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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옥시, 피해자들에게 '5년 만에' 사과

[이브닝 이슈] 옥시, 피해자들에게 '5년 만에' 사과
입력 2016-05-02 17:45 | 수정 2016-05-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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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옥시 측이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 보상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형식적인 사과라며 이들의 사과를 거부했는데요.

    '너무 늦었다'며 항의했습니다.

    먼저,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옥시 제조사인 레킷벤키저 코리아의 아타 사프달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받은 모든 분들께 가슴 깊이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아타 사프달/레킷벤키저 코리아 대표]
    "피해자들과 그 가족분들께 가슴 깊이 머리를 숙여 사과 드리고자 합니다."

    대표가 사과한 직후, 피해자 가족들이 강력 항의하면서 기자회견은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옥시 측은 전적으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로 보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등급과 2등급의 피해 등급을 받은 피해자들에게는 우선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개별 피해자들의 보상 범위를 명확히 했습니다.

    하지만, 보상 규모에 대해선 피해자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혀 구체적인 보상과 관련해 진통도 예상됩니다.

    옥시 측은 지난 2013년 조성한 50억 원의 기금 외에 추가로 50억 원을 더해 모두 100억 원의 인도적 기금을 마련해, 나머지 등급의 피해자 구제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연대 측은 "5년간 외면해온 옥시 측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형식적인 사과를 내놨다"며, "한국에서 즉각 철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이상민입니다.

    ◀ 앵커 ▶

    옥시 측의 오늘 공식사과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표면화된 지 5년 만에 이뤄진 겁니다.

    문제의 제품이 출시된 지는 십여 년 만의 공식 사과인 셈인데요.

    자세한 내용을 유선경 아나운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옥시 측은 7월까지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고, 피해자와 협의해 구체적인 보상안의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옥시 측은 50억 원의 기금을 더 출연해 총 100억 원을 인도적 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기금 관련 내용은 이미 지난달 20일 옥시 측이 문서로 공식입장을 발표했을 때 나왔던 얘깁니다.

    오늘 옥시 측의 입장을 듣고,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그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 리포트 ▶

    [강찬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파렴치한 살인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사과는 절대로 받지 않겠습니다. 이제 와서 책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국민적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겁나서 쇼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국민 여러분, 파렴치한 다국적 기업 옥시레킷벤키저를 불매운동으로 반드시 단죄해주십시오. 이것이 완전한 피해대책이라고요? 100억은 피해 기금이 아니라 인도적 기부금이라고 환경부에 준 것 아닙니까? 22명 사망한 롯데마트가 100억인데 103명 사망한 옥시가 100억, 당치도 않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개발된 건 지난 1994년의 일입니다.

    이후 2011년, 원인 모를 폐질환으로 숨지는 사람들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옥시 제품을 비롯해 모두 20여 종의 가습기 살균제가 시중에 유통됐는데요.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11년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한 해 '60만 개'에 달하는 가습기 살균제가 팔렸고, 가습기 살균제에 고농도로 노출된 이는 2010년 한 해에만 29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이번에는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11년의 일입니다.

    [뉴스데스크 (2011.5.10)]
    "원인 미상의 폐렴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35살 여성이 오늘 오전 뇌와 심장 등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했습니다."

    사망자는 계속 늘어만 갔습니다.

    [원인 미상 폐질환 환자 보호자(2011년 당시)]
    "막막해요.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요. 진짜 공포스러운 마음이죠."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정병율/질병관리본부장(2011년 당시)]
    "현재 시중에서 유통, 판매 중인 모든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도 사용중단을 강력히 권고하는 바입니다."

    [현 모 씨/폐질환 자녀 엄마(2011년 당시)]
    "아이에게도 안심…. 전 이 말만 믿었고요. 제 손으로 넣은 게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게 죄스럽고…."

    [임 모 씨/피해자 가족(2011년 당시)]
    "엄마, 아빠가 쓰러져 죽고 아이도 죽고 온 집안이 진짜…다 죽어가고 있어요."

    [장종민/가명, 故 장예영 아버지(2012년 당시)]
    "(딸을) 꼭 나와 같이 묻어 달라고 내 소원이…그 아이 혼자 거기 두고, 정말 얼마나 보고 싶은지…"

    피해자들의 고통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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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 기능을 잃어버린 신지숙 씨.

    외출은 엄두도 못 내고, 세 살배기 딸이 보채도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신지숙/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이 고통이 우리가 뭘 엄청나게 잘 살자고, 엄청난 제품을 쓴 게 아니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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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모 씨는 어린 아들의 사진과 돌 때 만든 손과 발 석고상을 보면 아직도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는데, 2006년 3살 난 아들에게 폐가 딱딱해지는 폐 섬유화가 왔고, 입원 한 달 만에 숨졌습니다.

