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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간 떼어주면 2억" 장기밀매 조직 적발

기사입력 2015-11-20 18:02 최종수정 2015-11-20 18:16
장기매매 인신매매 이식수술
◀ 박선영 앵커 ▶

혹시 장기를 기증하거나 기증받을 사람을 찾는다며 휴대전화번호가 붙어있는 것,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두 불법인데요, 이런 방식으로 장기를 사고 팔아온 대규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장기 이식은 순수한 목적의 기증자가 있었을 때에만 가능할 뿐 사고파는 건 엄연히 불법인데요.

부모가 없는 10대를 대상으로 장기 적출을 위한 인신매매까지 공모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 내용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신장 이식 수술을 앞둔 한 남성이 검진 서류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기증자가 아니라 돈을 받고 장기를 몰래 팔러온 사람이었습니다.

경찰에 검거된 노 모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전국 터미널과 역 등에 장기 매매를 암시하는 홍보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지인들에게는 SNS를 통해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구체적인 가격과 방법까지 설명했습니다.

간과 콩팥의 밀거래 가격은 1, 2억원 정도였습니다.

"다다음주 그때쯤 올라오셔서 입원하시면 될 거예요."
(입원할 때..말씀하신 수술 전날 돈?)
"네, 그때 현금으로 드릴 거예요."

신용불량자나 돈이 필요한 22명이 덫에 걸려들었고, 특히 부모가 없는 10대 청소년들도 포섭 대상이 됐습니다.

실종 신고를 할 지인이 없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실제로 가출한 형제 등 10대 3명을 유인한 뒤 인신매매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실행 직전 우연히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종호/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
"동네 조폭 정 모 씨를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소지품에서 주민등록증 13매를 발견했습니다. 그 출처를 추궁하는 중에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일당 12명을 구속하고 장기를 밀매하려고 한 22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 박선영 앵커 ▶

지금 보시는 화면은 장기 밀매를 시도한 일당끼리 주고받은 SNS 메시지 중 일부입니다.

"무조건 1억 원이냐"는 질문에, "콩팥 크기에 따라 2천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답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이처럼 SNS를 통해서만 은밀하게 소통하며 점조직으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이혜민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이혜민 아나운서 ▶

이번에 붙잡힌 장기 매매 일당은 모두 47명입니다.

점조직으로 활동했다곤 하지만 전체 규모로 보면 꽤 큰 편인데요.

이들은 명백히 불법으로 금지돼 있는 장기 매매를 "합법적인 기증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속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장기 매매를 부추겼습니다.

이런 꼬드김에 넘어가 장기를 팔려던 사람들 대부분은 신용불량자이거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는데요.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습니다.

이들은 콩팥 하나에 5천 만원에서 1억 원까지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조직원들은 가족이 없는 10대 고아들을 상대로 장기 적출을 위한 인신매매까지 계획하기도 했는데, "지낼 곳이 마땅치 않으면 숙소를 제공해 주겠다"며 유인한 뒤 한 달 동안 함께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실종돼도 경찰에 신고할 가족이 없는 미성년 고아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뒤, 서울에 있는 장기매매조직에 팔아 넘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박선영 앵커 ▶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일인데, 조금만 검거가 늦었더라면 정말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기 밀거래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자세한 내용 계속해서 이혜민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이혜민 아나운서 ▶

네. 고속도로 휴게실이나 화장실 벽에 이런 스티커가 붙어있는 걸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장기 매매'라고 검색해 봤더니, 스티커를 보고 문의를 한다는 내용이나, 장기 적출이 위험하지는 않은지, 부작용은 없는지를 묻는 글들, 그리고 돈이 얼마가 필요한데, 장기를 떼어내면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또 암약리에 활동하는 장기매매, 장기알선 조직을 경찰이 검거했다는 소식 역시 매년 심심치않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해외원정 '장기이식 알선조직' 적발]

유명 포털 사이트의 한 카페.

말기 간암 환자와 같이 '간 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곳입니다.

장기밀매 브로커 36살 김모 씨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이런 절박한 마음을 노렸습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간암환자였던 41살 서모 씨에게 접근한 뒤, 1억 8천만 원을 받고 간 이식 수술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브로커 인도인 C씨는 신용불량자인 36살 홍모 씨에게 접근해 3천만원을 주고 간을 산 뒤, 간이식이 필요한 60대 남성에게 1억 8천만원을 받고 장기를 팔았습니다.

[장기매매 암거래 조직 적발]

장기를 팔겠다는 글이 여기저기 나타납니다.

인터넷을 통해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을 모은 뒤 환자가족들에게 접근했습니다.

브로커들은 장기 매매를 숨기기 위해 장기 판매자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환자의 친척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장기판매자]
"걸리면 어떡하나 걱정됐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아무것도 안 물어봐요. 신분증 보고 얼굴 확인하고, 그게 다였어요."

