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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바싹 마른 봄철, 곳곳 '산불' 발생주의

[이브닝 이슈] 바싹 마른 봄철, 곳곳 '산불' 발생주의
입력 2016-04-01 17:27 | 수정 2016-04-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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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앞서 들으신 것처럼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 정도로 날씨가 요즘 확 풀리면서 산과 들로 나들이 계획 세우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맘때 주의해야 되는 게 있죠.

    바로 '산불'인데요.

    매년 '청명'과 '한식', 요 기간에만 16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산불 긴급점검에 나설 정도인데요.

    특히 날씨가 많이 건조해서 최근 산불이 매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엔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는데요.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야산 중턱에 빨간 헬기 한 대가 심하게 찌그러진 채 추락해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63살 김 모 씨가 숨졌습니다.

    [경기도 화성소방서]
    "다시 저수지 쪽으로 물을 담수 하려고 이동을 하다가 프로펠러가 멈추듯이 천천히 돌면서 그대로 밭으로…."

    이 헬기는 산불 진화를 위해 화성시가 한 민간 업체로부터 빌린 것으로 두 달 전 전북 김제에서 추락한 헬기와 같은 기종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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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정상 부근의 불길이 긴 띠를 이뤘습니다.

    충남 청양군 운곡면의 한 야산 정상 부근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나자 산림청 진화차량 10여 대와 소방대원과 공무원, 주민까지 2백여 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였습니다.

    ==============================

    칠흑 같은 어둠 속 산 능선을 타고 시뻘건 불길이 내려옵니다.

    경북 청송의 마을 뒷산에 전투기가 추락한 지 15시간쨉니다.

    헬기로 공중 진화에 나섰는데, 그마저도 야간에는 불가능해 잡혔던 불길이 다시 번졌습니다.

    ◀ 앵커 ▶

    봄이 되면 유독 산불 소식을 자주 전해드리게 되는데요.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나경철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산림청의 통계를 봤더니 예상하셨겠지만, 봄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지난해 전체 산불 건수를 살펴보면, 6백 건이 넘어 최근 10년 중 최다 수치입니다.

    이 6백여 건 중 3백 70여 건이 특히 3월부터 5월 사이, 즉 '봄'에 발생해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3월에만 산불이 2백 건이 넘게 발생해서 산림청이 산불 집계를 시작한 1981년 이후 3월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최근 10년간 통계는 어떻게 될까요?

    해마다 발생한 산불 4백 건 중 60%가 봄에 집중돼 있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봄에는 대형 산불 사건이 일어난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간의 사건들을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지난 2005년 4월, 천 년의 역사를 지닌 고찰이 산불에 무너졌습니다.

    [뉴스데스크 (2005.4.5)]
    "천 년 고찰 낙산사의 대웅전이 거센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초속 20m가 넘는 강풍 탓에 진화작업도 속수무책입니다."

    10년 후, 역시 낙산사 인근에서 산불이 또다시 발생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졸였습니다.

    [뉴스데스크 (2014.3.24)]
    "특히 바람이 산에서 낙산사 방향으로 불고 있어, 자칫 지난 2005년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를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도화 스님/낙산사 (2014년 당시)]
    "놀란 가슴이죠. 몇 년 전에 화재로 인해서 낙산사가 손상되는 큰 아픔을 겪었는데…."

    지난 2013년 3월, 주말 이틀 동안 울산과 포항 등 전국 26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150여 개 너비의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뉴스데스크 (2013.3.10)]
    "시뻘건 불길이 아파트 바로 앞 야산을 뒤덮습니다. 불씨가 아파트 꼭대기 20층에 날아들어 순식간에 한 가구를 삼켜버립니다."

    [뉴스데스크 (2013.3.10)]
    "산 능선을 타고 불길이 번져갑니다. 마을 곳곳이 불바다로 변했고, 불타는 집과 축사를 보며 주민들이 발만 동동 구릅니다.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로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이처럼 산불이 봄철에 집중되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건조한 날씨'입니다.

    이 시각에도 강원도 강릉 일부 지역에는 건조경보가, 그리고 충청북도와 강원도, 서울과 경기 곳곳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산불은 낙엽 속에 수분이 어느 정도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실효습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지금처럼 건조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실효습도'가 낮을 경우, 단 20, 30초 만에 낙엽에 불이 붙을 수 있습니다.

    실험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건조특보 상태를 가정해 실험해봤습니다.

    실효습도 25%로 마른풀들은 열을 가하자 26초 만에 불이 납니다.

    실효습도 35%에선 37초 만에 불이 붙습니다.

    반면 여름철 생잎은 5분이 지나도 연기만 납니다.

    [이병두/국립산림과학원 박사]
    "바짝 마른 상태이기 때문에 불붙는 시간이 짧은 거죠. 건조주의보 내린 지역의 연료 (나뭇잎) 상태가 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

    초속 3m, 봄바람이 불면 어떻게 될까.

