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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집이 기울었어요" 땅 꺼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슈 투데이] "집이 기울었어요" 땅 꺼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입력 2015-12-28 07:32 | 수정 2015-12-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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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훈 앵커 ▶

    지난 토요일 오전에 발생한 서울 녹번동 주택 균열, 한겨울에 1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인근 모텔로, 친척집으로 대피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죠.

    성탄절부터 금이 가고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고 26일부터는 가스관 파열이 확인됐는데, 현재 주택 2채는 붕괴 직전인 상태입니다.

    근처에 터파기를 하는 공사장이 있어서 이것 때문이 아닌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사실은 여기만이 아닙니다.

    서울에서는 이런 크고 작은 땅 꺼짐 현상이 하루에 2건 정도 발생합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낡아서 물이 새는 상수관과 하수관인데요.

    서울에 깔린 상·하수관의 48.5%는 설치한 지 30년이 넘은 상태입니다.

    그럼 서울 녹번동 주택들이 지금 어떤 상탠지, 신지영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녹번동 건물 기우뚱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한 주택가.

    건물 내부는 화장실벽과 바닥 사이에 금이 가 주먹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현장 조사 결과 모두 8채에서 크고 작은 균열이 발견됐고 두 곳은 아예 건물이 기울었습니다.

    금이 가고 기울어진 집들 근처에는 5층짜리 빌라 공사장이 있습니다.

    공사 현장에선 터파기가 진행되고 있었고 몇 주 전부터 '벽에 금이 간다'는 민원이 은평구청에 접수됐습니다.

    [이수곤 교수/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지질이 생각했던 것보다 취약해서 토압이, 힘이 이쪽으로 더 많이 밀린 것 같고"

    은평구청은 긴급 안전점검 결과, 주택 8채 모두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하고, 붕괴 위험이 있는 두 채는 건축주에게 철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신지영입니다.

    ◀ 박재훈 앵커 ▶

    멀쩡하게 살고 있던 내 집이 저렇게 갑자기 기울고 금이 간다면 참 당황스러울 텐데요.

    박창현 아나운서, 그런데 이번 사고 말고도 땅 꺼짐 현상은 여러 곳에서 일어났죠?

    ◀ 박창현 아나운서 ▶

    네, 아파트가 기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월에도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가 동쪽으로 27cm 정도 기울었는데요.

    인근 공사장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면서 땅이 가라앉은 게 원인이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신촌에서 도로가 갑자기 꺼졌는데요.

    이 때문에 도로를 지나가던 15톤 하수도 준설 차량이 옆으로 넘어졌습니다.

    또, 지난 8월엔 종로구와 여의도에서도 도로가 갑자기 꺼지면서 2미터 깊이의 구멍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서울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땅 꺼짐 현상은 올해 상반기에만 4백 건이 넘는데요.

    인명 피해까지 불러오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서울 용산역 앞 버스 정류장.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보도블록 위를 걸어가는 순간, 보도블록이 밑으로 꺼집니다.

    곧바로 두 명이 이 구멍에 빠져버립니다.

    지름 1.2미터, 깊이 5미터의 싱크홀입니다.

    20대 남녀 두 명은 다리를 다친 채 20여 분 동안 갇혀 있다가 구조됐습니다.

    ◀ 박재훈 앵커 ▶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 걱정하는 걸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기우라고 하는데, 땅 꺼짐을 걱정하는 게 이제 기우가 아니군요.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 걸까요.

    ◀ 박창현 아나운서 ▶

    네, 가장 큰 원인은 물이 새는 상수관과 하수관입니다.

    서울 땅 꺼짐 원인의 85%가 바로 불량 상·하수관 때문이었는데요.

    물이 새면, 물이 흘러가면서 흙도 빠져나가기 때문에 지하에 공간이 생기는 겁니다.

    신촌과 여의도에서 잇따라 도로 함몰이 발생한 게 하수관 때문이었습니다.

    또, 각종 개발 공사도 원인입니다.

    터파기를 하거나 지하를 개발하면서 지하수가 유입되고, 이와 함께 흙도 쓸려나가는데요.

    지난 2월 명일동의 한 아파트가 기울어진 것도 인근 공사장으로 지하수가 흘러들어오면서 지반이 약해진 게 원인이었고요.

    지난해 서울 송파구를 불안에 떨게 한 잇따른 도로 침하도 지하철 공사의 영향으로 밝혀졌습니다.

    상·하수관에서 샌 물이나 공사를 하면서 나온 지하수가 얼마나 지반을 약하게 하는지, 관련 보도로 확인하시죠.

    ◀ 리포트 ▶

    낡은 하수관에서 샌 물이나, 공사 도중 나온 지하수가 토사를 쓸고 지나가며 땅속에 빈 공간이 만듭니다.

    여기에, 물을 머금어 약해진 지반이 지표면에 가해진 무게를 견디지 못해, 땅이 그대로 주저앉게 되는 겁니다.

    물을 흡수한 지반의 강도를 실험해 봤습니다.

    먼저, 건조한 흙입니다.

    1 제곱 센티미터 당 1.6kg의 무게를 견딥니다.

    다음, 이보다 물을 두 배 더 흡수한 흙입니다.

    0.35kg의 무게에도 으깨집니다.

    압력에 견디는 힘의 4분의 1도 안 됩니다.

    ◀ 박재훈 앵커 ▶

    보도 보면 사실, 해외에서도 땅이 움푹 꺼지는 일이 종종 있던데 그 나라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 박창현 아나운서 ▶

    2년 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도 대형 땅 꺼짐 사고가 일어났는데요.

    한밤중에 땅이 꺼지면서 3층짜리 리조트가 무너져내렸습니다.

    땅 꺼짐은 이렇게 해외에서도 적지 않은데요.

    도시 개발에 따른 땅 꺼짐을 막기 위해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합니다.

    지하수의 흐름을 살펴서 땅속이 비는 공동 현상을 미리 알아내는 거죠.

    또, 미국과 영국은 땅 꺼짐 위험 지역을 따로 분류해서 시공 방법도 다르게 적용하게 하는데요.

    아직 우리나라는 지하 공간을 통합해서 관리하는 기관도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땅 꺼짐이 일어나기 전에 일어나는 전조 증상도 잘 살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혹시 다른 곳보다 지면이 내려앉았거나 도로가 움푹 패고 균열이 가 있으면 땅 밑에 문제는 없는지 한번 의심해 봐야 합니다.

    [박삼규/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노후화된 하수관로라든지, 흙을 되메웠다든지, 그런 곳에서 주로 발생하고요. (일본) 도쿄시를 예를 들면 1년에 약 100건 정도 지반 함몰이 일어나는데."

    때문에 막연한 공포심을 갖기보다 지반이 약한 도로 아래 시설물 점검만 제대로 해도 상당수 사고들을 미리 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 박재훈 앵커 ▶

    지하에 여러 시설물이 얽혀있는데도 관리하는 기관도 다 다르다는 게 사실 땅 꺼짐을 막는데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정부는 오는 2019년까지 지하 공간 통합 지도를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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