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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노인성 질환 '녹내장', 젊은층도 주의

[이브닝 이슈] 노인성 질환 '녹내장', 젊은층도 주의
입력 2016-04-01 17:44 | 수정 2016-04-0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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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불리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녹내장'인데요.

    시신경이 손상돼서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의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차주혁 기자의 보도를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눈의 성인병'으로 불리는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눈으로 본 것을 뇌로 전달하는 기능이 약해져 점차 시력을 잃게 되고, 결국엔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50대 이상 환자가 10명 중 6명 이상을 차지할 정도여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2009년 40만 명 수준이던 전체 환자 수는 5년 만에 70만 명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40대 미만의 젊은 층 환자도 급증해 같은 기간 8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안압에 영향을 주는 고혈압과 당뇨의 증가 그리고 스마트폰 등 각종 영상기기의 잦은 접촉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없고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합니다.

    스마트폰은 30cm 이상 떨어져 봐야 하고, 강한 자외선에 눈을 직접 노출하지 않는 것이 일상 속 예방법입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 앵커 ▶

    흔히 노년층에서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진 백내장과 녹내장, 자주 들어보신 안과 질환이죠.

    둘 다 발병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없고, 방치했다가는 자칫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연령별 환자 현황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백내장'은 환자가 주로 60, 70대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반면에 '녹내장'은 10대와 20대, 전 연령대에 골고루 분포돼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더이상 녹내장을 '노인성 질환'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서 나이가 젊다고 해서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질환이 바로 '녹내장'이라는 겁니다.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실제로 젊은층에서 녹내장 환자가 늘고 있다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40대 이상에서 많이 생기는 병이지만 최근에는 20, 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녹내장 환자는 2011년 3만 4천 명에서 2013년 약 4만 명으로 17% 증가했고 30대 환자도 2011년 5만 3천 명에서 2013년 약 6만 명으로 13% 늘었습니다.

    이렇게 젊은 녹내장 환자가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바로 스마트폰을 꼽고 있는데요.

    스마트폰을 너무 가까이서 들여다보거나 어두운 곳에서 오래 사용하는 게 습관이 되면 눈에 무리가 오면서 근시가 생기게 되죠.

    그런데 근시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녹내장 발병 위험도 함께 높아지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녹내장은 노인 질환이다", 이 편견 때문에 젊은층에서는 그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방심하기가 쉬운데요.

    시민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대엽]
    "확실히 밤에 불 꺼놓고 스마트 기기 만지거나 그러면 나빠진 것 같은 느낌이 확실히 드는 거 같아요. 그냥 눈 나빠지면 안경 맞추면 되고 이러니까…."

    [이희지]
    "눈에 뭔가 힘이 빡 들어가는 기분이 들고, 휴대폰 보고 있다가 딴 데 보면 두 개씩 보이고 그런 경우가 있긴 했어요. 반짝반짝거리고. 다른 부위는 바로 병원에 가든가 약을 먹든가 하는데, 녹내장은 젊은층한테 생긴다는 거 자체도 지금 처음 들었고 신기하네요."

    [성동희]
    "조금 뭐 잘 안 보이거나 피곤하면 노안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넘어갈 때가 많죠. 일부러 가서 검진을 받는다는 생각을 안 했죠. 연세가 드시면 녹내장이나 백내장이 올 수 있는 확률이 좀 높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아 그런데 녹내장이 젊은층에도……."

    [정병인]
    "보통 어르신들이 많이 생기는 병인 줄 알았는데 10대부터 생긴다는 건 몰랐어요. 다른 쪽 종합검진은 받아볼 생각은 있는데 눈 쪽은 따로 받아볼 생각을 못 해봤던 거 같습니다."

    [김대철]
    "암이라고 하면 뭐 몸에 정말 큰일 나는 거니까…. 그런데 눈이 좀 침침하고 피로하고 이런 건 만날 느끼는 증상이니까 이게 심각하다라는 느낌은 잘 못 받겠더라고요."

    ◀ 앵커 ▶

    녹내장은 평소 자각증상도 없는데다가 시신경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검진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어떨까요.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유선경 아나운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우리가 암검진은 열심히 받는데 녹내장 검사는 별로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유선경 아나운서 ▶

    성인 대부분은 녹내장 검진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녹내장학회가 마흔 살 이상 남녀 1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 10명 중 9명은 녹내장 검진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면 시력검사와 안압검사 정도만 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그런데 둘 다 녹내장 진단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 있는 사진을 보시면 녹내장 초기일 때의 시야는 정상일 때의 시야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자리 부분이 살짝 흐릿하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녹내장이 진행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녹내장 말기일 때의 사진인데요.

