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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늙어가는 대한민국, 불안한 '고령화 사회'

[이브닝 이슈] 늙어가는 대한민국, 불안한 '고령화 사회'
입력 2016-03-29 17:44 | 수정 2016-03-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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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백세시대가 축복이 아니라 그늘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인데요.

    우리나라 고령화 현실을 먼저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전 국민을 나이 순으로 일렬로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의 나이를 '중위연령'이라고 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이 중위연령은 스물한 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마흔 살로 스무 살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연령대가 높아졌다는 뜻이죠.

    오는 2040년에는 중위연령이 52세로, 쉰 살을 넘길 전망입니다.

    대한민국이 점점 더 늙어간다는 얘기인데요.

    보도 내용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살 이상 고령 인구는 662만 명, 전체 인구의 13.1%로 UN이 정한 고령 사회 기준 14%에 근접했습니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노인 인구 비율인 노령화 지수는 94.1명으로 처음으로 90명을 넘었습니다.

    이 추세라면 오는 2030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4%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15~64살의 생산 가능 인구는 지난해 3천6백만 명에서, 2060년에는 2천1백만 명으로 크게 줄어듭니다.

    생산 가능 인구 100명이 지난해에는 노인 18명을 부양했지만, 2060년에는 노인 80명을 부양해야 합니다.

    ◀ 앵커 ▶

    사회가 고령화된다는 건, 노년의 삶이 더 길어진다는 얘기인데요.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노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하고 또 실제로 보내고 있을까요?

    통계청이 내놓은 수치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7시간 16분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렇다면 이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절반이 넘는 3시간 48분을 'TV를 보는데'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TV시청 시간도 길어지고, 또 여성에 비해 남성의 TV시청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고령층의 경우,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교제 활동을 더 활발히 하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렇다면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경제적인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을까요?

    관련 보도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 우리나라 전체 가구 가운데 38% 이상은 노후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규직 근로자 가구는 8.6%만이, 자영업자 가구는 27%가 노후준비 방법이 없다고 응답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55%가 노후 대책이 없었습니다.

    정규직 근로자들 역시 노후 대책의 대부분을 국민연금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정규직 근로자 가구의 78%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주요 노후소득원이었고, 개인연금이나 부동산 같은 다른 노후대책은 없었습니다.

    연구원은 제도개편으로 소득대체율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공적연금에만 의지한다면 충분한 노후소득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일본의 한 연구기관의 조사내용인데요.

    단순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35%가 예순 살 이상의 노인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예순 살 이상 범죄자 중 40%가 같은 범죄를 6차례 이상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문제는 범행을 반복하는 그 이유입니다.

    법을 무시해서라기보다 일부러 감옥에 가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빈약한 연금 생활에 비해 감옥에서 생활하면, 금전적인 면에서 25% 정도 더 풍족하게 살 수 있어서 일부러 '감옥'을 택하는 빈곤한 노인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사회에서는 빈곤층 노인을 뜻하는 '하류노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까지 했습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하루 숙박비 2천엔 2만 원짜리 간이 숙박소에서 난 불로 11명이 숨지고 20명 가까이 다쳤습니다.

    사상자의 대부분은 60살 이상 생활보호 대상자였습니다.

    [간이 숙소 거주자]
    "(딸, 아들한테) 폐 끼치기 싫고, 다른 사람들과 살기 싫어서 (여기 삽니다)."

    가족뿐 아니라 사회에서 고립된 채 쓰레기 더미 속에 사는 씁쓸한 여생도 늘고 있습니다.

    [쓰레기 집 생활자]
    "쓰레기에서 먹을 것, 고양이 밥, 깡통 같은 것이 나옵니다."

    총무성 조사결과 연금만으로 생활하는 노인 부부의 경우 한 달 평균 6만엔 60만 원이 부족한 마이너스 인생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금 수급자]
    "연금은 내리는데, 건강 보험은 계속 오르니까…."

    [연금 수급자]
    "내 생명과 경주하는 느낌입니다."

    은퇴 이후 궁핍에 시달리며, 생활 보호 대상 수준의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을 일컬어 '하류 노인'이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런 빈곤층 노인 문제, 비단 이웃나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죠.

    안락한 노후는커녕, 빚에 시달리다 결국 파산에 이르는 이른바 '노후파산'이 우리 나라에서도 심각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유선경 아나운서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서울 중앙지법이 올해 1월과 2월 파산 선고를 내린 천 727명을 분석해 봤더니, 이 가운데 4백 28명이 60대 이상 노년층이었습니다.

    파산자 4명 중 1명꼴로 60대 이상이라는 얘기인데요.

