒤따라옵니다.

    속도를 내더니 갑자기 차로를 바꿔 앞을 가로막습니다.

    빨간색 신호등에 걸리자 갑자기 운전자가 내려 차를 막아섭니다.

    [정 모 씨/보복운전 피해자]
    "운전자 쪽으로 걸어오시니까 제가 정말 무서워서 어떻게 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벌벌벌 떨다가..."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은평구의 한 사거리입니다.

    신호대기 중이던 승합차에 다가온 남성이 손에 든 차량 와이퍼로 앞유리를 계속 내리칩니다.

    "내려!"

    이어 운전석 옆으로 옮겨온 이 남성은 차량 유리와 문짝에 와이퍼를 휘두릅니다.

    이 남성은 택시기사 39살 김 모 씨, 승합차 문짝을 발로 차기도 하고, 침까지 뱉었는데 당시 택시에는 손님을 태운 채였습니다.

    ◀ 박선영 앵커 ▶

    시청자 여러분도 보복운전 때문에 아찔했던 순간들 있으신가요?

    보복운전을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어봤습니다. 들어보시죠.

    ◀ 리포트 ▶

    [김현정 (33)]
    "갑자기 차선 변경해서 앞질러서 들어오더니 멈추는 거에요. 그래서 그 부분은 갑자기 들어오는 부분이다 보니까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박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무섭죠. 당연히.. 죽을 수도 있겠구나."

    [양회철 (62) 택시기사]
    "운전하다 보면 좀 본의아니게 상대방한테 불편을 끼쳐드릴 때도 있고, 내가 불편을 당할 때도 있고, 그건 서로가 그건 생각을 해야 되거든요.개인택시 기사들이 예를 들어서 피해 당한 거 일일이 보복운전 하면 개인택시 영업 못합니다."

    [최경미 (40)]
    "사회가 각박해져서 사람들이 마음 속에 화가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속에 쌓였던 화가 갑자기 폭발하듯 분출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한상락 (40)]
    "참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참을성. 운전하면서 감정을 싣고 운전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냉정하게 하는 게 아무래도..."

    ◀ 박선영 앵커 ▶

    그럼 보복운전은 어떤 상황에서 가장 많이 발생할까요?

    계속헤서 유선경 아나운서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경찰청이 보복운전 사건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원인은 진로 변경, 즉 차선을 바꾸다 시비가 붙어 벌어진 경우가 절반 가까이인 48%에 달했습니다.

    관련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고속도로에서 1차로를 시원스럽게 달리던 승용차.

    앞에 달리던 차가 갑자기 서자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퍽"

    맨 앞에 달리던 검은색 승용차가 급정거를 하면서 사고가 난 겁니다.

    검은색 승용차는 끼어드는 뒤차에 골탕을 먹이려고 급정거를 했고, 이 차 운전자는 보복운전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이른바 삼단봉 사건도 발단은 '끼어들기'였습니다.

    앞차 운전자가 차로를 양보하지 않자, 화를 내며 삼단봉으로 위협했던 겁니다.

    [김상옥/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빨리 가고 싶다든지 안전하거나 쾌적하게 가고 싶다든지 하는 개인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적이 다른 차량으로 인해 깨지게 될 때..."

    편도 2차로 이상의 고속도로에서 1차로는 추월차로이기 때문에, 정속으로 주행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뒤차가 추월하려고 하면 오른쪽 차로로 옮겨 피해줘야 하지만, 운전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보복 운전이 발생한 원인을 좀 더 살펴볼까요?

    <진로 변경>외에도 <경적과 상향등을 사용>해 시비가 붙은 경우가 27%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 앞 차가 <서행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한 경우가 8%, <끼어들기> 시비가 4%로 그 다음을 차지했습니다.

    보복 운전을 한 가해자의 직업을 살펴봤더니, 회사원이 35%으로 가장 많았고, 택시ㆍ버스ㆍ화물차 운전 등 운수업 종사자가 16%, 그리고 자영업자가 14%를 차지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보복운전을 한 사람, 즉 가해자는 40대가 31%, 30대가 24%, 50대 22%순이었고, 보복운전을 당한 사람은 30대가 30%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3%, 그리고 50대 순이었습니다.

    보복운전 피해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13% 정도 됐습니다.

    ◀ 박선영 앵커 ▶

    문신이 새겨진 팔토시입니다.

    이 토시를 팔에 끼고 운전을 하다 위협을 가하는 상대방에게 창문을 열고 보여주면 보복운전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인기라고 하는데요.

    왠지 씁쓸해지기도 합니다만, 보복운전을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심하는 게 더 좋겠죠.

    보복운전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이번에는 이혜민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이혜민 아나운서 ▶

    [보복운전 피하려면?]

    미국의 한 시민단체가 이른바 '보복운전을 막는 십계명'을 내놓았는데요.

    일부를 살펴보면, '화가 난 운전자와는 눈을 마주치지 말고 무시'하라고 충고합니다.

    반대로, 본인이 화가 나기 시작하면 우선, '1부터 10까지 세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라고 조언합니다.

    또, 운전 중에는 일터나 가정에서 있었던 심란한 일을 잊고 '운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바꾸려하지 말라'고 당부하는데요.

    자신의 운전 습관도 못 고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의 운전 습관을 어떻게 고치겠냐는 겁니다.

    꼭 기억할 건 보복운전 때문에 목적지에 '영원히 도착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조금 늦게 도착하는게 낫다'는 당부입니다.

    [신고는 어떻게?]

    보복운전을 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후 상황을 정확하게 밝히려면,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요.

    '블랙박스'가 없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상'을 담는게 좋습니다.

    '112' 경찰 신고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경찰청 '모바일 앱'을 이용해서도 즉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각종 IT기술을 활용해 난폭·보복운전을 줄이는 방법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데요.

    보도 내용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신호도 없이 확 끼어들고, 갑자기 속도를 줄여 뒤차를 위협합니다.

    운전 중의 신경전은 난투극으로도 이어집니다.

    이런 난폭·보복 운전을 줄이기 위해선, 먼저 자신이 얼마나 거칠게 운전하는지 알고, 고쳐야 합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자동차의 운행기록 장치와 가속센서 데이터들을 LTE 통신장치로 운전자 스마트폰에 보내면, 급제동과 급가속 여부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최근 개발됐습니다.

    실제 도로에 나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 다시 급가속해 제한 속도보다 빨리 달렸더니, 스마트폰에 각종 난폭운전 기록들이 집계돼 뜹니다.

    [이한웅/사용자]
    "숫자로 보면 체감이 좀 많이 돼요. '내가 이렇게 운전했구나' 이렇게 보면 좀 달라져요 생각이."

    운전자가 난폭 운전을 한다 싶으면, 자동차가 즉각 경고하는 장치도 해외에서 개발 중입니다.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가 화가 났는지, 욕을 하는지, 표정과 입 모양을 분석해 난폭운전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방식입니다.

    미국 LA에선, 주변 자동차들을 스마트폰 통신망으로 연결해 난폭 운전을 하는 다른 차량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주변 차량들의 과거 난폭운전 기록을 분석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도 시험 중입니다.

    이 밖에도 난폭 운전 차량을 만났을 때, 자동차가 알아서 충돌 위험을 피하는 무인 자율주행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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