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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암 검진 받았는데 오진 속출, 오진율 높은 암은?

[이브닝 이슈] 암 검진 받았는데 오진 속출, 오진율 높은 암은?
입력 2015-12-17 17:48 | 수정 2015-12-1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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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국가가 권고한 기준에 따라 주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엄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우리 국민의 66%가 국가 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5대 암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암센터가 암 검진을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암 검진 이행 수검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수검률은 65.8%로 집계됐습니다.

    조사 대상은 암에 걸리지 않은 3-40대 성인 남녀 4천 명으로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사 여부입니다.

    암의 종류별로 보면 위암의 수검률이 75%로 가장 높았고 자궁경부암 66%, 유방암 61%, 대장암 60%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수검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대장암 검사는 수검률이 높았습니다.

    암 검진의 주된 동기는 '보험공단 또는 보건소의 검진 통보'라고 답한 사람이 64%로 가장 많았고 '건강염려'와 '직장의 단체검진' 순이었습니다.

    MBC뉴스 엄기영입니다.

    ◀ 앵커 ▶

    지금 들으신 것처럼 건강검진 이행률이 66%라고 하니, 많이 높아지긴 했죠.

    하지만 역으로, 무료로 해 주는 암 검진조차 여전히 받지 않는 사람도 10명 중 3명꼴이나 된다는 얘기인데요,

    왜 무료 암 검진을 받지 않는지 물었더니, 42%가 '건강하기 때문에'라고 답했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또 '검사 과정이 힘들어서'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는 게 최선의 선택이겠죠.

    시청자 여러분도 내가 검진 대상에 해당이 되는지, 우리 가족들은 권고안에 맞게 검진을 잘해 오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국립암센터는 기존의 5대 암에 대한 건강검진 권고안을 개정해, 석 달 전 '7대 암'에 대한 검진 기준을 새롭게 내놨습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과 발생률이 가장 높은 '갑상선암'에 대해서도 건강검진 기준을 만들었는데요.

    암 종류마다 검진 대상 연령과 검진 방법, 검진 주기가 다릅니다.

    먼저 '위암'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평소 위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이라도 마흔 살이 되면 반드시 위암 검진을 시작해야 합니다.

    검진 방법으로는 위장조영술보다는 위내시경 검사가 더 효과적이라고 권고하고 있는데요.

    일흔네 살(74)까지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꼬박꼬박 검진을 받으셔야 합니다.

    다음 '유방암'을 살펴볼까요?

    역시 아무런 증상이 없는 여성이라도 마흔 살부터는 반드시 검진을 시작해야 합니다.

    초음파보다는 유방촬영술을 통해 검진받는 게 더 효과적이고요.

    일흔 살이 되기 전까지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으셔야 합니다.

    '대장암'은 위암이나 유방암보다는 연령대가 조금 올라갑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마흔다섯 살부터 여든 살까지는 1~2년에 한 번씩 '분변 잠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반대로 검진 연령대가 확 내려갑니다.

    만 스무 살만 돼도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이 되는데요.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3년 간격으로 자궁 경부 세포 검사를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암들은 평소 증상이 없는 성인들이라도 모두 검진 대상이었지만, 간암과 폐암은 좀 다릅니다.

    '간암'은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나 간경화증이 있는 고위험군에 한해 6개월에 한 번씩, 그러니까 1년에 2번은 간 초음파 검사와 혈청 검사를 모두 실시해 주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고요,

    '폐암'은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피운 걸 기준으로 30년 이상 피운 적이 있다면 매년 정기적으로 저선량 흉부 CT를 통한 폐암 선별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갑상선암'인데요.

    국립암센터는 증상이 없는 성인이 갑상선 검진을 받는 것에 대해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 임상 증상이 있는 경우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권고했습니다.

    ◀ 앵커 ▶

    올해도 벌써 십여 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매년 연말이면 해를 넘기기 전에 건강검진 받으려고 검진센터 찾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올해는 특히 메르스 여파로 검진을 미뤄둔 경우가 많아 더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연말을 앞두고 병원 건강검진센터는 한마디로 북새통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일산병원은 이미 연말까지 예약이 다 찼습니다.

    특히 몇몇 검사는, 서두르지 않으면 예약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김서만/일산병원 건강증진팀장]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독촉 문자나 이런 걸 받고서 그때 이제 수검 받으러 오니까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려 오시게 되는…"

    고려대 구로병원도 사정이 비슷해서, 올해 남아 있는 예약 가능 날짜가 몇 개 안 됩니다.

    [김경미/고대구로병원 건강증진센터]
    "10월, 11월이 원래 성수기지만 연말이다 보니 12월에도 수검자들 예약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요즘 다른 주요 병원들도 예약이 몰려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기관 검진이 하반기에 몰려 있는 데다, 메르스 때문에 상반기에 미뤘던 검진을 뒤늦게 받고 있는 영향이 큽니다.

    ◀ 앵커 ▶

    그런데 건강 검진을 받을 때도 어떤 항목을 골라야 되나 고민이 되곤 하죠.

    기본 검진만으로는 모든 병을 다 진단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빠진 항목은 알아서 잘 챙기셔야 하는데요.