    노년층 파산자의 수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50대보다는 적었지만, 40대와 비슷하고 30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파산 선고를 받는 노년층이 갈수록 늘고 있는 데 대해서 법원은 "젊은 사람들은 빚을 져도 벌어서 갚을 수가 있지만, 노인 계층은 소득이 있다 해도 생계비 등을 제외하면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되서 파산에 이르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회는 점점 고령화되고 있지만, 노후 대비에 실패한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이른 아침, 성당 앞에 노인들이 길게 줄지어 있습니다.

    생계수단이 없다 보니 500원짜리 동전 한 닢을 받으려는 겁니다.

    종교단체들이 나눠주는 동전 한 닢에 노인들의 여정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됩니다.

    [70대 노인]
    "(하루에) 8천 원 벌 때, 5천 원 벌 때…. 매일 그래요 매일. 한 달 내 매일 쫓아다녀야 해."

    여든세 살 김병수 할아버지.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자녀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 8년째 가로세로 2미터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을 누볐던 경력을 살려 일하고 싶지만, 노인을 찾는 곳은 없습니다.

    월 20만 원 기초연금이 소득의 전부인 할아버지가 고시원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김병수/83세]
    "얼마든지 할 수 있죠. 그런데 기업에서 뭐 60이 넘었다 하면 쓰려고 하나요?"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자녀와 떨어져 지내는 노인 열 명 중 여섯 명은 정기적인 용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봉양을 당연시하던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 비율이 줄어드는 '가족 해체'가 노인빈곤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KDI, 한국개발연구원의 자료인데요.

    우리나라 60대 이상 노년층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미국 등 16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층의 소득 대비 가계 부채 상환 부담이 전 연령대 평균보다 높은 유일한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중반부터 부채를 줄여가기 시작하는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7년에서 9년 정도 늦은 50대가 돼서야 빚을 갚기 시작하다 보니 부채 상환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KDI는 한국의 40대는 교육비 부담 때문에 부채를 줄일 여력이 적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앵커 ▶

    집을 사기 위해서 대출을 받고, 그 집에 묶여서 실제로 쓸 돈은 없는 상황, '하우스 푸어'라고도 부르죠.

    이렇다 보니 노후대책으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처럼 돈을 받아서 쓰는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도 내용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에 3억 4천만 원짜리 빌라를 갖고 있는 한갑용 씨는 5년 전 집을 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매달 80만 원의 주택연금을 받습니다.

    [한갑용]
    "(사후에) 본인 말고 배우자까지 계속 동일 금액을 준다는 것을 굉장히 매력 포인트로 봤던 것이죠."

    주택연금 가입자는 2007년에 제도 도입 이후 3만 명 정도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는데, 평균 72살 가구주가 2억 8천만 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월 99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주택연금이 고령층 부채 감축과 노후 대비, 주거 안정 등 1석 3조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만 60살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추고, 올 하반기부터 9억 원 넘는 집이나 주거용 오피스텔까지로 대상도 확대하기로 한 이유입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현재 자기 집을 갖고 있는 60세 이상 연령층 가운데 주택연금에 가입한 사람의 비율은 겨우 0.8%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새로운 주택연금 활성화 방안을 다음 달 25일부터 시행하는데요.

    '주택연금 전환 상품'은 60세 이상으로 주택담보 대출이 남았을 때 빚을 털어내는데 중점을 둔 상품입니다.

    주택연금으로 받을 돈 일부를 한 번에 찾아서 대출을 갚고, 나머지 돈은 매달 연금식으로 받는 겁니다.

    '우대형 주택연금'은 특별히 취약계층을 위한 건데요.

    집값이 1억 5천만 원이 안 되는 고령자를 위해 연금액을 10% 정도 더 주는 상품입니다.

    '주택연금 사전 예약 상품'은 40, 50대를 대상으로 한 건데요.

    '사전예약'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순 살에 주택연금에 가입하겠다고 미리 예약을 하면 혜택을 주는 방식입니다.

    관련 보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정부는 고령화 사회가 다가온 만큼 노년층의 소득 보장이 시급하다고 보고, 주택연금을 더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쓰고 있는 40, 50대가 주택연금에 가입하겠다고 약속하면, 조건에 따라 60세에 대출액 1억 원당 148만 원이나 296만 원을 장려금으로 지급합니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주택연금에 가입하길 원한다면 연금 총액의 70%를 일시불로 지급해주고 1억 5천만 원 이하의 집으로 연금에 가입하면 월 지급금을 10% 정도 올려줘 소득을 늘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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