    주변 시야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져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심 부분의 시력에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변을 보는 데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면을 보는 데는 문제가 없는 건데요.

    따라서 정면을 보고 시력을 재는 일반적인 시력 검사로는 정상일 때와 비교했을 때 결과에 큰 차이가 없어 녹내장 여부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또 많은 분들이 녹내장에 걸리면 안압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증상을 분석해 보면 전체 환자의 71%가 안압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의 7명은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에 걸렸다는 얘기인데요.

    그러니까 안압 검사로도 정확한 녹내장 진단이 어렵다는 얘깁니다.

    관련 보도 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안압을 재고 있는 여성, 결과는 12로 정상입니다.

    하지만 시야 검사 결과 이 여성은 앞을 볼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진 상태, 녹내장 환자로 판명됐습니다.

    [왕봉순]
    "안압은 정상인데 녹내장이라고 그래서 이상했고…. 녹내장이 뭔지 조차도 몰랐어요."

    보통은 시신경이 지나는 길인 사상판이 높은 안압에 눌려 손상을 입은 게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는 달리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 10명 중 7명의 안압은 정상.

    또 다른 시신경 손상 이유를 찾기 위해 분당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녹내장 환자 백여 명의 눈을 단층 촬영해 봤습니다.

    그 결과 사상판이 안구에 가깝게 위치한 사람에 비해, 사상판이 찌그러져 안구에서 멀리 있는 사람이 녹내장이 진행되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사상판 모양에 따라 시신경이 눌릴 수 있는 겁니다.

    [김태우/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사람마다 눈의 구조가 다른데, 그 구조에 따라서 안압이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사상판이 뒤로 많이 휠 수 있는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동안 눈 검진에 크게 관심이 없으셨다면 이 숫자를 새겨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0.1.1.

    40대부터는 1년에 1번씩 반드시 안과 종합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뜻인데요.

    녹내장을 초기에 발견해 시력 손실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는 시력검사와 안압검사 외에도 시신경 검사나 시야 검사 같은 전문적인 녹내장 검사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권합니다.

    ◀ 앵커 ▶

    들이신 것처럼 녹내장 환자들은 점점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져서 옆이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말기 녹내장 환자들도 아무런 제한 없이 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계속해서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앞서 보신 것처럼 녹내장은 말기로 진행이 되더라도 중심 시력에는 큰 차이가 없어 운전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국 녹내장학회가 환자 7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운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단 2%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교통사고 위험은 어떨까요.

    일본 게이오 대학의 연구 결과, 녹내장 초기와 중기에는 교통사고율이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녹내장의 말기가 되면 교통사고율은 6배 이상 껑충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정작 이 사실을 환자 본인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 리포트 ▶

    우유배급소를 운영하는 장 모 씨는 매일 배달차를 운전합니다.

    얼마 전 녹내장을 진단받기는 했지만 운전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합니다.

    [장 모 씨/녹내장 환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아요. 운전하는 건. 아무 이상이 없어요."

    정말 그럴까요?

    카메라를 설치해 지켜봤습니다.

    무리 없이 달리는가 싶더니 왼쪽에서 갑자기 다른 차가 나타나자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겨우 멈춥니다.

    측면에서 일어나는 교통상황에 대해 반응 속도가 현저하게 느린 겁니다.

    다시 검사를 받아보니 시야에서 까맣게 표시된 안 보이는 부분이 예전보다 훨씬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유정권/고대안암병원 안과 교수]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환자분은 잘 보인다고 생각을 하지만, 주변의 시야가 결손되거나 흐려지면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튀어나오는 자전거나 이런 걸 빨리 발견할 수가 없죠. 그러면 반응이 늦어지니까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요."

    ◀ 유선경 아나운서 ▶

    따라서 녹내장이 진행된 환자라면 운전에 보다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운전면허를 갱신할 때마다 안과 전문의의 검진을 거쳐 그 결과를 기관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운전면허를 취득하거나 갱신할 때, 단순히 시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시력과 함께 '시야 검사'도 함께 진행해야 교통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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