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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여고생과 성관계 '학교전담경찰관', 사건 은폐 들통

[이브닝 이슈] 여고생과 성관계 '학교전담경찰관', 사건 은폐 들통
입력 2016-06-30 17:51 | 수정 2016-06-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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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학교전담 경찰관이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자신이 선도해야 할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건을 축소,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하는 상황이 됐는데요.

    이 시간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사건의 전모를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부산에 있는 경찰서 두 곳에 소속된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벌인 일인데요.

    먼저 연제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31살 정모 경장은 지난해 6월,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A양을 알게 됐습니다.

    6개월 넘게 친분을 쌓던 정 경장은 A양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인 지난 3월부터 지난 5월 초까지 모텔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는데요.

    주로 방과 후나 주말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런 사실을 정 경장의 아내가 눈치채면서 쉼터에 입소해 있던 A양이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A양을 쉼터 직원이 발견해 상담을 하던 중 정 경장의 비위행위를 알게 됩니다.

    또 다른 경찰관은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33살 김 모 경장입니다.

    김 경장은 올해 3월 초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B양을 상담하게 됐고, 김 경장은 B양과 SNS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졌고, 또 지난 4일 밤 자신의 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B양이 지난 8일, 보건 교사와 상담 교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털어놓으면서 알려졌습니다.

    ◀ 앵커 ▶

    들으신 것처럼 결과적으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됐는데요.

    이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은 지난 24일, 한 전직 경찰관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보도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부산에서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신이 맡고 있던 학교의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뒤 사직했다는 내용의 글이 최근 SNS상에 퍼졌습니다.

    글을 쓴 사람은 전직 고위 경찰입니다.

    실제로 이 두 경찰관들은 각각 1년 이상 해당 고등학교의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의혹이 일자 두 경찰관 모두 개인적 사유로 사직서를 냈고 최근 퇴직 처리됐습니다.

    경위파악에 나선 경찰은 "현재는 두 경찰관이 민간인 신분이고 연락도 끊겨 징계 등 처벌은 물론 진상조사조차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SNS에서 사건이 폭로되자 사흘 뒤인 6월 27일, 부산경찰청은 "해당 경찰서가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부산경찰청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SNS에서 문제가 되자 그제서야 진위 파악에 나섰다는 건데요.

    먼저 관련 보도를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부산지방경찰청은 학교전담 경찰관인 33살 김 모 경장이 자신이 관리하는 학교의 여고생 A양과 성관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김 경장의 소속 경찰서가 A양이 다니는 학교 측에서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고서도 별다른 징계 없이 김 경장의 사표를 수리한 사실도 시인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부산경찰청은 이런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사실을 처음 SNS상에 폭로한 전직 고위 경찰은 거듭 은폐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장 모 씨/전 00경찰서장]
    "청장한테 보고 안 하고 그냥 사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말이 안 되는 소리죠."

    김 경장의 소속 경찰서는 입장 표명을 거부했습니다.

    [부산 00경찰서 관계자]
    "지방청에서 일체 언론 대응을 하지 말라고 하거든요, 일선 서에서는…"

    부산의 또 다른 경찰서의 31살 정 모 경장도 선도 대상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었지만 부산경찰청은 해당 경찰서가 정 경장의 사표를 수리한 뒤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런데 부산경찰청이 이 같은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요?

    아닙니다, 이 발표는 거짓이었습니다.

    사건이 SNS에 폭로된 건 24일, 하지만 이보다 한참 전인 지난달 9일에 청소년 보호기관에서 부산경찰청에 연제경찰서 정 모 경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부산경찰청 담당자는 "소관 경찰서에 신고하라"고 안내했습니다.

    경찰청도 첩보를 입수하고 6월 1일 부산경찰청에 이 사건에 대한 내용 파악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당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고, 경찰관이 사표를 내 이미 민간인 신분"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미 부산경찰청도, 경찰청도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그다음이 더 문제였습니다.

    사건을 묵인하고, 축소 은폐한 정황이 드러난 건데요.

    실제 청소년 보호기관에서 연제경찰서의 청문감사관실에 신고한 다음날, 정 경장은 사표를 냈습니다.

