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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비보호 '우회전 사고' 급증, 사고 유발 '과속방지턱'

기사입력 2016-03-22 17:45 최종수정 2016-03-22 21:03
비보호 우회전 방지턱 인명사고
◀ 앵커 ▶

우리나라는 운전을 할 때 직진과 좌회전, 또 유턴은 모두 정해진 교통 신호에 따라서 하면서, 우회전은 신호 없이 언제든지 가능하죠.

그런데 최근 우회전을 하던 차량이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보도 내용부터 보시죠.

◀ 리포트 ▶

교차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고 우회전하는 굴착기.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성을 보지 못해 사고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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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우회전해 이면도로로 들어가던 트럭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남성을 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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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차량이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는 경우 앞에서 나오는 보행자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성일/서울 서대문구]
"생각 없이 가다가, 갑자기 큰 차가 속도 안 줄이고 튀어나올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좀 위협을 느끼죠."

◀ 유선경 아나운서 ▶

세계적으로 비보호 우회전을 허용하는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우리나라 이 3곳뿐입니다.

우리나라는 1973년 도로교통법 시행세칙이 개정되면서, 정면의 신호가 초록 불일 때는 물론 빨간불일 때도 우회전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3월 15일까지 석 달도 채 되지 않는 이 기간 동안,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는 차량과 부딪혀서 목숨을 잃은 보행자가 6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보호 우회전이 도입된 지 40년이 넘었는데도 계속 이렇게 사고 위험이 높다면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발생한 우회전 관련 사고의 사례를 분석했더니, 승용차 보다는 버스나 화물차, 건설기계차 등 덩치가 큰 대형차량이 우회전 사고를 훨씬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 차량의 경우 오른쪽 전방 지역이 운전자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이런 사고로 14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관련 보도 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이수역 인근의 횡단보도입니다.

마을버스에 치인 한 30대 여성.

소방관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
"여기서 그렇게 크게 사고 날 자리가 아닌데…."
"생때같은 (멀쩡한) 아이를…."

우회전하던 마을버스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았고, 여성은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 앵커 ▶

길을 건너다 우회전하는 차량에 의해서 다치는 사람이 늘면서 보행자들은 언제 차량이 튀어나올지 몰라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요.

시민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안성훈]
"파란불인데도 불구하고 차들이 막 지나가려고 그래서 실제로 거의 사고가 날 뻔한 적도 몇 번 있었고요. 좁은 골목일수록 더 심한 것 같아요."

[정보리]
"특히 아이들 유모차 몰고 갈 때 차들이 갑자기 좌회전, 우회전해버리면 깜짝깜짝 놀랄 때도 많아요."

[정명훈]
"우회전을 하다가 자전거가 갑자기 등장을 하면서 굉장히 놀라서 급정거한 경험은 있고요."

[노정환]
"우회전하다가 직진하는 버스에 가려서 사고 난 적이 있어서…. 우회전하면서도 횡단보도 같은 게 사각지대여서 잘 안 보이는데, 표지판이라든지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경찰은 그래서 올해 안으로 서울시내 사고 위험이 높은 교차로를 선정해 "우회전 전용 신호"를 우선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우회전 신호가 도입되지 않은 교차로라도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우회전 차량에 대해서는 현장 단속을 강화할 계획인데요.

그럼 어떤 경우에 적발 대상이 되는지, 영상으로 자세히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기 전에 위치한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초록 불이면 우회전을 하면 안 됩니다.

이럴 경우, 신호 위반입니다.

하지만 우회전을 하자마자 나오는 횡단보도의 경우에는 신호등이 초록 불이어도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사고가 나면 처벌을 받는데요.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교통 '섬'이 있는 도로에서는 언제라도 우회전은 가능하지만 역시 사고가 나면 처벌을 받습니다.

[최찬호/서울 마포경찰서 경비교통과장]
"신호 위반 책임은 묻지 않겠지만, 보행자가 다 통과한 다음에 건너야 처벌을 면하게 됩니다."

◀ 앵커 ▶

이번에는 '과속방지턱'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차량이 높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몸이 함께 튀어 올랐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과속 운전을 막기 위해 설치한 방지턱이 오히려 사고를 부르는 흉기로 돌변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시죠.

◀ 리포트 ▶

버스가 달리면서 과속방지턱을 넘는 순간.

뒷좌석에 타고 있던 탑승자들의 엉덩이는 물론 발과 다리까지 크게 들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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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봐도 불룩한 과속방지턱, 높이가 10cm가 넘습니다.

[인언상/초등학교 2학년]
"학원 차 탈 때는 아이들이 많으니까 서로 부딪혀요. 무섭다고 하고, 떨리기도 한다고 해요."

움푹 패이고 깨진 과속방지턱은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교통사고를 줄이려고 만든 게 애물단지가 된 셈입니다.

[조규남]
"눈 오는 날은 경사가 너무 지면 차가 미끄러질 수 있지. 경사가 너무 높으니까요."

[김필수/대림대학교 교수]
"실제로 부상을 유발시킬 수가 있고 목이라든지 척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부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 유선경 아나운서 ▶

운전자의 과속을 막기 위해 설치된 과속방지턱, 그런데 높이도 폭도 모두 일정하지 않고 제각각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기준을 보면, 일반 도로에 설치된 방지턱의 폭은 적어도 3.6미터는 돼야 하고, 도로의 폭이 6미터가 안 되는 좁은 도로에서는 방지턱의 폭이 적어도 2미터는 되게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폭보다 중요한 게 높이인데요.

