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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돈 있어도 못 산다, 성탄절 장난감 구매 '대란'

[이브닝 이슈] 돈 있어도 못 산다, 성탄절 장난감 구매 '대란'
입력 2015-12-21 17:48 | 수정 2015-12-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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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가 들고 있는 이것은 요즘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입니다.

    평소에는 이렇게 자동차 모양을 하고 있다가 특정 카드에 닿으면 순식간에 로봇으로 변신하는 게 이 장난감의 특징인데요, 성탄절 선물로 요즘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진도 이 실물을 구하기 위해 애를 먹었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마트의 매장 한 켠에 요즘 인기가 높은 한 장난감의 진열대가 따로 놓여 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사재기나 도난을 막기 위해 이 장난감을 위한 특별 판매대를 계산대 옆에 설치한 겁니다.

    최근 출시된 새 모델이 오늘 오전 입고되자, 문의 전화가 계속 걸려옵니다.

    [매장 관계자]
    "점보 시리즈는 오전에 들어와 가지고요. 다 나갔고, '요타'만 지금 현재 남아있습니다."

    마치 소중한 보물인양 변신 자동차 보관함까지 가져온 아이는 신형 변신 자동차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박서영/41살]
    "구하기 힘들어서 인터넷 자주 보고, 그리고 밖에서는 문방구 이런 데는 너무 가격이 막 올라서 웬만하면 그런 데서 안 사고, 애들이 하나만 사고 끝나는 게 아니니까요."

    [김희경/42살]
    "(터닝메카드)사줄 계획이었는데, (구하기 힘들어서) 안 될 것 같아요. 시기 지나면 또 자기가 안 쓰잖아요. 너무 비싸고 부모한테 너무 부담인 것 같아요."

    부모 입장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서 장난감을 사줘야 하는지, 왜 이렇게 구하기가 어려운지 답답하기도 합니다.

    [장한영 /37살]
    "매번 전화해서 '에반' 들어왔어요? '타나토스' 들어왔어요? 인기있는 품목들은 많이 안 만드니까. 그런 게 좀 짜증이 나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고..."

    ◀ 앵커 ▶

    완구업계에서 최대 대목으로 꼽는 성탄절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장난감은 특히 유행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올해 성탄절 선물로는 어떤 장난감이 가장 인기일까요. 한 온라인 쇼핑업체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7일 사이 장난감 판매량을 기준으로 터닝메카드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장난감 전체 판매량 중 20%를 차지한 건데요, 터닝메카드 다음으로는 15%를 차지한 '레고'가 2위에 올랐고, 3위는 공작완구인 반짝커(11%)가, 4위는 파워레인저(9%)순이었습니다.

    이 장난감은 지난해 11월에 처음 선보인 뒤 모두 62개가 출시됐습니다.

    기존 모델 1개당 대형 마트 판매가는 만 6천 800원, 하지만 최근 새로 출시된 모델은 크기가 커지면서 가격이 3만 2천 원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워낙 종류가 다양하고, 일부 제품은 색깔별로도 출시가 되다 보니 아이가 이 장난감을 한두 개 갖고 있다고 해도 더 많이 갖고 싶어한다는 게 부모들의 설명입니다.

    게다가 만화 속 캐릭터는 계속 새로 생겨나기 때문에 이 장난감의 가짓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앞으로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 장난감의 품귀 현상이 올 한해 내내 이어지고 있다 보니, 인터넷이나 일부 장난감 매장에선 웃돈을 받고 거래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015-7-20, 시사매거진 2580)

    온라인 쇼핑몰 가격을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적게는 3배에서 인기있는 캐릭터의 경우엔 10배 이상,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강현아]
    "사주려고 클릭을 해 보면 다 품절인 거예요. 그리고 한 5~6만 원을 줘야 이제 시중에 1만 5천 원짜리 정도를 살 수 있는 거예요."

    장난감 도매상들이 모여있다는 서울 천호동 완구 거리로 가봤습니다.

    [E 완구 도매상]
    "(터닝메카드 없어요?) 터닝은 없어요."

    슬며시 코팅된 종이 한 장을 내밉니다.

    가게에서 따로 만든 가격표. 마트에서 1만 6천8백 원에 파는 장난감을 무려 8만 원까지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E 완구 도매상]
    (에반은 어떤 거예요?)
    "맨 위에 거."
    (이거요? 8만 원? 비싸네)
    "지금은 어쩔 수 없어요."

    천안의 한 장난감 가게를 찾아가 터닝메카드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D 완구점]
    (터닝메카드 혹시 있어요?)
    "지금 세트밖에 없는데…."
    (세트에요? 따로는 혹시 안 파시나요?)
    "예, 단품은 지금 없습니다."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사려면 원하지도 않는 다른 제품을 함께 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D 완구점]
    "이 가격하고 이 가격 합해야 돼요. 이게 1만 6천 8백 원. 뒤에 거는 5만 2천 원, 이거는 4만 9천 6백 원."

    16,800원짜리 장난감 하나를 사려면 최소 5만 원 가까이를 더 내라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버린 상황. 인기 제품에다가 같은 제조업체의 다른 제품을 붙여서 파는 이른바 끼워팔기입니다.