    바람이 없을 땐 불이 1m 번지는 데 4분이 걸리지만 바람이 불면 불과 50초 만에 잿더미로 만듭니다.

    5배 가까이 빨리 번지는 겁니다.

    봄바람은 불꽃까지 멀리 옮깁니다.

    불붙은 수풀에서 불티가 날리더니 순식간에 다른 들풀에 옮겨붙습니다.

    이른바 '비화 현상'.

    지난 2009년 호주에선 불티가 최대 35km까지 날아가 불을 확산시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앵커 ▶

    이번에는 산불이 왜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지 그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나경철 아나운서, 산림청이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산불의 원인을 분석했다고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 나경철 아나운서 ▶

    산불 발생 원인 1위는 바로 산에 오르는 등산객이나 주민이 내는 불로 전체의 40%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논이나 밭두렁을 소각하다가 불이 산으로 번지는 경우였는데요.

    매년 봄이면 잡초와 해충을 없앤다며 논밭에 불을 놓기도 하는데요.

    이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산림청은 앞으로 논밭 소각행위를 신고하면 최대 3백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불길이 인근 산으로 번져 산림청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이 화재로 직원가족 등 2명이 다치고 1억 6천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마을에 사는 80대 노인이 공장 바로 옆 논두렁에 놓은 불이 원인이었습니다.

    충남 예산에서는 논두렁을 태우다 생긴 뿌연 연기가 도로를 뒤덮으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9중 추돌 사고로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묵은 밭을 태우던 불이 산으로 번지자 당황해 불을 끄던 70대 노인이 질식해 숨진 일도 있었습니다.

    [구범서/충북농업기술원 팀장]
    "벼멸구나 애멸구 같은 해충들은 땅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논두렁을 태워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결과를 계속해서 살펴볼까요?

    산불 발생 원인 3위는 '쓰레기 소각', 4위는 '담뱃불'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산불 사건 중 6%가 담뱃불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특히 등산로에 담배꽁초를 버릴 경우에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은데요.

    영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왼쪽은 등산로의 밟힌 낙엽처럼 잎을 잘게 부수고 오른쪽은 깊은 산 속의 온전한 낙엽을 그대로 실험했습니다.

    잘게 부순 쪽에서만 곧바로 불이 붙었습니다.

    실제 열 영상으로 보면 열기를 잘 응축해 착화율이 스무 배나 높았습니다.

    [이병두/국립 산림과학원 농학박사]
    "(담뱃불은) 좁은 열기를 보존을 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부서진 낙엽들이 열기를 잘 보존하기 때문에 (불이 쉽게 붙는 거죠)."

    왕래가 잦아 낙엽들이 잘 부서진 등산로나 산길 도로가 담뱃불에 훨씬 취약하다는 뜻입니다.

    담배가 두꺼울수록, 또 낙엽 바로 위보다는 속에 숨겨져 있을 때 불붙는 속도가 빨랐습니다.

    빠르면 90초 만에 붙었지만 20분 지난 뒤에 불이 번지기도 해 인적이 사라지고 뒤늦게 산불이 날 수 있음도 확인됐습니다.

    ◀ 앵커 ▶

    보신 것처럼 바로 이런 위험 때문에 산에서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거나 음식을 해 먹는다고 불을 피우시면 안 되는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취사를 하다 적발되는 등산객들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등산객들이 주변을 살피더니 슬그머니 담배를 꺼내 피웁니다.

    숲으로 들어가자 라면을 끓이던 등산객들이 깜짝 놀라 일어섭니다.

    취사가 금지된 것을 몰랐다고 우기고 먹던 거니 마저 먹겠다는 억지도 부립니다.

    "아이, 물 끓이는데."
    ("불 끄세요, 불 끄시고…. 자연공원법에 따라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산불 방지 기간에 출입이 통제된 등산로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제지당하고, 비 오는 날은 단속이 없을 줄 알고 출입이 통제된 등산로로 들어갔다 하산길에 적발됩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현재 산림보호법에 의하면, 지금과 같은 산불조심기간에 산림이나 산림 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우거나 라이터 등을 가지고 들어가면 10만 원에서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또 불이 나서 산림을 태울 경우 설사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백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하니까 명심하셔야겠습니다.

    그런데 등산길에 무심코 버린 페트병 또한 산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물이 든 둥그런 페트병에 햇빛이 통과하면서 초점이 맞춰지자, 8초 후 신문지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2분이 지나자 불이 붙습니다.

    마른 나무는 초점이 생긴지 5초 만에 연기가 나고, 14분 뒤 불꽃을 내며 타들어 갑니다.

    돋보기로 태양열을 모아 불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원리인 '수렴화재'입니다.

    수렴화재처럼 인위적인 요인이 아닌 자연발화로 인한 산불 등 화재는 해마다 160여 건, 이틀에 한 번꼴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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