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신재웅

[이슈클릭] '매 맞는 교사들', 교권침해 하루 평균 13건

[이슈클릭] '매 맞는 교사들', 교권침해 하루 평균 13건
입력 2015-12-31 20:22 | 수정 2015-12-31 20:29
재생목록
    ◀ 앵커 ▶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선생님을 빗자루로 때리고, 침을 뱉고, 욕설을 하고.

    얼마 전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진 이 모습에 많이 놀라셨을 겁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교권이 땅에 떨어졌는데요.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가하는 교권침해 사건은 최근 5년간 2만 4천여 건이나 됐습니다.

    하루 평균 13건씩 발생했다는 건데, 그 실태를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장난스런 말투로 놀립니다.

    [00고교 1학년 학생]
    "아프겠다."
    "얘들아 선생님한테 그러면 안 돼."

    침을 뱉고 욕설까지 합니다.

    [00고교 1학년 학생]
    "안 아파? 안 아프냐고. 00놈아!"

    교단에서 있을 수 없는 모욕과 폭행을 당했지만, 기간제 교사는 처벌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학생 4명과 이 장면을 촬영하고 유포한 학생을 입건했습니다.

    교육부가 지난 5년간 학생들에 의한 교권 침해를 조사한 결과, 폭언이나 욕설이 1만 5천여 건, 62%로 가장 많았고, 수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일도 21.3%나 됐습니다.

    교사를 상대로 폭력을 휘두른 경우도 393건이나 됐습니다.

    경북 구미에선 교사가 훈계를 했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이 발로 교사를 걷어차고 물건을 집어던졌습니다.

    [경북 교육청(지난 5월)]
    "선생님이 나무라니까 그랬다네요. 철제 의자를 던졌다고..."

    여교사들은 성희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대전에서는 여교사의 치마 속을 몰카로 찍어 중학생 20여 명이 돌려 본 일도 있었습니다.

    수업 중 게임을 하던 학생에게서 스마트폰을 받아내려다 폭행을 당했다는 전직 중학교 교사 33살 최 모 씨.

    자괴감에 교직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 모 씨/전직 중학교 교사]
    "안 뺏기려고 하니까 (강제로) 가지고 가는데, 일어서면서 제 멱살을 잡은 거죠. 순간적으로 수치스럽고, 교직에 대해서 회의를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피해를 당해도 공개적으로는 대응하긴 어렵습니다.

    스승답게 학생을 다뤄야 한다는 교육계의 분위기 때문입니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
    "어디까지나 (학생을) 지도를 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상위 기관에 신고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어서..."

    특히 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들은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속앓이만 하고 마는 일이 많습니다.

    [현직 기간제 교사]
    "재계약이나 교원평가를 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까 자기가 잘못을 안 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연관돼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끼죠."

    이 때문에 숨겨진 교권 침해 사례는 교육부에 보고된 2만 4천여 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른바 '매 맞는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교원지위향상법' 개정안은 상임위에 회부된 지 2년 반 만인 오늘에서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