[장기밀거래 환자 가족]
"불법은 확실한데 수술을 확실히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저는 그런 기회라도 있었으니까 사람을 살렸다고 봅니다."

가짜 주민등록증과 가짜 기증확인서에 대학병원과 장기이식관리센터도 속았습니다.

[설진쾌/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사진과 본인 지문을 대조해야 하는데 그 절차를 안 거치기 때문에 위조된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 박선영 앵커 ▶

이처럼 장기 밀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절박한 심정으로 장기를 원하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는데, 기증하는 사람은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장기 이식을 희망하는 환자들은 몇 년을 기다려도 차례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

3년하고도 9개월.

우리나라에서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기다려야 했던 평균 대기 기간입니다.

2년 전에는 3년 1개월이었는데, 1년 만에 8개월 가량 더 늦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3년 9개월이라도 기다려서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은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아예 장기 이식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인데요.

장기 이식이 필요한 사람에 비해, 기증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의 수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만 7천 명 정도 되던 대기자 수는 지난해 약 2만 5천 명으로, 5년 사이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장기 기증자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매년 2천여 명 수준입니다.

지난해 대기자 수가 2만 5천 명이니까 이식 대기자 10명 중 채 1명도 이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단 하나뿐인 목숨은 살려야겠고, 이식 수술 순번이 돌아올 날은 기약도 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보니, 불법 장기매매에 대한 유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170여 건이었던 관련 인터넷 게시물 건수는 3년 만에 1,400여 건으로 무려 8배 넘게 급증했고, 실제 경찰에 적발된 장기밀매 사범 수도 지난 2012년, 13명에서 이듬해 31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장기밀매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세계보건기구에서 장기 밀매를 감시하고 있는 루크 노엘 박사는, "95개 WHO 회원국에서 이뤄진 신장 이식수술 7만여 건 중 1만 건 이상이 불법 이식수술이었고, 이 가운데 75%는 암시장을 통해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박선영 앵커 ▶

우리나라의 장기 이식 성공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의술은 이렇게 뛰어난데, 이식할 장기가 모자라다는 게 참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장기 기증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리고 정착하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삶을 이어갈 수 있겠죠.

선진국과 비교하면 어떤 지도 궁금한데요, 계속해서 이혜민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이혜민 아나운서 ▶

의학계에서는 '골수'처럼 오직 살아있는 사람에게서만 기증받을 수 있는 장기를 제외한 다른 장기들의 경우, 공여자들의 건강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뇌사자로부터 기증을 받아 이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기증에 상당히 인색한 편인데요.

장기 기증자 가운데 뇌사자는 5명 중 1명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환자의 부모나 형제, 자녀 등 가족에게 의지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나마도 지난해 4백 46명이던 뇌사자 장기 기증은 올해 3백 68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나마 '신장', 즉 '콩팥'이나, '간'의 경우, 가족으로부터의 이식이 가능하지만, 심장과 폐, 각막 등은 뇌사 환자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데요.

주요 선진국들의 뇌사자 장기 기증률을 살펴보면, 스페인은 인구 100만 명 당 35명, 미국은 26명, 이탈리아 22명, 영국 20명이지만 우리나라는 고작 8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선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투입됐다 3도 화상을 입어 얼굴을 완전히 잃게 된 한 소방관이, 20대 뇌사자로부터 얼굴을 기증받아 새로운 삶을 되찾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장기 이식 성공률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식 수술 후 약 11년을 더 생존한 비율을 살펴봤더니, 신장은 89%, 췌장은 86%, 간은 72% 였습니다.

장기 기증 문화가 좀 더 확산되고 정착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인데요.

관련 보도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수비수를 제치고 골문으로 달려가는 김상영 군.

체육대학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김군은 태어나자마자 간이 좋지 않아 생명이 위태로웠습니다.

그러나 김군은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김상영/15년전 간이식 수술]
"운동할 때가 제일 기분이 좋고, 제 몸에 제일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이렇게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우리 국민은 1만1천명을 넘어섰지만 기증자의 92%가 환자의 부모나 형제, 자녀로 외국에 비해 가족 비중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하고 떠나는 경우가 워낙 적어 생긴 현상입니다.

[김혜란/어머니, 간 이식 (좌)]
"3개월 산다고 그랬어요. 수술하고 나서 지금 15년을 더 살았어요. 아들 덕분이죠."
[한승진/아들, 간 기증 (우)]
"저는 (기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러나 혈연관계에만 의존해 이식을 받는 현실에서는 선뜻 나서는 가족이 없는 경우, 아무리 급해도 대기자로 마냥 기다려야 합니다.

[서경석/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뇌사자 간이식이 더 많아져야 되고요. 살아있는 사람을 수술한다는 것은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간 이식 수술이 간암도 완치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기증자의 확대라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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