    [김 모 씨/사망 아동 어머니]
    "사과도 되고 뭔가 사후 처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는 것 보니까 진짜 억울하고 속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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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인 임성준 군은 튜브가 연결된 산소통을 끌고 다니며 14개월 때부터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임성준 군 어머니]
    "흔한 놀이터도 갈 수 없고 평범한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다는 게 제일 마음이 아파요."

    ◀ 앵커 ▶

    단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이유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자는 대체 몇 명이나 될까요?

    정부의 1,2차 조사 결과, 신청자 5백30명 가운데 2백스물한 명(221)이 피해자로 인정됐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95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추가 조사가 계속 진행될 예정인데요.

    그런데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에 신고된 피해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피해자는 천 5백28명에 달하고요.

    이 가운데 사망자가 무려 2백39명입니다.

    특히 '옥시'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가 가장 많아, 103명이 목숨을 잃는 등 403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인데요.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가 짚어드리겠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업체를 고발한 건 지난 2012년의 일입니다.

    그 후 3년 만인 지난해 들어서야 수사가 본격화됐고, 올해 1월 이죠.

    검찰에 특별수사팀이 꾸려졌습니다.

    그 후 2월, 검찰이 옥시 한국법인을 압수수색했는데, 옥시 측이 제품의 인체 유해 가능성이 담긴 자료를 폐기했다는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옥시 측이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치 자료를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지난달 중순부터는 제조사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지금까지 나온 검찰의 조사 내용을 보도 영상으로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이용자들이 옥시 홈페이지에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며 올린 글들이 어떤 경위로 삭제됐는지를 추궁했습니다.

    윗선의 지시를 통해 고의로 삭제된 것은 아닌지 집중조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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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확인한 옥시의 유해 가능성 인지 시기는 지난 2003년부터입니다.

    2001년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출시되고 2년 뒤, 부작용을 문의하는 소비자 민원이 폭주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옥시 측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내용의 문구를 제품에 표기했습니다.

    검찰은 옥시가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광고를 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당시 옥시 측 광고 담당 실무자 3명을 불러 허위광고를 한 배경을 집중추궁했습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이번 조사에서 중요한 부분은 제조사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팔았나' 하는 부분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최고 임원이었던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지난달 26일, 소환조사를 받았는데요.

    소환 조사 당시 신 대표는 '유해성을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옥시 측이 '유해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모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검찰은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되기 직전인 지난 2000년 10월, 신현우 전 대표이사와 최 모 전 옥시 선임연구원 등이 제품의 유해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던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신 전 대표가 핵심 임원들과 유해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했음에도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PHMG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 개발에 참여한 최 모 전 옥시 선임연구원을 재소환하고, 전 연구소장 김 모 씨를 소환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검찰은 '옥시' 측에서 유해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음에도 왜 제품을 출시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옥시' 관계자들을 계속 소환해 다각도로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팔았던 다른 업체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14명이 숨지는 등 27명의 피해자가 나온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작한 업체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검찰은 세퓨 제작업체의 대표 오 모 씨가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로 가내수공업 형태로 제품을 만들었다며, 안정성 검사도 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정부의 1,2차 피해조사에서 확인된 14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제조, 판매사 24개 모두를 대상으로 검찰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럼 수사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검찰은 옥시 임직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들어갔는데요.

    수사 대상을 지난 10년 동안 판매된 제품 전체로 확대해서 추가 피해 사례도 추적하기로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옥시의 영국 본사의 이사진 8명을 전원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이 내용은 박철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검찰 수사는 제품 첫 개발과 제조, 제품 본격 판매와 증거 인멸·은폐 등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 가운데 제품 개발·제조 부문 수사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번 주부터 판매 부문 관련자들을 출석시켜 조사할 방침입니다.

    수사의 초점은 옥시 측이 문제를 알고도 제품 회수나 판매 중단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여부입니다.

    옥시 측이 문제의 PHMG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10년간 판매된 제품 수는 453만 개에 달합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피해가 인정된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검찰은 10년간 판매한 제품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개념으로 수사해 추가 피해 사례와 대상을 추적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이번 주 중 판매 담당 실무자들을 잇달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옥시 최고경영자였던 미국인 리존청, 인도 국적의 거라브 제인 등도 조사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이사진 8명을 전원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본사가 불법을 지휘·조정했다고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최근 대형마트에서 최근 옥시 제품을 판촉행사에 넣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으로 일부에서 옥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 지난달 대형마트 3사가 주요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옥시 제품을 넣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대형마트 측은 "통상적인 판촉행사였다",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지난달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판매해 인명피해를 낸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죠.

    그런데 이러한 판촉행사로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계속되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당분간 옥시 제품은 모든 판촉행사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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