    "경찰관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러니까 연제경찰서는 상황을 알고도 사표를 받는 것으로 사건을 무마한 겁니다.

    사하경찰서 김 모 경장의 경우도 지난 8일 학교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에도 김 경장의 사표를 받는 것으로 사건을 덮었습니다.

    김 경장은 다음 날인 9일 "부모 사업을 물려받는다"는 이유로 사표를 냈고, 아무런 징계 없이 수리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뒤 강신명 경찰청장은 뒤늦게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대국민 사과문을 냈고, 학교 전담 경찰관 2명의 면직을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영상을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강신명 경찰청장/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업무보고(어제)]
    "사건이 발생한 두 개의 경찰서에 경찰서장급에 대해서 지금 현재까지 감찰조사 결과 그 사안을 인지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언론보도가 맞습니다. 제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조사를 통해서 진상을 규명할 것을 재차 강조 지시 했습니다. 의원면직은 그렇게 비위에 의해서 조사받는 사람은 의원면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면직 발령 취소를 지시를 했습니다. 거짓말에 의해서 의원면직을 했기 때문에 면직 발령 자체를 취소를 하고 그 당사자에 대해서는 형사, 또 우리 징계을 가하고 퇴직급여에 대해서도…한 사람은 퇴직급여를 찾아갔기 때문에 퇴직급여를 환수를 추진하고 한 사람은 아직 찾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급여 지급 중지를 공무원연금 관리공단에 요청을 했습니다."

    ◀ 앵커 ▶

    들으신 것처럼 두 학교 전담 경찰관은 의원면직이 취소됐기 때문에 현재 대기발령 상태입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계속해서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현행 법상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 무조건 의제 강간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7세 여고생인 A양과 B양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폭력이나 위협 등 강압성이나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면 피해자의 나이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한데요.

    이 때문에 경찰은 '강압성'과 '대가성' 부분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경찰관 모두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여고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술을 확보하고, 휴대전화 문자 내용에 대한 분석, 주변 친구와 교사 등을 상대로 강압성이나 선물 제공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 관련 정황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선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해당 교육청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 내용은 이두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학교전담 경찰관과 여고생의 부적절한 관계가 벌어진 학교는 두 곳.

    한 학교는 아예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또 다른 학교는 상담을 통해 여학생의 상황을 인지하고도 교육청에 아예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7일 처음 이 같은 사실을 알았고,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세부 상담을 했지만, 끝내 교육청 보고는 없었습니다.

    부산교육청은 언론보도가 난 뒤, 지난 25일에야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교육청 관계자]
    "이번에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게 됐죠. 제가 토요일 그때 처음 보고 알았죠. 굉장히 황당했죠."

    강제성이 없었다는 학생 진술에 따라 일반적인 성폭력 사안이 아니라고 봤다는 것이 해당 학교의 해명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관련된 일을 놓고 학생에 대한 보호조치와 보다 체계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부산교육청은 개선방안이 마련 때까지 학교전담 경찰관 활동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학교 내 경찰 활동에 대한 범위를 명확히 하고,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MBC뉴스 이두원입니다.

    ◀ 앵커 ▶

    '학교전담 경찰관'은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 가해학생을 선도하고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난 2012년에 도입한 제도입니다.

    현재 학교전담 경찰관은 얼마나 되고, 또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나경철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나경철 아나운서 ▶

    현재 전국에 배치된 학교전담경찰관은 모두 1천 75명입니다.

    남자 경찰관이 726명, 여자 경찰관이 349명으로 아무래도 남자 경찰관이 더 많은데요.

    학교전담경찰관 한 사람당 맡고 있는 학교는 10.8개 정도 됩니다.

    그만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학생 지도를 위해 묵묵히 애쓰는 학교전담 경찰관들 또한 많다는 얘기겠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는 학교전담 경찰관이 상담할 때 가급적 학교 안에서 상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외부에 알려지게 될까봐 상담을 꺼리는 경우에는 외부기관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 밖에서 상담할 때는 2인 1조로 상담하고 상담 결과를 학교 당국과 공유하는 체계를 추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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