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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마약 확산 비상, '마약 청정국'은 옛말

[이브닝 이슈] 마약 확산 비상, '마약 청정국'은 옛말
입력 2016-03-21 17:28 | 수정 2016-03-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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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국에서 들여온 마약류 약품을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서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압수된 마약 중엔 이른바 '물뽕'이라고 불리는 여성흥분제도 포함돼 있었는데요.

    먼저 보도내용부터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경찰이 차량 트렁크를 열자, 상자 안에는 이른바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류들이 가득합니다.

    41살 김 모 씨 일당은 중국에서 국제택배를 통해 들여온 마약류를 인터넷과 SNS에서 팔아 12억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구매자만 8백 명을 넘었습니다.

    [임진우/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3대]
    "구매자들은 주로 30~40대 남성들로서 회사원으로 확인되고 있고요. 흔히 데이트 강간 약물로 보이는 여성흥분제에서는 대부분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으며…."

    경찰은 김 씨 일당이 보관 중인 마약을 압수하고 중국에서 마약을 공급한 공범을 쫓고 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한 남성이 정신을 잃은 듯 몸이 축 늘어졌다 곧 일어나 이리저리 부딪히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데요.

    이 남성은 일명 '물뽕'이라고 불리는 GHB, 즉 '감마 하이드록시 뷰티린산'에 중독된 환자입니다.

    GHB는 원래 근육강화제로 개발됐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환각 증상을 일으켜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주로 음료수에 타 마신다고 해서 '물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무색, 무취, 무미라는 특성 때문에 '여성흥분제' 혹은 '데이트 강간약'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일부 남성들이 몰래 음료수나 술에 이 마약을 타서 여성에게 먹인 뒤 성폭력 등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앵커 ▶

    미국이나 남미 등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마약 접촉 위험이 적은 건 사실이지만 한국도 이미 '마약청정국'은 아닙니다.

    마약을 다른 나라로 보내는 발송기지로 삼는 조직들이 있고, 마약 사범도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을 나경철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우리나라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마약은 91.6kg.

    약 2천백억 원어치로 4년 동안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가장 많은 양이 적발된 건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인데요.

    약 72kg이 적발됐습니다.

    무려 24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전체 마약 밀수 적발 건수는 지난 2011년 174건이었던 것이, 지난해엔 325건으로 아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1kg 이상의 마약을 밀반입하는 '대량 밀수'가 30% 정도 늘었습니다.

    '청정국'으로 분류된 한국발 화물은 깐깐하게 검색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리고, 국제 마약 조직들이 우리나라를 거쳐 다른 나라로 마약을 운반하고 있는 겁니다.

    20g 이하 적은 양을 밀수하려다 적발된 경우 역시 81%나 증가했는데요.

    주로 여행자나 국제우편, 특송화물을 통해 밀반입하려다 적발됐습니다.

    마약 사범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약 청정국'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것이 만 명 선인데, 지난 한 해 경찰이나 검찰 등에 적발된 마약 사범은 1만 천 9백여 명으로 6년 만에 기준치를 넘어섰습니다.

    마약을 투여하는 사람들의 직업도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무직이 30% 이상으로 가장 많았지만 회사원이나 농업 종사자, 일용직 노동자, 가정주부,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마약사범들이 적발돼 직업을 불문하고 사회 곳곳에 마약이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앵커 ▶

    최근에는 마약을 인터넷이나 SNS로 주문을 하고, 택배나 해외직구로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거래 방법이 더욱 은밀해지다 보니 적발은 쉽지 않은 반면, 일반인들도 마약의 검은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는건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작대기·얼음, 크리스털 판매"

    "전국 배송…. 수도권 1시간 내 거래"

    한 인터넷 광고 글입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로 광고를 하는 건데 검색 한 번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채팅 어플 아이디로 연락을 해봤습니다.

    돈만 보내면 퀵서비스로 마약을 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어플을 통해 판매자는 직거래로 필로폰을 넘기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리저리 장소를 바꾸며 30분이 지난 뒤, 한 남성이 갑자기 차에 올라타더니 물건을 건넵니다.

    [마약 판매상]
    "약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여유분으로 조금씩 더 넣었어요."

    검색 한 번으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겁니다.

    ==============================

    다방 영업은 눈속임이었고, 실제론 주변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마약 장사를 해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다방 안에서 철저히 직거래만 해 경찰 추적을 피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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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품 보관함을 열자 일회용 주사기 7개가 나옵니다.

    각각 필로폰 0.8~0.9g씩 들어 있었습니다.

    마약판매상 김 모 씨는 물품보관함에 필로폰을 넣어놓은 뒤 구매자들에게 보관함 열쇠를 넘겨 왔습니다.

    ==============================

    중국 상하이에서 도착한 국제소포입니다.

    나란히 줄지어있는 볼트를 집어서 돌리자 볼트가 분리되면서 돌돌 말린 비닐 속에 1g 정도의 하얀 덩어리가 보입니다.

    필리핀에서 수입된 램프.

    양초가 있어야 할 부분을 뜯자 역시 밀봉된 비닐이 나옵니다.

    모두 필로폰입니다.

    ◀ 앵커 ▶

    마약 복용은 결국 중독으로 이어져서 자신과 가족의 삶만 파탄 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해치는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도 영상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검정색 외제차량이 양쪽 차선에 있는 차를 잇달아 들이받으며 갑자기 튀어나옵니다.

    "아, 뭐야! 어머머!"