높이는 일반 도로의 경우 10센티미터를 넘으면 안 되고요, 좁은 도로에서는 7.5센티미터를 넘으면 안 되는 걸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또 방지턱 전방 20미터 앞에는 반드시 경고 표지판이나 안내 문구가 있어야 하고, 한눈에 잘 띄도록 야간에도 반사가 되는 노란색 도료를 선명하게 칠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요?

서울시가 지난해 8월 서울시내 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 3만여 개를 조사해 봤더니, 설치 규격에 부적합한 방지턱이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개 중 1개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겁니다.

게다가 과속방지턱을 안내하는 교통안전표지가 설치된 장소는 10곳 중에 1곳에도 못 미쳤습니다.

경기도는 어떨까요?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연구실에서 11개 시군의 과속방지턱 1만 2천 개를 조사해 봤더니, 10개 중 1개는 기준을 벗어난 '부적합 방지턱'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아파트단지 내 방지턱 등은 통계에 아예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앵커 ▶

실태가 이렇다 보니 '과속 방지턱'이 오히려 차량을 망가뜨리고,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윤형구]
"좁은 도로뿐 아니라 큰 도로에서도 방지턱이 갑자기 높게 나와서 차가 이렇게 점프하듯이 높게 뛰어서…."

[이성필]
"방지턱이 있는지 몰라서 속도를 줄이지 못해서 깜짝깜짝 놀랐던 기억들은 많이 있습니다."

[홍승훈]
"방지턱 높이의 규격화라든지 아니면 방지턱 색깔을 좀 더 화려하게 해서 차량들이 많이 볼 수 있게 한다든지…."

[김선용]
"너무 높아서 생각보다 차가 많이 튀어가지고 떨어지면서 긁은 적이 있거든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그런 건 이해는 되지만, 또 반대로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규격화하고, '어디는 어떤 사이즈' 이런 것들이 체계화된다면 좀 더 운전하는데 사고 내지는 차의 훼손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앵커 ▶

문제는 이렇게 마구잡이로 방지턱을 만들어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건데요.

국토부의 규정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어서, 사고가 나거나 피해가 발생해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계속해서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여기 사진을 보시면 방지턱 한 쪽이 움푹 패여 있습니다.

차량 앞바퀴가 이 구멍에 걸리면 차체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또 이렇게 중간 중간 쪼개져서 울퉁불퉁한 방지턱도 흔히 볼 수 있죠.

이 방지턱은 아예 도색이 다 벗겨져 버렸습니다.

이럴 경우 운전자가 방지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다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과속방지턱 피해 사례는 모두 33건인데, 이 가운데 방지턱 충격으로 차량이 파손되거나 에어백이 터진 경우, 또 운전자가 부상을 입은 사례가 5건이고, 나머지 28건은 길을 걷던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가 부적격 방지턱에 걸려다친 사례였습니다.

지나치게 높거나, 훼손된 채 방치된 방지턱이 운전자에게만 위협적인 게 아니라는 얘기죠.

또 경기연구원 휴먼교통안전실에서 올해 초 경기도민 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과속방지턱을 넘다가 사고가 날 뻔한 위험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요.

앞 차량이 급작스럽게 속도를 줄여 부딪힐 뻔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과속방지턱을 넘다 차량이 파손됐다는 응답이 30%, 또 충격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차량 조작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가 23%, 그리고 방지턱을 피해 가려다 오히려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는 답변이 21%로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방지턱이라고 해도 피해가 생기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요.

보도 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이 모 씨는 버스 맨 뒷좌석에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과속방지턱을 넘어갔고, 충격으로 이 씨는 몸이 튀어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버스회사 측은 소송에서, "승객이 손잡이나 지지대를 잡고 있었어야 했다"며 이 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그러나 "순간의 충격으로 사고가 났는데, 지지대를 잡지 않은 것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6천4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유영호/변호사]
"승객에 대한 안전배려 의무를 다하기 위해 과속방지턱에서는 속도를 줄여 주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서울시내만 하더라도 3만여 개의 과속방지턱 중 설치기준에 부적합한 것이 1천4백여 개나 될 정도로 곳곳에 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과속방지턱 앞에서는 무조건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앵커 ▶

서울시가 그래서 이번에 과속방지턱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어제 시의회가 과속방지턱 설치 규정을 정비한 새 조례안을 내 놨는데요.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서울시의회가 과속방지턱의 설치 규정을 대폭 정비하는 개정 조례안을 내놨습니다.

과속방지턱 길이는 3.6m, 높이는 10cm 이하로 하고 연속해 설치할 때는 최소 20m 이상 간격을 두도록 했습니다.

[박중화/서울시의회 교통부위원장]
"차량 손상을 방지할 수 있고, 주민도 다치지 않고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례가 개정돼도 제대로 정비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하나에 100만 원 정도 하는 비용을 구청 예산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개정 조례안이 다음 달쯤 시의회를 통과하면 연말까지 모든 과속방지턱을 정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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