    그러나 제조업체 측은 물건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재고품을 떠안기는 일명 밀어내기를 한 사실이 없으며 일선 상점에서 벌어지는 끼워팔기도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
    "매장에서의 그런 판매행위는 제조업체와는 무관하고요. 물량이 모자라다 보니 일부 매장에서 나오는 문제로 알고 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문제는 이번 성탄절을 앞두고 벌어지는 이른바 완구 대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거죠. 지난 5월 '어린이날'에는 이 시계 모양의 장난감이, 또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는 이 공룡 변신로봇을 놓고 품귀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보도내용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2014-12-18)

    이른 아침, 대형마트 장난감 매장.

    아직 문도 안 연 매장 앞에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 생겼습니다.

    파워레인저 로봇 장난감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나온 겁니다.

    [김정훈]
    "신랑이 집에서 6시 반에 나와가지고요. 아까 여기 9시까지 줄 섰다가 교대한 거예요."

    같은 시각, 다른 대형마트.

    파워레인저 로봇을 사러 수십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직원]
    "3가지 상품 중 1가지만 선택해서 구매하실 수 있고요."

    준비된 물량은 모두 180개. 번호표를 받은 사람만 살 수 있습니다.

    가까스로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장난감을 품에 안은 어른 얼굴엔 미소가 가득합니다.

    [박명재]
    "상탄 거, 대학붙은 것보다 더 좋은거 같아요."

    매장 문이 열기도 전에 동이난 로봇들.

    "이거 때문에 환장하겠네…. 진짜 이게 뭐라고.."

    =============================

    (2015-05-05)

    한 대형마트의 장난감 코너. 선물을 사러 온 사람들이 몰리면서 출근길 지하철을 방불케 합니다.

    [이건자]
    "어린이날이고 이런 날이면 손주들을 사주고 싶어서. 사랑스러우니까 또 사주게 돼요."

    이번 어린이날 최고 히트상품인 요괴 워치는 준비했던 물량 5만 개가 진작에 매진됐습니다.

    ◀ 앵커 ▶

    새로운 장난감이 출시돼 인기를 끌 때마다 이처럼 품귀 현상이 빚어져 부모들이 물건을 찾느라 고생을 하게 되는데요,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한 대형마트가 지난 2013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최근 3년간 완구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자 어린이들의 완구 매출이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아 완구 매출 비중은 2013년 23%에서 지난해 28%로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38%로 급증했는데요, 최근 텔레비전에 방영돼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들이 남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변신 로봇을 주제로 한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이걸 장난감으로 만들 때 이 가운데 어떤 장난감이 소위 대박이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인데요, 무작정 만들었다가 안 팔리면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니 업체만 탓할 일도 아닌 상황입니다.

    ◀ 리포트 ▶

    (2015-10-18)

    국내 캐릭터로 소위 '대박'이 나도 제조는 중국 공장이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이병우 회장 / 한국완구협회]
    "국내에서는 찍어내는 틀을 개발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캐릭터 개발 기획을 하더라도, 중국서 생산을 하고 있는 것이죠."

    중국에 제품을 한번 주문하면, 물건을 받는데 보통 2-3개월이 걸립니다.

    현재 국내 장난감 시장은 TV 만화영화에 의해 히트상품이 좌우되고 있는데, 유행 주기가 짧아 업체들로선 재고위험까지 무릅쓰고 대량주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용재 / 완구업체 '비앤씨' 대표]
    "시장 수요 예측을 못하기 때문에 미리 많이 만들어 놓지 못하고, 수요가 폭발할 때는 순간적으로 수량대응을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소비는 국내에서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지다 보니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이 있어도 그때그때 생산해 시험해보기도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만화영화 캐릭터에만 의존하기보다 교육완구나 스마트 완구를 개발해 완구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이러한 과도한 장난감 구입 열풍의 이면에는 '다른 애들도 다 갖고 있는데, 우리 애도 사 달라면 안 사 줄 수 없다'는 부모들의 심리에다, 이를 겨냥한 상술도 한몫한다는 지적인데요,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정윤경 교수 /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부모 보기에는 '그 로봇이 있어야, 그 카드가 있어야 내 아이가 같이 놀 수 있을텐데.. 그게 없어서 혹시 제외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불안..."

    [범상규 교수 /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돈을 조금이라도 더 주고 사고 싶다.' 이런 현상들이 계속 누적되다 보면, 그 판매하는 중간 도매상 입장에서는 '어? 이거 잘 팔리니까 가격을 좀 더 올려도 되겠네…' 소비자 입장에선 상당히 지갑이 가벼워지는 그런 악순환을 겪게 되는 거죠."

    ◀ 앵커 ▶

    그런데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애태우는 부모들의 심정을 노린 인터넷 사기 행각도 벌어지고 있다는데요.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2015-12-18)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신제품 장난감을 시세보다 싸게 판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시중가보다 1~2만 원 웃돈을 받았고 물건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 / 피의자]

    "(장난감 구한다는)글이 많이 올라와 있길래, 장난감이랑 티켓 두 개..."

    아이들 장난감뿐만이 아닙니다.

    이 씨는 매진된 인기 가수 공연표를 판다고 허위 글을 올리기도 해 성탄절과 연말 특수를 노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확인된 것만 12명에게서 한 달간 240만 원의 돈을 챙겼습니다.

    [신 모 씨/피해자]

    "줄을 두 시간 정도 서시면서도 구입하지 못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일하는 엄마니까 매번 제가 마트를 때마다 갈 수가 없으니까.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기가 원해서"

    이씨는 가짜 운송장 번호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고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가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평소 다니던 PC방에 두고 간 빈 택배 상자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가 들통나 꼬리를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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