    여기에다 검진 기관에 따라 비용도 천차만별이고요,

    왜 이렇게 가격차가 큰지 궁금하시죠?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분이라면, 나이에 따라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가슴 엑스선 촬영 등 기본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다섯가지 종류의 암에 대해서는 역시 연령에 따라 2년에 한 번씩은 무료로 검진받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과 <췌장암> 검사는 이 기본 '무료'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특정 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분이나,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우셨다면, 폐암 등 자신에게 필요한 암 검사를 따로 추가해서 받는 게 좋겠죠.

    똑같은 항목의 검사를 받아도 어느 기관은 저렴하고, 또 어느 기관은 비싼데요.

    기본종합검진이라도 가격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그 차이가 상당합니다.

    고급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곳은 당연히 더 비쌀 텐데요.

    대개 건강검진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보다는 대형병원의 검진센터가 가격이 더 높습니다.

    몸에 이상이 발견됐을 경우, 곧바로 수술 등을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을 상시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좀 더 폭넓게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전문 검진센터'가 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항목을 검진해 분석해 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잘 비교해보시고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어제 광주의 한 병원에서 한 40대 남성이 뇌 CT, 즉 뇌 단층촬영 검진을 받은 뒤 구토 증상을 보이더니 돌연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송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광주의 한 내과병원에서 40살 김 모 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은 어제 오전 10시 30분쯤입니다.

    김씨는 이 병원에서 뇌CT검진을 받은 지 40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CT촬영을 마치고 나온 김 씨는 몸에 이상을 호소해 수액실로 옮겨진 뒤 진료를 받는 도중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CT조영제를 사용하기 전에 동의서를 받지 않은 데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알레르기 반응 검사도 생략됐다며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병원측은 사전 동의서를 받지 않은 것은 맞지만 알레르기 반응 검사는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병원진료 기록 등을 통해 의료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 앵커 ▶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확률을 높이고, 더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한 거죠.

    하지만 오진을 하거나, 질병을 아예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대형병원에서 비싼 돈을 내고 한 경우라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보도 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 모 씨는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한 결과,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가슴이 답답하고 쉰 목소리가 나 석 달 뒤 다른 병원을 찾아갔더니 폐암 4기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 남편/폐암 4기 판정]
    "빨리 알았으면 수술이라도 해서 조치를 취하고 할 텐데, 이건 몸에 손도 못 대는 거예요."

    10년 전부터 검진을 꾸준히 받아온 이 여성의 유방 영상을 확인해보니, 깨끗했던 조직 안이 불과 2년 만에 커다란 암 덩어리로 채워졌습니다.

    [유방암 환자/2기 판정]
    "지난번에는 깨끗했고, 이번에는 2기로 판정이 돼서 수술을 하게 된 것이죠."

    의료분쟁 조정기관에는 건강검진에서 문제가 없었는데 그 뒤 암 판정을 받았다는 제보가 적지 않게 들어옵니다.

    한 30대 남성은 건강검진에선 정상이었는데 넉 달 뒤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대장암 환자/3기 판정]
    "암 초기도 아니고 어떻게 3기까지 모를 수가 있나? 검사 괜히 했다 이거. 돈 줘가면서…"

    반대로 건강검진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했지만, 뒤늦게 암이 아닌 걸로 확인된 50대 여성의 사례도 있습니다.

    또 드물기는 하지만 부작용도 나타납니다.

    대장내시경은 출혈이나 천공 위험이, 폐CT는 방사선 과다 노출 우려가 있고, 검사 전 투여하는 조영제는 두드러기 등 과민 반응이나 쇼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경례/한국소비자원 의료금융팀장]
    "(설명을) 자세하게 친절하게 해 줘야 하는데 너무 상품화돼서 (건강검진이) 만능인 것처럼 하니까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죠."

    병원 오진 중 가장 흔한 사례는 암이 생겼는데 못 찾아낸 경우입니다.

    특히 '폐암'에 대한 오진율이 가장 높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한국소비자원이 2012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접수된 '질병 오진으로 인한 피해'를 분석했습니다.

    약 3년의 기간 동안 모두 480건이 접수됐는데, 이 중 62%가 암을 오진한 사례였습니다.

    오진 피해접수가 가장 많았던 암은 폐암이었고 20%, 다음이 유방암 16%, 그리고 식도암과 위암 13% 순이었습니다.

    의료기관별로는 종합병원이 39%로 오진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다음으로 의원급 37%,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발생한 오진 피해도 24%나 됐습니다.

    의학계에선 폐암와 유방암의 경우 오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의료계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확실한 검사 방법 자체가 아직 없다고 말합니다.

    폐는 내시경으로 직접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부위인데다, CT 검사로는 암 조직을 초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김태훈/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흉부사진 찍어도) 신장이라든가 폐 혈관, 기관지 등 그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을 경우에는 결절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유방암의 오진률이 높은 것은 한국인 자체의 특성도 한몫합니다.

    우리나라 유방암은 4, 50대에 많이 발생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60대 이후 환자가 많습니다.

    젊은 환자가 많기 때문에 첫 진단 때 정상이었더라도 암세포가 빨리 자라나 짧은 시간에 암이 진행될 수 있는 겁니다.

    한국인들의 유방조직의 특성상 엑스레이 투과가 잘 안 되는 면도 있습니다.

    [신상훈/국립암센터 박사]
    "치밀 유방에서는 유방암을 발견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50%의 여성이 치밀 유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유방 촉진 검사 등 직접 몸을 자주 살펴보고, 20년 이상 담배를 피워온 사람이라면 최근 폐암 검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저선량 폐CT 검사를 따로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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