    최 씨는 차량 14대를 들이받으며 500m가량 운전을 하다가 택시를 타고 달아났지만 결국 붙잡혔습니다.

    검거 당시 필로폰 4그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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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복 4차로 도로 한가운데서 갑자기 승용차가 화물차 앞을 막아섭니다.

    승용차에서 내린 남성이 뒤차로 다가가 운전자의 멱살을 잡고 때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이번에는 차 안에 있던 사냥개까지 풀어 위협합니다.

    겁에 질린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를 하려 하자 머리를 후려치고 허리띠를 풀어 사정없이 때렸습니다.

    경찰조사결과 오 씨는 폭행 당시 대마초와 필로폰에 취해 환각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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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성년자를 고용해 노래방을 운영하다 영업정지를 당한 41살 구 모 씨.

    구 씨는 당시 적발된 종업원 18살 김 모 양 등과 함께 천안의 한 빌라에 머물다 마약을 투약한 환각 상태에서 김 양을 12시간 동안 둔기로 폭행했습니다.

    [이종민/천안서북서 강력 2팀장]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환각상태에서 특별한 살해동기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는데, 피의자도 자기가 마약에 취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 앵커 ▶

    앞서 '물뽕'이라는 마약이 성범죄에 악용된다는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은 수면제나 진정제 같은 약물도 범죄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2006년부터 2012년 사이에 의뢰된 진정제 성분 약물 관련 성범죄 148건을 분석했더니, 마약성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사용한 경우가 3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피해자 모르게 졸피뎀을 먹도록 해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뜨린 뒤 성폭력을 저질렀던 겁니다.

    졸피뎀 외에도 '로라제팜'이나 '알프라졸람' 등 비슷한 계열의 진정제와 항히스타민제 계열인 '클로르페니라민'도 성폭행에 악용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특히 졸피뎀은 비교적 체내에서 분해돼 작용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물과 함께 적정량을 복용하면 30분 내에 잠이 들도록 돕는 약품입니다.

    하지만 술과 함께 먹거나 과다 복용할 경우, 기억을 잃거나 이처럼 환각 증세를 일으킬 수 있어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량만 복용해야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의심스러운 자리에서 평소 주량만큼 마셨는데, 극심하게 어지럽거나 졸린 경우, 또 몸에 힘이 없는 느낌이 든다면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합니다.

    졸피뎀을 이용한 범죄도 있었는데요.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남성 두 명이 종이컵에 담긴 율무차를 마십니다.

    몇 분 뒤, 한 남성이 잠이 들어 고개를 떨구자 옆자리에 앉은 남성이 지갑을 꺼내 사라집니다.

    [남 모 씨/피해자]
    "율무차를 갖다주더라고요. 그거 먹고 몇 시간 동안 정신을 잃어버린 거죠."

    43살 김 모 씨가 지갑을 훔치기 위해 지인에게 수면제인 졸피뎀을 탄 율무차를 마시게 한 겁니다.

    김 씨는 불면증이 있다며 병원에서 졸피뎀 사흘분을 쉽게 처방받았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졸피뎀이란 단어를 검색하자 처방전 없이 파는 수입 졸피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앵커 ▶

    최근에는 대마나 필로폰 같은 마약뿐 아니라, 앞서 보신 것처럼 의사로부터 합법적으로 처방을 받은 약물에 중독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일부 연예인들이 상습적으로 맞다가 적발된 '프로포폴'도 이런 처방 약물에 속하는데요.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김 씨는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전국의 병원을 돌며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급기야 어떤 날은 보이는 병원마다 들어가 하루 7번의 내시경 검사를 자청했습니다.

    2년 동안 310개 병원에서 투약받은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는 548번.

    [김 모 씨/프로포폴 중독]
    "저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것 같습니다. 그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고…. 몸이라든지 심리적 의존성이 강한 약품인 것 같습니다."

    ==============================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이 병원은 최근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환자당 주사 4개 분량을 썼다고 의약품 관리대장에 표기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됐습니다.

    실제로는 2개 분량을 사용해놓고, 다른 2개 분량은 빼돌린 겁니다.

    ◀ 앵커 ▶

    지금 보셨듯이 마약뿐 아니라 처방약품에 의한 중독 현상도 심각합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약물에 중독되면 스스로 끊기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조성남/강남을지병원 원장]

    [Q. 마약이나 약물 중독, 왜 위험한가?]

    "중독은 강한 약이냐 약한 약이냐 따지는 건 의미가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약물의 종류에 따라서 느낌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 어쨌든 긍정적인 느낌이란 말이죠. 그게 뇌에 한 번 저장이 되면 평생 안 없어지니까…."

    [Q. 처방 약물 중독이 더 위험한 이유는?]

    "최근에는 처방 약물 남용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수면제, 다이어트 약으로 사용되는 각성제, 또 마약성 진통제라든가 또 프로포폴 같은 마취제, 케타민 같은 마취제가 (있는데요). 처방약물들은 처방에 의해서 받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내가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평생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중독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중독은 의지만 가지고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서 회복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면서 뇌질환입니다. 치료적 도움이 꼭 필요한 질병이죠."

    [Q. 약물 중독, 치료는 어떻게?]

    "의사의 보고의무 조항이 삭제됐기 때문에 이미 비밀 보장하에 어느 병원에서나 의료 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국에 21개의 치료보호 지정병원이 있습니다. 지정병원에서 무료로 1년간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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